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항구 봉쇄로 곡물 수출 절반 묶여..7월 식량위기 '재앙' 우려"
러시아의 항구 봉쇄로 우크라이나 수출 물량의 절반에 가까운 곡물이 해외로 나가지 못하고 창고에 묶여 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이 27일(현지시간) 밝혔다.
CNN 방송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의 한 외교 싱크탱크 온라인포럼 연설에서 러시아가 흑해와 아조우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주요 수출로를 봉쇄해 자국 곡물 수출량의 절반 가까이가 묶여 세계 식량안보에 잠재적인 ‘재앙’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곡물 2200만t이 저장고에 있다”며 “곡물이 필요한 국제시장에 제때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이 올해 5천만명이 추가로 기근을 겪을 것으로 전망한 것은 보수적인 추정치”라고 강조하며 더 많은 사람이 기근에 처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많은 국가들이 전년도 (식량) 재고가 고갈되는 7월이 되면 재앙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매체들과 서방국들은 러시아가 식량과 에너지를 무기화함으로써 세계적인 식료품,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일으켰다고 지적하고 있다.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을 통제하면서 우크라이나 경제에 타격을 줬을 뿐만 아니라 밀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를 묶어놓는 효과도 거뒀다고 진단했다. 세계 5위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항구를 러시아가 봉쇄하면서 세계 곡물시장에서 밀 가격은 올해 초보다 60% 오르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그동안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더 많은 물량을 더욱 비싼 가격으로 팔 수 있었다.
곡물정보 제공업체 애그플로우에 따르면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량은 작년 4월보다 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의 밀 수출량은 18% 증가했다. 지난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글로벌 식량 위기가 계속해서 악화할 경우 대규모 기아가 발생할 것이라며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곡물 방출을 촉구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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