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시장 가뜩이나 불안한데..이자부담 떠넘길라 세입자 전전긍긍 [부동산360]
임대차3법 2년·금리인상기 속 전월셋집 찾기
"목돈 마련 어려움·대출 부담에 월셋집으로"
보증금에 월세까지 더해 '이중 부담' 더 커져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임대차3법 시행 2주년을 앞두고 두 달 연속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에 당장 몇 개월 내 새로운 전월셋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들의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금리 상승과 맞물려 우려했던 전월세 대란까지 현실화하면 그에 따른 피해가 무주택자나 서민층에 집중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매매 거래가 위축된 데 비해 전월세 거래는 올 들어서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임대차신고제 자료와 확정일자 신고 자료를 합산해 파악한 올해 1분기 전월세 거래량은 69만545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최근 5년 평균 대비 3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도 전월세 거래량은 22만4815건으로, 같은 기간 각각 17.1%, 28.6%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분위기는 1분기 주택매매건수가 전국 기준 13만8349건, 서울 1만4544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50.6%, 59.7% 감소해 거래량이 ‘반 토막’ 난 상황과는 대비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매매거래를 통한 주거 이동이 제약된 상황에서 전월세 증가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서울에서는 1분기 빌라 전월세 거래량이 3만1835건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분기기준 최다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치솟은 서울 집값과 강화된 대출 규제, 금리 인상 압박 등의 영향 속에 상대적으로 주거 비용이 저렴한 빌라로 수요가 몰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확산하며 전월세 수요도 꾸준한 가운데 임대차3법 시행 2년차와 두 차례의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린 상황에서 전월셋집을 찾아야 하는 세입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우선 올해 7월 말부터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소진한 신규 전월세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4년치 보증금과 월세를 한꺼번에 올리려는 집주인들로 인해 전월세대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상태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월셋값에 더해 이를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대출의 이자도 모두 오르는 시기에 주거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임대차3법 2년이 되는 시점과 맞물려 신규계약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데 금리 상승으로 금융비용까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주택 구매를 고려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며 결정을 보류하고 전월세시장에 머무는 분위기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초저금리 시대에 빚투·영끌 등으로 갭투자에 나선 임대인들이 늘어난 비용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주인 사이에서 정기예금 이자가 올라가니 전세 보증금을 받아서 예치를 하겠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늘어난 이자부담이나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려는 움직임은 계속될 수 있다”면서 “다만 수요자가 이를 받아들여야만 계약도 성사되는 것이기 때문에 학군지나 역세권, 공급이 부족한 지역 등에서 ‘주거 상향 이동’을 원하는 수요가 충분할 때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전세의 월세화’는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올해 1분기 전국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48%로 최근 5년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서울에선 올 들어 4월까지 이뤄진 임대차거래 중 ‘월세 낀 계약’의 비중이 절반(51.6%)을 넘어 전세 비중을 처음 추월했다.
이는 임대차3법 도입 이후 나타난 전세 매물 감소와 전셋값 급등에 더해, 최근 시중의 대출 금리 상승으로 세입자들이 은행 이자보다 월세를 내는 게 낫다고 판단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전세 보증금 인상보다는 월세 전환이나 월 임대료 인상 등을 통한 현금화가 유리한 만큼 기존 전셋집을 월셋집으로 돌리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당장 전셋값이 오른 만큼 목돈을 구하기 어렵거나, 전세대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결국 월세를 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덕례 실장은 “우리나라의 월세는 서구식과 다르다”면서 “당장 적지 않은 수준의 보증금에 월세까지 이중 부담으로 무주택·서민층의 부담이 상당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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