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도 총기 휴대해야"..총기 참사 와중에 트럼프 총기협회서 일장 연설

조성신 2022. 5. 2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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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리고 있는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총회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4일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컨벤션 행사에서 총기 소지를 옹호하는 연설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CNN 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휴스턴의 조지 R. 브라운 컨벤션센터에서 NRA 산하 로비 기구인 'NRA 입법조치협회(ILA)'의 연례 리더십 포럼이 3년 만에 열렸다고 보도했다. 총기 참사가 벌어진 지 사흘 만에 총기 참사가 일어난 학교와 약 440㎞ 떨어진 곳에서다.

총기 규제 개혁론자와 민주당 정치 지도자들은 이런 시점에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 참사의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거세게 비난했지만 NRA는 행사를 강행했다. 이날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악의 존재가 시민들을 무장시켜야 할 이유라며 총기 소유 옹호론을 목청 높여 역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악의 존재는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을 무장시켜야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낼 400억달러(약 50조3000억원)가 있다면 우리는 아이들을 집에서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어떤 것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 세상에 악의 존재는 법을 지키는 시민을 무장해제해야 할 이유가 아니다. 악의 존재는 법을 지키는 시민들을 무장해야 할 최고의 이유"라고 총기 소요 정당성에 대해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좌파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다양한 총기 규제 정책들은 이미 발생한 공포를 막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주와 정부 차원에서 우리 모두가 단결해 학교를 강화하고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모든 학교에 무장경찰 등이 상시 학교를 지켜야하고 고도의 훈련된 교사가 안전하고 신중하게 은폐된 무기를 휴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CNN은 "텍사스에서 총기를 가장 지지하는 일부 정치인조차 끔찍한 학교 대학살로부터 불과 며칠 만에 대형 총기 로비 행사에 참석하는 일이 정치적으로 재앙적인 장면이란 것을 깨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기 안전 옹호론자들은 행사 개최가 모욕적인 일이라며 행사 취소를 촉구했지만 허사였다. 대통령을 경호하는 비밀경호국(SS)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는 행사에 총기 소지·반입을 일절 금지했다. NRA가 더 많은 사람이 총기로 무장할수록 더 안전해진다고 주장하는 점에 비춰보면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CNN은 비꼬았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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