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장례의 현주소] (하) 지방선거 후보에게 묻다

유승현 2022. 5. 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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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시의원 후보들 반려동물장례식장 놓고
"주민의견 수렴 최우선" 신중한 의견 다수
춘천시 '주민 수렴' 보완 두 차례 요구
도내 3호 반려동물 장례식장 건립 요원

2020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2092만6710 가구 중 반려동물 보유가구는 312만8962 가구로 약 15%에 달한다. 강원도의 경우 66만1039 가구 중 11만3644 가구가 반려동물 보유가구로, 도내 17.2%에 달하는 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은 1500만명이 넘는다고 추산하며 관련 사업들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장례식장 조성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반려동물장례의 현주소를 상, 하로 나눠 진단한다.

■춘천 반려동물장례식장 추진 현황

춘천시는 지난 23일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열고 남면 발산2리 반려동물장례식장 설립에 대한 인·허가 심의를 했다. 반려동물장례식장 심의 신청을 한 이 모(62)씨에 따르면 “시에서 재심의를 할 예정이라며 발산1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오라고 했다”고 한다.

이 씨가 반려동물장례식장을 설립하려고 하는 부지는 발산2리로 해당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한 차례 제출한 바 있다. 반려동물친화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장례식장과 같은 시설이 들어서는 경우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시에서 주민의견수렴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차이도 있고, 장례시설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장례식장 놓고 육동한·최성현 “주민의견수렴” vs 이광준 “인·허가 적극 지원”

▲ 반려동물과 행정의 역할에 대한 춘천시장 후보들의 의견

한창 선거운동을 진행 중인 해당 선거구 기초의원들과 춘천시장 후보들에게 반려동물 전반에 대한 생각과 반려동물장례식장, 행정의 역할 등에 대해 의견을 물어봤다.

반려동물에 대한 의견으로 더불어민주당 육동한 후보는 “반려동물은 우리의 일상이다. 그런 측면에서 반려동물과 동행하는 여건을 조성하고, 반려동물문화가 잘 정착되기 위해 지켜야 할 규범 등을 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최성현 후보는 “반려인들이 늘어나는 추세에서 함께 가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하고 반려인들과 반려동물에 대해 반감이 있는 시민들도 존중해 분리된 공간으로 반려동물 공원 등을 조성하는 등 모든 시민이 만족할만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무소속 이광준 후보는 “공약에도 있듯이 반려동물 쉼터와 장례식장을 만들어 반려인을 위한 정책을 적극 펼치겠다”며 관련 정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춘천에 반려동물장례식장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세 후보 모두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육동한·최성현 후보는 주민들의 의견을 잘 공감하고, 수렴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이광준 후보는 “가족의 일원인 반려동물은 인간보다 수명이 짧아 먼저 죽는데 이를 잘 보내줄 여건이 부족하다”며 “시에서 민원 때문에 이를 거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차피 이런 시설은 시에서 운영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시장이 된다면 (반려동물장례식장을)만들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인·허가를 해주는 등 지원하겠다”며 자신의 공약을 강조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갈등이 발생하는 민원에 대한 행정의 역할로 육동한 후보는 “시민들간 공동체의식이 형성돼 서로 배려·양보할 수 있도록 이어주고,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현 후보는 “시장이 직접 참여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이광준 후보는 “사업의 적합성, 필요성 등에 대해 따져보고, 필요하다면 소수의 반대는 극복하고 과감하게 결정해 추진해야 하는 것의 시장의 역할”이라고 말하는 등 후보들마다 차이를 보였다.

■반려동물장례식장 관련 춘천시의원 후보들 “주민의견수렴”

▲ 반려동물과 행정의 역할에 대한 춘천 가선거구 시의원 후보들의 의견

반려동물장례식장 인·허가 심의를 받고 있는 부지는 남면으로 춘천 가선거구에 해당된다. 춘천 가선거구는 도내 3곳 뿐인 4인 선거구 중 하나로 8명의 후보가 출마,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후보들 대부분 반려동물장례식장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현재 남면 반려동물장례식장 문제에 대해 묻자 박남수(1-가) 후보는 답변을 보류했다. 이희자(1-나) 후보는 “소수의 반대 의견도 중요하다”며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강조했다. 이종관(1-다) 후보는 주민들의 의견이 최우선이라며 “주민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경옥(2-가) 후보는 “다수의 의견에 동참하겠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봐야겠다고 했다. 김진호(2-나) 후보는 “주민들의 갈등이 심한 상황”이라며 “반려동물장례식장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있을 수 있어 제대로된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고 했다. 홍재기(2-다) 후보는 “(반려동물장례식장을)마을협동조합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 마을발전에 지속적인 이익이 생기는 방향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변관우(4) 후보는 “근처 강아지숲 테마파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주민들에게 지속가능한 이익이 발생하는지 등에 대한 상황을 봐가며 주민협의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남일수(5) 후보는 “다수가 동의했다고 해서 강행하면 안 되고 반대의견들도 잘 살펴, 모두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표준수가 도입 공약 ‘주목’

▲ 경기도 용인의 모 애견펜션에서 반려견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반려인

이종관(1-다) 후보는 자신이 반려견을 키우며 동물병원을 이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반려동물 ‘표준수가’ 도입으로 병원비가 제대로 책정돼야하며 반려인들이 많아진 만큼 관련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반려동물과 관련해 고민이 담긴 공약을 얘기했다.

다른 후보들도 대부분 구체적인 공약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하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다. 시민들간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차이가 있을 수 있음 역시 존중해야하며 계속 소통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주민 간 갈등상황, 시의원의 역할

▲ 춘천 신북읍 반려견 친화 까페에서 주인과 함께 손님을 맞이하는 반려견

이렇듯 주민간의 갈등이 발생하는 민원에 대한 행정의 역할에 대해 가장 현장 가까이에서 지역주민들과 호흡해야 하는 시의원 후보들의 생각을 물었다. 후보들 모두 “주민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는 것이 시의원의 역할”이라는데 입을 모았다.

이희자 후보는 “형식적 접근을 넘어선 소통”을 강조했고, 이종관 후보는 “공청회 등 주민 간의 협의과정을 만들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정경옥 후보는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 협의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시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행정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진호 후보는 “반발이 심한 문제에 대해 행정적으로도 지역주민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현재 시의 행정이 적극적이지 않지만 인접 주민협의 들어오라는 것은 옳은 행정”이라며 정확한 의견수렴을 강조했다.

홍재기 후보는 주민 간 인식 차이가 있을 수 있음에 대해 언급하며 “이러한 갈등을 줄이고, 모든 것을 주민들과 공감하며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변관우 후보는 “시의원으로서 주민과 행정사이의 중재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고, 남일수 후보는 “공청회 등을 자주 열어 주민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역할”이 시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 춘천시 남산면에 위치한 강아지숲 테마파크

개와 고양이 같은 대표적인 반려동물을 넘어 다양한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반려인 1500만시대에 반려동물장례식장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과 공간조성, 문화 등이 연구되고, 반려인들 역시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과 의무에 대해 스스로 활발히 토론하고 있는 요즘이다.

조윤호(33) 춘천시 반려동물협동조합 이사장은 “반려동물에 대한 시민들 간 인식 차는 엄연히 존재”하며 이에 대해 “반려동물 문화가 낯선 사람들과 반려인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춘천이 지난해 반려동물동행도시를 선포하고, 각 기관에서 반려동물교육을 진행하는 등 사업적으로 의미 있게 풀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반려동물장례식장을 비롯한 반려동물문화를 잘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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