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꿈에그린' 돌아왔다?..사라진 브랜드 고수하는 이유는

건설업계 "새 브랜드 론칭하면 과거 브랜드 노출 기피는 일종의 불문율"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최근 분양시장에서 '꿈에그린'을 브랜드를 내세워 공격적으로 분양에 나선 단지가 나타나 주목을 받고 있다. '꿈에그린'은 한화건설의 주거 브랜드로 4년 전 '포레나'로 바뀌면서 점점 잊혀지고 있었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이 시공한 '제주영어교육도시 꿈에그린'은 국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명문 국제학교가 들어선 서귀포 대정읍 일원에서 분양을 진행 중이다.

영국 명문 사립학교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을 비롯해 미국식 기숙사립학교 '한국국제학교', 캐나다 명문 사립학교 브랭섬홀의 자매학교 '브랭섬홀아시아', 179년 역사를 가진 미국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등 국제학교 4곳이 단지 인근에 있다.

제주 영어교육도시 꿈에그린 로고. [사진=한화건설]

제주영어교육도시 D-7블록에 자리 잡은 '제주영어교육도시 꿈에그린'은 인근에서 찾기 힘든 중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됐으며, 이 곳에 들어선 첫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다. 지하 1층~지상 4층, 17개 동, 268가구로 전용 130㎡ A타입 196가구, 130㎡ B타입 48가구, 153㎡ 24가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단지는 힐링과 여가를 위한 세컨하우스와 교육목적의 실거주 장점까지 갖췄는데, 분양시장에 약 4년 전 역사 속으로 사라진 '꿈에그린' 브랜드로 최근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 2019년 8월 새 주거 브랜드 '포레나'를 론칭한 이후 16개 단지 연속 청약 완판을 이어가고, 지난해 말에는 부동산R114가 선정한 '2021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탑10'에 선정되는 등 포레나 브랜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포레나는 한화건설이 시공하는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 통합 단일브랜드로서, 스웨덴어로 '연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사람과 공간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겠다는 한화건설의 의지를 담았다.

이에 기존 '꿈에그린' 브랜드를 단 준공 또는 준공 예정인 단지들도 '포레나'로 단지명을 서둘러 교체하고 있으며, 새 브랜드를 출시하면 옛 브랜드를 기피하는 것이 당연한 업계 분위기에도 이 단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꿈에그린'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주거 브랜드 '포레나'가 적용된 부산 초읍 단지 전경. [사진=한화건설]

'제주영어교육도시 꿈에그린'이 '포레나'가 아닌 '꿈에그린'을 고수하는 속사정은 따로 있다. 단지는 최근 공격적인 분양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지난 2017년 '4년 임대 후 분양전환'이 가능한 민간임대아파트로 공급된 이력이 있다.

한담더힐, 나인원한남과 같은 '임대 후 분양' 방식을 택한 것이다. 민간임대로 공급을 결정한 것은 분양가상한제와 당시 제주도 부동산 상황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해 4년간의 민간임대 기간이 끝나고, 분양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잔여 가구에 대한 선착순 분양이 진행되면서 '포레나'가 아닌 당시 민간임대로 공급된 '꿈에그린' 단지명 그대로 재분양에 나선 것이다.

한화건설은 기존 꿈에그린 단지에도 포레나 교체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나 올해부터 브랜드 교체 기준이 대폭 높아졌다. 또한, 브랜드명 교체 시 갖춰야 할 요소가 많아지면서 '제주영어교육도시 꿈에그린'이 '제주영어교육도시 포레나'로 변경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에서 새 브랜드를 론칭하면 옛 브랜드 노출 기피가 일종의 불문율"이라며 "시행사와 시공사가 다른 경우나, 특히 재분양이면 브랜드명 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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