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윤호중에 회동 제안 후 회신 기다리는 중"..윤호중 "답 않고 싶다"

윤호중,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게 회동을 제안했다며 당내 갈등을 봉합하려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가 당 혁신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다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자리를) 달라고 말씀드린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윤 위원장은 박 위원장에 관한 언급을 피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인근에서 열린 박운기 서대문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윤 위원장에게) 오후 3시까지 회동하자고 말했고, 이에 대한 회신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저는 만날 의향이 있고, 일단 제안했기에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혁신위원장 자리를 제안했다는 설에 대해서는 “정말 솔직한 마음으로 말씀드리면, 비대위원장 자리로도 이렇게 혁신이 어려운데 혁신위원장 자리를 맡는다고 해도 더 잘 할 수 있을 환경이 안 만들어져 있을 것”이라며 “해 달라고 해도 안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윤 위원장은 박 위원장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답변을 피했다. 그는 이날 오전 충청권 현장 유세에서 ‘박 위원장이 혁신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냐’는 질문에 “그 이야기는 안 하면 안될까요”라고 답했다. 오늘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답을 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은 지난 대선 결과에 반성과 쇄신을 해 왔고, 이번 지방선거에 4년 전보다 1.5배 늘어난 숫자인 여성 후보 33%와 청년 후보 19%를 공천했다”며 “우리 당은 여성과 청년에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개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씀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제 생각으로는 조금 더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당 쇄신안의 일환으로 ‘86그룹 용퇴론’을 꺼냈다가 당내 갈등이 불거지자 ‘지도부와의 상의가 없었다’며 27일 사과했다. 사과문을 올리고 5시간여 뒤에는 윤 위원장이 자신이 제안한 공동유세문 발표 요청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이 혁신위원장 자리를 제안하고 세대교체 약속을 요구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응수에 나섰다. 이후 투톱 간 불협화음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