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사 졸업식에서 장진호, 원산 포위, 38선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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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州) 아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 대운동장.
과거 미 해군 및 해병대가 용감하게 싸웠던 전적지 및 전투 이름을 관중석에 큼직하게 새겨놓았는데 '장진호', '원산 포위', '38선' 등 6·25전쟁 당시의 것들도 있다.
중공군의 개입, 그리고 유엔군의 후퇴로 전선이 다시 38선 부근에 고착돼 있던 1951년 2월 미 해군·해병대는 원산 앞바다의 섬들을 점령하고 그때부터 이곳을 근거지로 원산에 함포사격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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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당시 '피'로 맺어진 한·미 동맹의 굳건함 상징
27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州) 아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 대운동장. 4년의 사관생도 생활을 마치고 해군 및 해병대 소위로 임관하는 1000여명의 젊은이들 앞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나타났다. 이날의 주인공인 4학년 졸업생들, 그리고 관중석에 있던 1∼3학년 생도들 및 해군·해병대 기성 장병들이 일제히 미군 통수권자를 향해 거수경례를 보내는 동안 관중석에 적힌 글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과거 미 해군 및 해병대가 용감하게 싸웠던 전적지 및 전투 이름을 관중석에 큼직하게 새겨놓았는데 ‘장진호’, ‘원산 포위’, ‘38선’ 등 6·25전쟁 당시의 것들도 있다.
장진호는 함경남도 개마고원 남쪽에 있다. 근처에 수력발전소를 지으며 생긴 인공호수이다 보니 미국인들은 호수 대신 저수지(reservoir)라고 부른다. 6·25전쟁 발발 첫해인 1950년 11∼12월 이곳에서 미 해병대가 중공군과 영하 20∼30도의 혹한 속에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장진 대신 ‘초신’으로 불리는 건 당시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이 일본어로 된 한반도 지도를 들고 싸웠기 때문이다. 한자 장진(長津)을 일본식으로 읽은 발음이 바로 초신이다.
장진호 전투에서 미 해병대는 엄청난 희생을 치렀으나 중공군의 추격을 따돌리고 동해안 쪽으로 ‘질서있는 퇴각’을 할 수 있었다.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막힌 미군 등 유엔군은 더 이상의 북진을 포기한 채 남쪽으로 이동하기 위한 흥남철수작전에 돌입한다.
38선은 말 그대로 38선이다. 1945년 일본이 항복한 뒤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이 일본 식민지이던 한국을 분할점령하며 그은 경계선이었는데 이후 미군 점령지에선 한국, 소련 점령지에선 북한 정권이 각각 출범하며 일종의 국경선처럼 되어 버렸다. 6·25전쟁 내내 38선 부근에선 미 해병대를 비롯한 유엔군과 중공군·북한군 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6·25전쟁 기간 미국은 연인원 200만명 가까운 병력이 참전했으며 3만6574명이 전사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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