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고레에다 감독 "아이유 목소리로 명장면 완성됐다" (칸 현장 인터뷰)

이재환 2022. 5. 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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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뉴스엔 글 이재환 기자/사진 정유진 기자]

"아이유 목소리 없이는 성립이 안 되는 장면이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를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아이유(배우 이지은)에 애정을 감추지 못했다.

고레에다 히루카즈 감독이 5월 27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르 마제스틱 호텔에서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다.

앞서 진행된 월드 프리미어 시사회 직후 약 12분간 긴 기립박수를 받은 것과 관련 고레에다 감독은 "칸에 올수록 힘들지만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함께 했던 배우분들, 그리고 스태프와 함께 그 자리를 경험할 수 있다는 건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긴 박수가 이어진 것과 관련 고레에다 감독은 "사실 티에리 프리모 씨가 박수 끝날 타이밍에 마이크를 들고 와서 얘기하는 걸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마이크를 들고 안 주시더라. 박수가 계속 되는데 끝날 때가 돼서 보면 눈을 피하시더라.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었다. 그 상황이 네 번 정도 반복돼서 조미조마 했던 마음을 '서스펜스'라고 표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 공개 후 기억에 남는 외신 반응에 대해 그는 "프랑스 언론에서 '정재일 씨 음악이 이 영화의 또 하나의 주인공처럼 느껴졌다. 존재감이 너무 좋았다'고 해주신 것이 정말 기뻤고 인상적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에서는 어쩌다 가족이 된 이들이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인상적인 신이 담겨 있다. 영화 '브로커'의 여운을 담당하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고레에다 감독은 "그 장면은 이지은 배우의 목소리 없이는 성립이 안 되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대본에 없었던 대사였다"고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이어 "여러 취재를 거치며 보육 시설 출신 아이들을 만났다. 거기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가 '나는 정말 태어나길 잘한 걸까', '태어났어야만 하는 걸까'다. 끊임없이 이런 질문을 평생 안고 살아가고 거기에 대한 명쾌한 답을 얻지 못한 아이들을 만났다. 그런 생각을 갖게 한 것은 사회와 어른의 책임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에 등장하는 것이 범죄자들이기도 하지만 아마도 그 인물들도 태어나서 한 번도 그런 얘길 듣지 못한 사람들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그 얘길 듣는다면 어떤 형태로든 잘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마음을 담아서 등장인물들이 머리에서 움직이다가 자연스레 나왔던 대사였다"고 설명했다.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가족 이야기를 다루는 고레에다 감독은 "가족의 정의라는 게 시대에 따라 변화하지 않나. 일본은 혈연주의 중심이라든지 좀 보수적인 가족에 대한 관념들이 있다. 실제로는 가족의 모습이 훨씬 다양화되고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비혼도 많이 늘고 있다. 그런 가족들이 사회 속에서 좀 더 수용되고 이게 보통처럼 받아들여지는 살기 좋은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독의 가족 구성원' 질문에 그는 "사실 가족을 어떻게 정의 내리는지는 사람마다 좀 다른 것 같다. 키우고 있는 강아지를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떨어져 사는 가족들을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거기에 더해서 지금 이렇게 함께 이곳에서 영화를 만든 사람들도 혈연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어떤 공동체로서 가족의 공동체라고 여긴다. 사람은 여러 공동체들에 속해 사는 것이 훨씬 안정감 있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기존 가족만이 아닌 좀 더 다양한 공동체들을 자신 안에 가지고 있는 것이 훨씬 안전하게 수면 위에 떠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저의 가족관이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26일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된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브로커'는 오는 6월 8일 국내 개봉한다.

뉴스엔 이재환 star@ / 정유진 noir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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