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보다 아우?.."'6만 전자'보다 반도체 소부장주가 낫다"

한동희 기자 2022. 5. 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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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확대 나서는 소부장
큰 폭 실적개선 기대감
솔브레인·티에스이 등 상승
SK하이닉스 4.6% 하락 등
대형주는 외인 매도에 약세
[서울경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생산 업체들이 거시 환경 악화에 고전하는 가운데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가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생산 업체들이 연이어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어 소부장 업체들이 고성장 토대를 마련하면서 다가올 경기 침체에도 버틸 기초 체력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소부장 업체들이 올해에도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6일 4.63% 내린 10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2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도 0.75% 내린 6만 5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도체 생산 업체들이 내리막을 걷는 중에도 소부장 관련주들은 선방했다. 반도체 소재 업체인 솔브레인은 이날 3.95% 올랐으며 티에스이(4.58%)와 ISC(1.81%)도 강세였다. 이달로 기간을 넓혀도 결과는 비슷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23%, 8.44% 내린 반면 솔브레인(10.12%), ISC(9.47%), 원익QnC(9.34%), 티에스이(8.64%) 등 소부장 업체들은 상승세였다.

반도체 생산 업체들의 투자 심리가 꺾인 것은 ‘큰손’인 외국인 투자가들이 종목 ‘갈아타기’에 나선 영향이 크다. 노근찬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거시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메모리반도체보다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파운드리(위탁 생산), 자동차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돈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한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와 자회사 솔리다임의 1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0.7% 감소한 32억 2500만 달러(약 4조 851억 원)라고 발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가 발표된 뒤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순매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낙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수혜가 반도체 생산 업체보다 소부장 업체들에 더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공급난에 직면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생산 기업들은 소부장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서라도 소재·부품·장비를 빠르게 확보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캐파(CAPA·생산 능력) 증설 요구량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소부장 업체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향후 5년간 메모리반도체 초격차 유지와 파운드리, 팹리스(반도체 설계) 등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약 300조 원을 쏟아부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반도체 공정 기술 난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은 소부장 업종의 성장에 기회로 작용한다. 공정 기술 난도가 크게 오를수록 부품의 교체 주기는 짧아지고 신규 부품은 더 많이 필요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공정 기술 난도 상승에 따라 생산 업체들은 CAPEX(설비투자를 위한 자본지출) 증설을 늘리게 되는데 이는 소부장 업체의 이익이 대폭 증가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된다. 소부장 업체의 실적은 생산 업체의 설비투자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낸드·비메모리 모두 공정 기술 난도가 급상승하는 구간에 접어들면서 CAPEX 증설 요구량이 늘고 있다”며 “이때 생산업체의 이익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CAPEX가 더 빨리 늘면서 생산 업체의 비용 부담은 커지는 반면 생산 업체의 설비투자에 실적이 연동되는 소부장 업체의 경우 이익이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부장 업체들은 그동안 반도체 사이클과 무관하게 높은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메모리반도체(D램·낸드플래시) 사이클 중하단이었던 2020년과 2021년에도 국내 소부장 업체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최 연구원은 “국내 소부장 업계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매크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올해에도 웬만하면 대부분 사상 최대 실적을 재차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대형주 현재 주가는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지만 완만한 실적 기울기가 다소 아쉽다”면서 “반면 소부장 업체들은 반도체 사이클과 무관하게 실적 기울기가 높아 지속적으로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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