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머그] '예스맨' 에스퍼'의 폭로..트럼프가 재선되면 생길 일은?

김수형 기자 입력 2022. 5. 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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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힘센 부처라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트럼프 시대 국방 장관을 역임했던 마크 에스퍼는 소설로 치면 입체적 인물입니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Black Lives Matter 시위대 진압에 군대를 투입하라는 트럼프의 명령을 에스퍼가 정면으로 거역한 것입니다.

트럼프는 공개 기자회견으로 에스퍼를 '예스퍼'라고 놀리며 수많은 인격적인 모욕을 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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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힘센 부처라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특히 국방력은 슈퍼파워 미국의 힘의 원천이기 때문에 그만큼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 다음가는 중요한 자리로 손꼽힙니다. 트럼프 시대 국방 장관을 역임했던 마크 에스퍼는 소설로 치면 입체적 인물입니다. 임기 초반만 해도 '예스퍼'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트럼프와 호흡이 잘 맞았는데, 갈수록 불협화음을 내더니 마지막에는 트럼프에게 트윗 해고를 당했습니다. 점점 캐릭터가 변하더니 나중에는 트럼프와 제대로 척지면서 해고됐습니다. 사실 많은 고위직들이 험하게 잘려 나가기는 했지만, 충직했던 에스퍼의 변신은 보는 이를 놀라게 했습니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Black Lives Matter 시위대 진압에 군대를 투입하라는 트럼프의 명령을 에스퍼가 정면으로 거역한 것입니다. 상기된 얼굴로 국방부 기자실에 나와서 '지금 군대를 투입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브리핑을 하고 돌아나가던 그의 모습을 잊어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는 이 일로 트럼프의 눈 밖에 났고, 선거 일주일 뒤 트위터로 해고됐습니다. 트럼프는 공개 기자회견으로 에스퍼를 '예스퍼'라고 놀리며 수많은 인격적인 모욕을 가했습니다. 그 인고의 세월을 에스퍼는 이를 박박 갈며 회고록으로 승화시켰습니다. 그의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는 대단히 정교하고 생생한 묘사를 담고 있습니다. 트럼프 시대를 알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그의 회고록을 필독서로 권장하고 싶습니다. 트럼프는 앞으로도 충분히 백악관에 돌아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도 그 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주한미군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어떤 맥락으로 툭하면 주한미군 철군을 협박했던 건지, 방위비 분담금의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들어 했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줬습니다. 주먹구구식의 트럼프인줄 알고는 있었지만, 그는 트럼프가 산정한 방위비 분담금 400% 인상의 근거를 자신도 모른다고 고백한 것은 들으면서도 충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에스퍼도 방위비 분담금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그걸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독일을 묶어서 잘 사는 나라에서는 주둔 비용의 일괄 인상이 필요하다는 좀 큰 틀의 접근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이 지소미아 갈등의 막후에서 대단히 적극 개입했다는 고백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역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닙니다.

그의 회고록을 보고, 인터뷰를 하면서 과거에 가졌던 오해가 많이 풀리기는 했지만 그를 오랜 기간 특파원으로 관찰하면서 그가 과도하게 분담금에 집착하면서 미군을 용병화시켰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왜 재임 기간 동안 트럼프의 수많은 문제점에 대해서 침묵하다가 나와서 폭로했는지도 사실 짚어볼 부분입니다. 그래서 그냥 대놓고 물어봤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여서 정상회담 결과는 물론 타이완 문제까지 많은 주제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하나도 안 피하고 자신이 아는 한 성심성의껏 답해줘서 고마웠습니다. 에스퍼 전 장관은 현직 때는 간단한 얘기를 빙빙 돌려서 말하는데 재주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타이틀을 떼고 나니 이렇게 알기 쉽게 말하는구나 깨달았습니다. 레이건 신봉자인 에스퍼를 통해서 국방부를 둘러싼 미국 공화당 시각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수형 기자se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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