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불가론' 관철..당정 파워게임, '윤핵관' 초반 주도권

이슬기 2022. 5. 2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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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끝내 '자진 고사' 방식으로 낙마했다.

지난 25일 국민의힘이 권성동 원내대표를 필두로 공개 반대 목소리를 낸 지 사흘 만이다.

총리와 가장 가까이서 일하는 만큼 윤 행장의 내정엔 한 총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의 반대 목소리가 인선에 관철된 셈이다.

특히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행장 인선에 대해 처음 반대 목소리를 냈을 시점부터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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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윤종원 교체' 총대..한덕수 끝내 물러서
당내선 "잘못은 잘못이라 얘기할 수 있어야 건강한 당정관계"
임기 초 '당정갈등' 비칠 수 있단 점 부담.."책임총리제 상처" 우려도
국민의힘 후보들과 함께 투표하는 권성동 원내대표 (원주=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와 박정하 원주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원강수 원주시장 후보와 함께 강원 원주시 원주문화원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하고 있다. 2022.5.27 j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국무조정실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끝내 '자진 고사' 방식으로 낙마했다.

지난 25일 국민의힘이 권성동 원내대표를 필두로 공개 반대 목소리를 낸 지 사흘 만이다.

국무총리실에서 직제상 국무총리 바로 아래에 속하는 국무조정실장은 총리를 도와 내각을 통할·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총리와 가장 가까이서 일하는 만큼 윤 행장의 내정엔 한 총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의 반대 목소리가 인선에 관철된 셈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일로 당정 간의 파워게임에서 일단 우위를 점한 모양새다.

최종 인사권자란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내심 한 총리 쪽보다는 권 원내대표를 비롯해 여당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이 본격적인 당정 파워게임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여당으로서 정부에 마냥 끌려다니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는 점에서다.

이번에 불거진 당정 간 엇박자는 윤 행장의 자진 고사로 일단 교통정리가 된 모양새지만, 앞으로도 정책 현안이나 내각 인사 문제를 둘러싸고 언제든 긴장관계가 다시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권성동 원내대표 예방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을 예방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5.26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이런 맥락에서 이번에 국민의힘이 '윤종원 불가론'을 통해 정부 정책에서 문재인 정부와 확실한 차별화를 둬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윤 행장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수석을 지내면서 부동산,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을 주도했다는 점을 인선 반대의 핵심으로 꼽은 것으로, 국민의힘이 지향하는 경제정책 방향과 정반대의 길을 걸어온 인사를 국정운영의 요직에 앉힐 수 없다는 게 국민의힘 논리다.

결국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 때의 인사가 기용되거나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반영될 조짐이 보인다면 국민의힘이 정부에 '쓴소리'를 다시 내놓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특히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행장 인선에 대해 처음 반대 목소리를 냈을 시점부터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고 한다.

과거 정권에서 집권여당이 대통령의 목소리에 무조건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 민심 이반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당내에 적지 않다는 게 국민의힘 측 전언이다.

대선 과정에서부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주목을 받았던 권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당이 청와대 출장소로 전락해선 안 된다", "쓴소리를 마다치 않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국무조정실장 인사뿐 아니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를 놓고도 부정적인 여론을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한편, 정 후보자의 공개 사퇴를 압박했었다.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무조건적인 힘겨루기식 당정 엇박자가 아니라, 당의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건강한 당정관계를 이번 일로 보였다고 본다"며 "여당으로서 정부와 대통령실을 그대로 따르는 경직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이야기할 수 있고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는 당정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당 일각에선 정부·여당이 정책과 현안에서 긴밀한 공조를 이뤄야 할 부분이 많은 점을 고려해 지나친 '엇박자'로 비칠 수도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새 정부 1기 내각의 총리가 강한 의지를 보인 인사가 첫발부터 삐걱대면서 책임총리제는 물론 이를 적극 지지해온 윤 대통령에도 타격 아닌 타격을 입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인사 문제는 공개적으로 드러낼 일이 아닌데, 국무조정실장 인사로 당정이 갈등을 너무 오래 끌었다"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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