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메타버스 낙제점 많아..경제 가치 줘야"

방은주 기자 입력 2022. 5. 28. 16:15 수정 2022. 5. 2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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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운택 KAIST 교수, IITP 개최 '제 2회 디지털과 인문학 융합 포럼'서 발제

(지디넷코리아=방은주 기자)"현재의 지자체 메타버스는 (사용자들에게) 경제적 가치를 주지 못하고 있어 지속 가능성면에서 보면 빵점(0점)입니다. 메타바스가 누구나 사용하는 플랫폼이 되려면 사용자가 10억명은 돼야 하는데 현재는 2, 3억명에 불과합니다. 사용자가 10억명이 되는 시기는 이르면 2025년, 늦어도 2030년으로 예상합니다. 메타버스 3.0 시대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우운택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올 연말 애플이 출시할 AR 글래스(증강현실 안경)가 메타버스 시장의 변곡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 기술을 명확히 정의한 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메타버스 플래폼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정진욱 시어스랩 대표)

메타버스가 신기루인지 신대륙인지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국내 ICT 연구개발(R&D) 전담기관인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 전성배)이 메타버스를 주제로 27일 서울 엘타워에서 '제 2회 디지털과 인문학 융합 포럼'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디지털 기술이 우리 일상에 빠르게 들어오는 것에 대응해 디지털과 인문학 사고를 결합, 사람이 중심이 되는 디지털 대전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IITP가 기획한 것으로, 작년 11월 1회에 이어 2회가 열렸다. 철학과 법제도 등을 전공한 인문학 분야 교수 및 전문가들이 다수 포럼 위원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2회 행사'는 '또 하나의 지구 메타버스, 메타피아(Metapia)를 꿈꾸다'를 주제로 기술전문가와 인문 분야 전문가들이 의견을 공유했다. 이날 6명이 메타버스를 주제로 발표를 했고, 이어 토론이 진행됐다. 행사는 IITP 전용 유튜브(정통방통)로 생중계됐다.

발제는 우운택 KAIST 교수가 '포스트 메타버스, 미래사회'를 주제로, 또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가 '메타버스 기술과 산업 현황'을 주제로 했다. 이어 지정 토론자 4명인 이종관 성균관대 교수가 '5차산업혁명의 서곡? 메타버스 ESG, 스마트 순환경제'를, 김정언 KISDI 본부장이 '메타버스:사회, 경제 변화와 이슈'를,  최경진 가천대 교수가 '메타버스:법, 제도적 이슈'를, 이준우 IITP 콘텐츠PM이 '디지털 플랫폼의 변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발표 후에는 이찬규 중앙대 교수를 좌장으로 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IITP가 주최한 2회 디지털과 인문학 융합 포럼이 27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렸다.

"메타버스 개념 잘 못 해석...스텝 꼬여"

우원택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이자 KI-ITC 증강현실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의 메타버스 붐이 초기 정의가 잘못돼 "스텝이 꼬였다"고 진단했다. 메타버스 정의를 잘못 내렸다는 것이다. 흔히 메타바스를 증강현실 세계(Augmented Reality worlds), 라이프로깅 세계 ( Lifelogging worlds), 거울 세계 ( mirror worlds), 가상현실 세계 ( Virtual Reality worlds) 등으로 구분, 4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 된 것이라는 거다. 우 교수는 "이들 네 개가 고루 들어 있는게 메타버스"라며 "하나씩을 따로 떼어내 미러 월드가 메타버스라고 하거나 라이프로깅이 메타버스라고 하는 건 틀린 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메타버스를 설명한 미국 그림을 잘 못 이해한 것으로, 미러워드가 메타버스라는 엉터리 주장을 하면 메타버스가 길을 잃는다"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촉구했다. 그에 따르면 이들에 대한 영어 원문은 컴포넌트(component)로 네 종류가 아니라 네 요소(component)라는 것이다. 우 교수는 "메타버스는 이들 네 요소를 통합적으로 봐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저마다 코끼리'를 만지는 격이 된다고 우려했다.

우운택 KAIST 교수가 패널토론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흔히 메타버스를 물리적 현실과 가상공간의 융합이라고 한다. 우 교수는 여기에 더해 가상으로 향상된 물리적 현실과 현실과 연동으로 지속가능한 가상공간과의 융합이 메타버스라면서 '가상 향상'과 '지속가능한 융합'을 강조했다. 또 메타버스가 누구나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려면 사용자가 적어도 10억명은 돼야 한다면서 그 시기(메타버스 3.0)를 이르면 2015년, 늦어도 2030년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그 시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가 말하는 이 시기는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사명을 바꾼 미국 메타가 대중적 메타버스 디바이스로 완성도 높은 안경 디스플레이를 성공적으로 개발, 내놓는 시기를 예상한 것이다. 우 교수는 "작년에 메타가 6만명 엔지니어중 1만명을 메타버스에 투입했고, 사용한 예산만도 100억달러(약 12조)에 달한다"면서 "우리나라는 연구개발에 많아야 1500억원 정도"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메타가 올 1분기에도 30~40억 달러를 메타버스에 사용했다"면서 "향후 3~4년안에 메타가 뜨거나 망하거나 결판이 나지 않을까 한다"고 예측했다.

