"알포드 오기 전에 자리 잡아라" 경쟁자 등장에 KT 주전 중견수 정신 번쩍 [춘추 현장]

배지헌 기자 입력 2022. 5. 2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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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외야수 영입 소식에 정신이 번쩍 들었나. 시즌 초반 타격 부진에 신음하던 KT 중견수 배정대가 이틀간 6안타를 때려내며 활약했다.
KT 위즈 배정대(사진=KT)

[스포츠춘추=수원]


“앤서니 알포드가 오면 (배정대도) 머리 아파진다. 지금 시간 있을 때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외국인 외야수 영입 소식에 자극받은 것일까.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린 KT 위즈 중견수 배정대가 이틀 연속 맹타를 휘두르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배정대는 5월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전에 2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 6타수 4안타 3득점으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전날 경기 멀티히트에 이은 이틀 연속 멀티히트 경기. 배정대가 올 시즌 2경기 연속 2안타 이상을 날린 건 24일 NC전~27일 KIA전 3경기 연속 2안타 이후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외국인 타자 영입 소식이 전해진 타이밍에 맞춰서 방망이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KT는 26일 기존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를 퇴출하고 앤서니 알포드를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외야수인 알포드는 코너 외야가 주포지션인 라모스와 달리 중견수 수비도 가능한 선수. 메이저리그 기준으로도 상위 2%에 드는 빠른 발과 파워를 자랑하는 툴 가이라 비슷한 유형인 배정대에게는 큰 위협이다.


타격에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KBO리그 무대에선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일단 컨택이 이뤄진 타구에 한해서는 엄청난 타구스피드를 자랑하는 선수다. 신체적인 힘도 뛰어나 리그에 잘 적응하고 코칭스태프와 호흡을 잘 맞춘다면, 미국에서 안 터진 잠재력을 한국야구에서 터뜨릴 수 있다.


이강철 감독도 “기량은 좋은데 안 터진다고 하더라”면서 “워낙 운동신경이 좋은 선수다. 미식축구까지 병행할 정도면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 아닌가. 엄청나게 좋은 선수일 거다. 여기서 찾길 바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편하게 하라고 하려 한다. 어차피 이제 교체도 안 되는데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할 거다. 그러다 감 잡으면 모르는 일 아닌가”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타격에서 적응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루와 수비력이 좋은 선수라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이 감독은 “주루와 수비가 되는 선수라 위험성이 훨씬 적다. 안정적이다. 또 삼성 호세 피렐라처럼 멘탈 좋고 리더십 있는 선수라 팀 케미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T와 계약하고 기뻐하는 알포드(사진=KT)

알포드의 한국 입국은 이르면 6월 2주차 정도가 될 전망이다. 알포드가 합류하면 본격적인 이 감독의 고민이 시작된다. 만약 알포드가 좌익수로 자리를 잡으면 팀 내에서 그나마 타격감이 좋은 김민혁, 조용호 등이 자리를 잃는다. 김민혁은 타율 0.269를, 조용호는 타율 0.305을 각각 기록 중이다.


반대로 알포드를 중견수로 기용하면 배정대의 자리가 사라진다. 배정대는 중견수 수비에 비해 코너 외야 수비는 다소 약하다는 평가. 27일까지 조정득점 창출력(wRC+)이 64.1로 뒤에서 4위일 정도로 공격에선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다만 팀내 최고의 중견수 수비력 때문에 타격 부진에도 라인업에서 뺄 수 없는 선수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알포드가 오면 배정대도 머리가 아파진다. 지금 잘하고 있는 김민혁 같은 선수들을 뺄 수 없지 않나. 배정대가 중견수에 비해 코너는 잘 못 한다. 결국 그러면 다시 옛날처럼 백업으로 가야 한다”면서 “나도 고민이 많다. 배정대가 지금 시간 있을 때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 감독은 “원래는 배정대가 중견수를 해주는 게 제일 좋다. 그래서 외국인 타자가 코너를 가면 좋은데, 배정대가 너무 안 맞는다”면서 “냉정하게 봐야 한다. 외야수가 없다가 외국인 선수 오면서 다시 외야가 머리 아프게 됐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감독의 고민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배정대가 지난 2년처럼 공·수·주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것이다. 이 경우 이 감독도 미련없이 배정대를 중견수로, 외국인 타자를 코너로 보내면서 공수 균형잡힌 라인업을 꾸릴 수 있다. 일단 배정대는 이틀 연속 맹타로 감독이 보낸 메시지에 응답했다. 외국인 타자 교체가 잠들어 있던 배정대의 타격까지 깨우는 효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spoc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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