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광장이 될까.. '가짜 뉴스' 장으로 변할까 [이슈 속으로]
정치인·기업가 등 셀럽이 주 사용자
SNS 중 이용자 적지만 영향력 막강
'아랍의 봄'·홍콩 시위 당시 빛 발휘
日 지진 때 "조선인이 우물에 독 타"
유언비어 확산.. 극우 활개 조장 우려
전문가 "민주주의 위해선 절제 필요
SNS도 사용자 확인 절차 도입해야"
세계 제일 부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세계인이 애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인수를 확정하며 ‘표현의 자유’를 강조했다.
자칭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Free Speech Absolutist)의 일성(一聲)에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발전의 기초이자 수정헌법 제1조에서 규정한 미국 최고의 가치이지만, 동시에 책임이 결여될 경우 혐오의 자유, 가짜뉴스의 자유도 옹호할 수 있어서다.
특히 표현의 자유를 앞세운 트위터 인수에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머스크는 지난 1월 미국 의회 의사당 폭도 난입사건 당시 유혈 폭력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영구 폐쇄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복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민주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트위터, ‘대중의 광장’보단 ‘셀럽의 무대’
◆빛이 밝은 만큼 짙은 그림자… 혐오 배설도
현재 미국에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찬성하는 여론이 우세하다. 여론조사업체 해리스의 조사(지난달 15∼17일, 미국인 2028명 대상)에서 59%가 인수를 지지했다. 여성(53%)보단 남성(65%), 민주당 지지자(53%)보단 공화당 지지자(71%)의 찬성 비율이 훨씬 높았다. 또 밀레니얼세대(25∼40세)의 지지(65%)가 다른 세대보다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SNS처럼 타자에 대한 혐오는 지금도 트위터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일본 후쿠시마(福島)·미야기(宮城)현에서 규모 7.3의 강진 발생 후 일본인 트위터 계정에는 “조센진(조선인)이나 흑인이 우물에 독을 넣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확산했다. 1923년 간토(關東)대지진 당시 “조센진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흑색선전에 재일 한인이 집단적으로 학살당한 사건을 떠오르게 하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결국 절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회심리학자인 조너선 하이트 미국 뉴욕대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가 익명이며, 추적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온라인에서 반사회적 행동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며 혐오표현, 가짜뉴스 등 SNS의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처럼 SNS도 사용자를 철저히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최소한의 규제 장치도 사라지면 오히려 비민주적인 권위주의 정권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정권의 선전 도구로 SNS를 무제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인도의 팩트체크 사이트 알트뉴스 설립자인 프라틱 시냐는 머스크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 간부들을 거론하며 “그들은 권위주의 정부가 온라인 상에서 반대 의견을 어떻게 억압하는지, 증오와 폭력을 어떻게 부추기는지 전혀 모른다”고 일갈했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가 앞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해 표현의 자유와 책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디지털미디어 전문가 박한우(사진) 영남대 디지털융합비즈니스대학원 교수는 27일 트위터에 대해 “일종의 쇼핑몰과 같은 상업적 공간에서, 행위제한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주장과 표현의 자유를 다 풀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것’이라는 반론이 동시에 존재한다”며 “그런데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이런 (대립) 차원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웹 3.0을 기반으로 하면 트위터는 비익명화한, 실명에 가까운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며 “웹 3.0에서는 콘텐츠 수정이나 삭제가 힘들어 책임 있는 (정보)발신이 이뤄질 것이고, 그래서 민주주의에 훨씬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했다.
웹 3.0은 데이터 소유권을 플랫폼이 가지는 웹 1.0(웹사이트 제작자 중심의 일방적인 콘텐츠 제공)이나 웹 2.0(소셜미디어처럼 이용자도 콘텐츠 생산 공유)과는 달리 블록체인을 이용해 개인이 보유하는 새로운 인터넷 환경을 말한다. 머스크는 현재로선 웹 3.0에 대해 실체가 없다는 부정적 입장이다. 박 교수는 “머스크가 무엇을 보여주느냐는 것은 결국 우주선을 만들어 쐈듯이 기존 데이터 플랫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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