우 교수가 생각하는 메타버스3.0은 콘텐츠, 사용자 경험(UX),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등 여러 면에서 현재의 2.0과 다르다. 예컨대 디바이스 경우 현재의 2.0은 스마트폰인데 반해 3.0은 웨어러블 글래스, 또 네트워크는 2세대 와이어리스에서 3세대 유비쿼터스로, 콘텐츠는 3D CG에서 몰입(이머시브) 3D CG로 진화한다.

특히 그는 메타버스가 지속가능하려면 신뢰가능한 경제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면에서 보면 지자체들이 만든 현재의 메타버스는 죽어있는 공간"이라면서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플랫폼간 연동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새로운 세계인 메타버스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사람들이 모여 있으므로 필연적으로 문화 충돌과, 프라이버시, 포용성, 다양성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부터 이런 문제에 대비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 "기술 미성숙·표준화 등 문제 극복해야"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는 인터넷시대때 국내 시장을 주름잡은 싸이월드와 골드뱅크를 거론하며 "지금의 메타버스 붐은 인터넷시대 초창기에 불어닥친 홈페이지 제작 붐과 비슷하다"고 해석하면서 "구글도 네이버도 카카오도 인터넷이 등장하고 10년 뒤에나 만개했다. 메타버스도 실패를 반복하며 시장을 만들어 가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그가 2014년 5월 설립한 시어스랩은 비전AI기술 기반 XR전문기업이다. 지난 9년간 증강현실과 AR솔루션에 주력해왔다. 자체 비전AI 기술을 기반으로 'ARGear'라는 소프트웨어개발자도구(SDK)를 개발해 수 많은 상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공급, 탑재돼 있다. 메타버스 브랜드 도시인 '미러시티'를 만들었고, 현재 확장성이 우수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중이다.

정진욱 시어스랩 대표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재작년 11월이래 국내에 메타버스 컨셉이 소개되면서 정의 등 여러 논의가 있지만 "우리는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려 한다"고 밝혔다. 메타버스는 일상의 경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며 동시에 오프라인 활동이 메타버스와 연결, 새로운 경제 가치 창출이 가능한 가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기술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메타버스는 사실상 큰 플랫폼이 아직 없다. XR과 블록체인 등 여러 기술이 융합한 게 메타버스"라며 "우리가 미러시티를 개발하면서 느꼈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몰입감을 주기 위한 기술 등이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메타버스가 다양히 활용되려면 SDK 등 솔루션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메타버스 통신과 관련해서는 "5G로는 부족하다"면서 "메타버스가 활성화하려면 6G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했다. 메타버스 디바이스에 대해서는 "고성능 스마트폰이 많이 나왔지만 아직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엔 디바이스 허들이 있다"면서 "우리도 미러시티를 만들어 놓고 어디에 적용할까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를 우선 적용할 4대 분야로는 소셜, 가상자산 커머스, 오피스 및 교육, 관광을 들면서 "이외에 엔터테인먼트와 금융, 병원, 제조 등도 활발한 활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정 대표는 메타버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5대 극복 요인으로 ▲기술 미성숙 ▲법적 제도적 미비 ▲표준화하지 않은 복잡한 개발환경 ▲BM 및 UX 편의성 부족 ▲높은 콘텐츠 제작 비용 등을 꼽았다. 이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참여해 다양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이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정토론을 한 이종관 성균관대 교수(철학과&미래인문학과)는 미래는 어떤 모습이여야 할까?라면서 "고객, 상품, 디자인, 플랫폼 등 ESG를 넘어 모든 걸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고객은 컨슈머(Consumer)에서 리크리에이터(Recreator)로, 상품은 사유 소모 폐기물에서 공유 가치 창출 매개물로 다시 정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메타버스의 법정책적 과제로 "메타버스를 합리적으로 규율하기 위한 법 제정이 필요하다"면서 아바타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일원화한 규율 체계 마련, 메타버스 발전을 저해하거나 충돌하는 기존 법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준우 IITP 콘텐츠PM은 메타버스가 갖춰야 할 세가지 속성으로 첫째, 지속 및 공존(동일 시간대 상시 동작+참여자간 상호 작용) 둘째, 경제 흐름(서비스 이용 대가 전자적 지불+재화에 대한 거래), 셋째, 참여 및 확장(기능과 서비스 확장 및 저작과 개발+제3차 참여 데이터 및 기능 개방)을 들었다.

이날 이 PM은 가트너가 작성한 메타버스 3단계를 소개, 시선을 받았다. 가트너는 메타버스를 이머징 단계, 어드밴스트 단계, 성숙 단계 등 3단계로 구분했다. 시기는 이머징이 2024년까지, 어드밴스트는 2025년~2029년, 2030년부터 성숙 단계에 진입한다. 

이머징 단계는 스마트 디바이스, 소셜네트웍스, 웹3, 무선 접속, 멀티플레이어 플랫폼이 특징이고 어드밴스트 단계는 멀티모달, 디지털 경험 플랫폼(DXPs), 에찌클라우드 서비스, 디지털 스패셜 프로토콜이 키워드다. 성숙 단계는 디바이스 독립적이며 공간 데이터 통합 등이 일어난다고 가트너는 예상했다. 이에 대응해 IITP는 2021년~2030년까지 개발해야 할 기술 로드맵을 마련, 추진한다. 예컨대 2024년말까지 개발할 기술로 지능형 3D 공간 복원, 휴먼 자동 생성, XR 양방향 제스처, 초고품질 및 360도 영상, 다수 사용자 XR 플랫폼 등을 선정했다.

방은주 기자(ejbang@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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