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오하근 공천 무효 신청에 동문서답식 결정

유홍철 2022. 5. 2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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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 '당헌.당규 위반 외면한 재판부와 허무맹랑, 흑색선전 등으로 역이용 민주당' 비판

오하근 민주당 순천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 공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엉뚱한 근거로 기각결정을 내리고 민주당이 이를 역이용하고 나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민주당 전남도당 입장문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서울남부지법이 순천지역 민주당 일부 권리당원들이 오하근 후보 공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동문서답식 엉뚱한 근거로 문제없다며 기각결정을 내려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민주당 전남도당은 ‘소송 요건에도 맞지 않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거나 무소속 노관규 후보의 ‘흑색선전’이란 식으로 역이용하고 나서 적반하장이란 비판을 사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27일 오하근 후보 공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을 내린 근거로 "공직선거법 50조1항(후보자추천의 취소와 변경의 금지)와 같은 법 52조1항(등록무효), 제57조의2(당내경선의 실시)의 단서조항 등에 위배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또 "후보 등록기간이 지난 상황에서 오하근의 등록 효력을 정지하고 가처분 신청자들이 다른 후보자 공천을 요구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이 다른 후보를 공천할 수 없으므로 신청자의 이익이 없기 때문에 기각 결정을 한다"는 것이 법원판단의 요지이다.

이같은 판단은 같은 서울남부지법이 지난 11일 인천 강화군수 후보자 효력정지를 결정한 근거와 전혀 다를 뿐 아니라 효력정지 신청자들의 주장을 벗어난 엉뚱한 법리적용이라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1일 국민의힘이 공천한 유천호 강화군수와 당내 경선을 벌인 A씨가 "유 후보는 범죄전력 때문에 후보자 추천 부적격자이어서 당의 공천은 무효"라는 취지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후보자 추천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A씨는 "국민의힘 당규 제14조는 사기·횡령 등 재산범죄, 선거범죄, 강력범죄 등으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후보자 추천대상에서 배제하도록 돼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에대해 법원은 "정당의 자율성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정당 자신이 정한 당헌과 당규를 중대·명백하게 위반하는 경우에는 그 효력이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별다른 근거 없이 부적격자를 포함해 실시한 경선은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며 유 후보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이같은 강화군수 후보 효력정지 결정에 근거해서 '민주당 순천시장 오하근 후보 공천 효력정지'를 신청한 민주당 권리당원 4명은 신청서에서 "오하근 예비후보가 제출한 전과기록증명서에 오하근이 2012년 2월 업무상 횡령죄로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실이 적시돼 있었다. 이는 당규 10호 6조 해당 조항과 '제8회 지방선거 후보자 추천 심사 규정'에 따라 후보자 부적격으로 공천배제에 해당한다는 당헌과 당규에 위반된 것이어서 공천의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남부지법 재판부는 신청자들이 가처분신청 이유로 내세운 당헌, 당규에 위반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채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이 없고 신청자들이 효력정지 소를 제기한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결정을 내린 것이다.

서울남부지법이 지난 11일 국민의힘 강화군수 후보로 결정된 유천호 후보에 대해 수 십 년 전 지은 사기죄가 "당헌과 당규를 중대·명백하게 위반하는 경우에는 그 효력이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있고 부적격자를 포함해 실시한 경선은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본 것과는 전혀 다른 판단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단지 두 건의 가처분 신청이 다른 점은 강화군수 건의 경우 선관위에 후보 등록마감을 앞두고 있었고 순천시장 건은 등록마감을 지난 시점이었다는 점이다.

이같은 기각결정 이후 민주당 전남도당은 입장문을 내고 "오하근 후보와 민주당을 겨냥했던 공천 박탈 시도가, 소송 요건에도 맞지 않는 허무맹랑한 주장이었다"거나 "무소속 노관규 후보는 ‘흑색선전’으로 순천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행위"라는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오하근 후보가 한명숙 총리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따른 검찰의 별건의 표적 수사로서 오하근 후보에 씌워진 ‘주홍글씨’라며 오히려 영웅시 하고 있다.

이에대해 민주당원 김 모씨(45)는 "재판부가 민주당의 오하근 후보 공천이 당헌,당규를 위반했는지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도 민주당 전남도당은 마치 공천이 적법했다는 식으로 덮어씌우기 역선전을 하고 있으니 가관이다"고 말하고 "민주당의 자기반성 없는 이런 행동이 이번 선거에서 역풍으로 돌아올 것이다"고 혀를 찼다.

순천지역 한 변호사는 "같은 서울남부지법에서 똑같은 사안에 대해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린 것으로 당헌,당규를 위반했느냐를 중심으로 보지않고 생뚱맞게 공직선거법 운운하거나 민주당이 후보를 낼 수 있느냐 여부가 가처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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