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송강호 "고레에다 감독, 배우 의견 적극 수용..방식 차이"(종합) [Oh! 칸인터뷰]

김보라 2022. 5. 2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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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칸(프랑스), 김보라 기자] “제가 칸에 처음 왔을 때가 15년 전 ‘밀양’ 때다. ‘괴물’(2006)은 감독주간이라 봉준호 감독만 왔었고 저는 이듬해 전도연씨와 같이 처음 왔다.”

배우 송강호가 27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 칸 르 마제스틱에서 열린 75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브로커’의 라운드 인터뷰에서 “(칸에 자주 왔지만) 희한할 정도로 똑같다. 변한 게 하나도 없고 과정도 똑같다. 설렘이나 긴장감도 똑같다”라며 경쟁 부문 진출에 대해 이 같이 심경을 밝혔다.

이어 송강호는 “작년에는 비경쟁 부문인 데다, 심사위원 자격으로 오니 오히려 마음은 편했다”고 덧붙였다. 2021년 열린 74회 칸영화제에는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이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올랐던 바. 그해 송강호, 이병헌, 임시완과 한재림 감독이 칸을 찾았었다.

올해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제작 영화사 집, 배급 CJ ENM)를 통해 또 한번 칸에 입성했다. 이 영화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다. 송강호는 아내와 이혼하고 세탁소를 운영하는 브로커 상현 역을 맡았다.

이 영화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오래 전부터 감독님의 작품을 봐왔기 때문에 팬이었다. 이 감독님도 한국영화를 매우 좋아하시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매년 봤다. 길거리에서도 만났다.(웃음)”라며 “처음 뵌 게 2007년 엘리베이터에서였다. 그때 감독님이 하신 말씀이 ‘지금까지 최고였지만 영화 밀양이 최고’라고 하셨다”고 감독과의 인연을 전했다.

“2015년인가? 약 7~8년 전에 미팅을 갖자고 하셔서 이 작품을 얘기를 했다. 그때 제목은 ‘요람’이었는데, 제목은 바뀔 수 있으니까, 당장 들어갈 영화는 아니고 언젠가 들어가는데 그때가 되면 같이 하자고 하셨다. 저는 그 당시 ‘기생충’을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연달아서 하는 스케줄 일정을 말씀하시더라. 그래서 확실이 모르겠으나, 감독님과 작업하는 건 대찬성이고 구체화 되면 다시 만나서 얘기를 하자고 얘기가 오갔다.”

송강호는 고레에다 감독에 대해 “약간의 선입견이 있었던 게 일본 감독이니 정교하고 빈틈이 없겠다 싶었다. (감독으로서) 좋지만 약간 피곤할 거 같기도 했다. 그때 본 시놉시스보다 완성본이 구체화 된 것이지만 빈 여백이 많았다. 하루하루 찍어나가면서 그 여백을 채웠다. 고레에다 감독님이 언제든지 좋은 의견이 있으면 해달라고 하시더라. ‘제가 말씀을 드리는 게 결례가 아니라면 말씀을 드리겠다’고 하니 ‘대찬성’이라고 하셨다.(웃음). 본인이 몰랐던 것을 제가 알려드리면 너무 좋아하셨다”고 화기애애했던 촬영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송강호는 “(배우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냐 마느냐는) 방식의 차이다. 어떤 게 더 좋다는 건 없다. 그렇다고 해서 감독님이 본인의 의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더 나은 시각을 자문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좋았다. 물론 본인의 스타일대로 머릿속에 있는 것을 풀어내는 감독님들도 있다. 그것도 장점이 있고 이것도 장점”이라고 감독마다 영화를 만드는 방식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강호는 “근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은 일본 작품을 하실 때도 그렇게 배우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시는 거 같다”고 설명을 보탰다.

송강호는 ‘감독으로 데뷔할 생각은 없느냐’는 물음에 “저는 연출할 생각은 없다. 연기를 하기도 너무 벅차다. 이정재를 보면서 능력과 다재다능함을 갖고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늘 노력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친구니까 좋은 결과가 있는 거 같다”고 답했다. 이정재의 첫 연출작 ‘헌트’(제작 사나이픽처스 아티스트컴퍼니, 배급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는 올해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을 통해 첫 상영됐다.

한편 송강호는 강동원과 영화 ‘의형제’(2010) 이후 또 한번 의기투합했고 배두나와는 이번이 4번째 작품이다. 앞서 ‘복수는 나의 것’(2002) ‘괴물’(2006) ‘마약왕’(2018)을 함께 했던 바. 아이유, 이주영과는 ‘브로커’를 통해 처음 만났다.

“이주영, 아이유는 제가 원래 좋아했던 사람들이다. 두 배우들이 너무 잘했다. 모성과 여성이라는 측면이 미묘하고 정교하게 나와야 하는데, 아이유가 잘한 거 같아서 칭찬을 해줬다.”

송강호는 그러면서 “‘브로커’의 지향점이 엄마와 아이가 다시 만나 살아가는 해피엔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장 고귀하게 생각하는 인간의 감정이 무엇인가에 대해 집중한 거 같다”며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을 냉정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삶의 이상에 대한 것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게끔 하는 영화”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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