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도 맛은 좋아.. 고단백저지방 '국민 안주' [김셰프의 씨네퀴진]
주인공 씹어먹는 모습에서 '처치' 결말 연상
배우들 열연·CG·사회적 풍자로 흥행
우리가 즐겨먹는 골뱅이 英 등서 수입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에 인기 만점
#영화 괴물
‘괴물’은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등 쟁쟁한 배우들이 연기한 영화다.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개봉 시기인 2006년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준의 CG와 함께, 자칫 유치해져 버릴 영화 내용임에도 흥행에 대성공하며 한국 영화사의 한 획을 그었다. 어떤 역할이든 소화해 내는 송강호 배우의 연기로 영화 내내 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영화 속 송강호는 극중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인다. 살짝 모자란 사람으로 설정된 듯한데 그래서인지 말도 참 안 듣는다. 아버지 말은 당연하고 똑똑한 척하는 둘째의 말엔 대꾸조차도 안한다. 괴물의 피에 노출돼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니 금식하라는 의사의 말을 바로 무시하듯 송강호가 먹는 게 바로 통조림 골뱅이이다. 이 영화 중 가장 혐오스러운 장면으로 꼽히기도 하는데, 골뱅이 자체가 혐오스러운 것이 아니라 꼭 괴물의 형상과 비슷한 골뱅이를 먹는 주인공과 또 그걸 먹은 손으로 등을 벅벅 긁는 모습은 여러 측면에서 징그럽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골뱅이를 씹어 먹으며 영화는 결국 주인공이 괴물을 처치할 수 있을 거라는 결말을 암시하는 듯하다.
흔히 골뱅이라 불리는 큰구슬우렁이는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인기가 많다. 전 세계의 골뱅이 중 85% 이상을 한국에서 소비한다. 골뱅이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인기 만점의 안주 메뉴이다. 어렸을 적에 부모님 따라 등산을 다녀오면 꼭 초입의 작은 포장마차에서 골뱅이와 맑은 순두부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개운한 국물과 쫄깃한 식감, 그리고 양념 없이도 담백한 그 맛은 통조림에선 느낄 수 없는 감동이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골뱅이가 국민안주가 되면서 동해안의 골뱅이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 그래서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그중 가장 많이 거래하는 곳이 바로 영국이다. 영국인들은 골뱅이를 먹지 않기에 통발에 올라오면 걸러 버렸던 골칫덩어리였지만, 이걸 우리에게 수출하면서 겨울에 꽤 비중 있는 수입원이 됐다고 한다. 겨우내 골뱅이를 잡는 이유는 오직 우리나라에 수출을 하기 위해서다. 오죽하면 뉴스에 한반도 평화나 전쟁 이야기가 나오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들이 영국의 골뱅이 어부들이라는 말까지 있을까.
통조림 골뱅이는 새콤한 양념에 무쳐 소면을 버무려 먹으면 어느 술안주에도 지지 않는다. 소면으로 인해 포만감까지 있어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메뉴인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인기 있다. 통골뱅이는 국물 맛이 일품이라 매운 청양고추를 살짝 띄워 먹으면 국물 한 모금에 소주 한 잔씩 하기에 딱 좋다.
<재료>
통조림 골뱅이 100g, 버터 1큰술, 이탈리아 파슬리 조금, 마늘 2톨, 양파 30g, 화이트와인 30㎖, 새송이버섯 50g, 브로콜리 50g
<만들기>
① 마늘은 편썰고 양파는 다져 준다. 새송이버섯과 브로콜리는 한입 크기로 손질해 준다. ② 팬에 버터를 두르고 양파와 마늘을 넣어 향을 내 준다. ③ 골뱅이를 팬에 넣은 후 버섯과 브로콜리를 넣고 노릇하게 익힌다. ④ 화이트와인을 넣은 후 살짝 졸이고 다진 파슬리를 넣어 마무리한다.
김동기 오스테리아 주연 오너셰프 payche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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