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올인' 종편, 멋쟁이·핵인싸·애민정신 넥타이 극찬

민주언론시민연합 2022. 5. 28. 10: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 한동훈 현상, 한동훈 신드롬, 차기 대권주자론까지 띄워주기

[미디어오늘 민주언론시민연합]

5월17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장관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5월9일 열렸지만, 더불어민주당 반대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는데요. 윤 대통령은 국회에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고, 재송부 요청기한인 5월16일이 지나자 곧바로 임명을 재가한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동훈 장관은 임명 전까지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인선에 대한 찬반여론이 팽팽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시민 관심이 높은 만큼 종편4사 시사대담프로그램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종편 시사대담은 한동훈 장관을 과도하게 띄워주는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종편 시사대담, '한동훈 장관' 소식 1/3 할애

▲ 5월16일부터 20일까지 종편4사 시사대담프로그램 '한동훈 법무부장관 임명·취임' 방송시간 및 비중 (※ 시간은 31초부터 1분으로 올림하여 계산했으며,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계산). 표=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언론시민연합이 5월16일부터 20일까지 한 주간 종편4사 평일 오후 시사대담프로그램 JTBC <정치부회의>,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채널A <뉴스TOP10>, MBN <뉴스와이드>를 살펴본 결과, 전체 방송시간의 1/3 가까운 30.1%를 한동훈 법무부장관 소식으로 채우며 큰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TV조선이 202분(52.3%)으로 가장 오래 전했고, 채널A도 146분(34.4%)으로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MBN과 JTBC는 각각 73분(21.9%)과 32분(8.9%) 방송했습니다. 특히 TV조선은 한 주 전(5월 9일~13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대담시간이 153분으로 전체 방송시간의 36.1%를 차지한 것에 비해, 한동훈 장관 소식은 202분으로 전체 방송시간의 절반이 넘는 52.3% 비중으로 다뤘는데요. 한동훈 장관 소식 외에 윤석열 대통령 관련 이슈, 5·18기념식, 한덕수 국무총리 국회 인준, 한미정상회담 등 대형이슈가 많았지만, 한동훈 장관 소식에만 절반 이상의 방송시간을 할애했습니다.

▲ 5월9일부터 13일까지 종편4사 시사대담프로그램 '윤석열 대통령 취임' 방송시간 및 비중 (※ 시간은 31초부터 1분으로 올림하여 계산했으며,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계산). 표=민주언론시민연합

'한동훈 현상' '한동훈 신드롬' 명명

JTBC를 제외한 TV조선·채널A·MBN 종편3사는 5월 17일 한동훈 장관 취임식 현장을 연결해 일부 생중계하기도 했는데요. 이튿날 TV조선과 채널A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5월18일)에 출연한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이 “유튜브에 한동훈 장관 취임식에 대한 조회수가 엄청나게 높고 누적 조회수는 100만”, “한동훈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발언한 내용을 인용했습니다. 그리고 찬양으로 봐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의 한동훈 장관 칭찬 발언이 이어졌는데요. TV조선 <이것이 정치다>(5월18일)에서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한동훈 현상'을 넘어서 '한동훈 신드롬'이라 이름 붙이며 한동훈 장관을 칭찬했습니다.

▲ 5월18일, 찬양에 가까울 정도의 한동훈 법무부장관 칭찬 이어간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진행자 윤정호 기자 : 한동훈 장관이 임명되기도 전에 법무부 앞에는 수백 개의 꽃다발이 배달이 된 적이 있었고요. 그리고 어제 취임식 때 맸던 넥타이까지 많은 분의 관심을 끌 정도로 한동훈 장관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거 왜 그런 겁니까? 검사에다가 법무부장관인데요.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 그러니까 이제 뭐, '한동훈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로, 저는 한동훈 현상을 그렇게 봅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현대고등학교, 서울대 법대를 나왔고요. 정말 우리나라 엘리트코스를 밟은 분이죠.검사가 술도 못하고 일반 검사처, 검사들 이야기 들어보면 '민원이 안 통하는 검사다' 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원래 검찰에서 민원이 잘 안 통하면 승진이 안 되는데 승진이 계속된 걸 보면 그만큼 본인의 실력으로 뚫고 갔다는 것이고요. (중략) 더군다나 지금 40대잖아요. 이게 결국은 정치권에서 지금 586들, 즉 50대들이 불신받는 타이밍에 40대에 어떤 면에서 보면 히로인이 하나 나온 겁니다. 그런 문제는 한동훈 장관이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저는 굉장히 아마 더 성장할 수 있고 아니면 추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즉 현 정권에 대해서 본인이 명확한 칼을 들이대고 원칙을 지킬 경우에 한동훈 현상은 더 아마 폭발적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반면에 거기서 어떤 면에서 보면 그런 실망감을 준다고 한다면 뭐, 찻잔 속의 태풍처럼 끝날 가능성도 있고 앞으로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동훈 장관의 법무부장관 인선 적합성 여부는 근거를 들어 충분히 의견으로 밝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현종 논설위원 발언 내용은 법무부장관으로서의 적합성을 말한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구태의연한 고정관념에 바탕한 인상비평에 가까운데요.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현대고등학교,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정말 우리나라 엘리트코스를 밟은 분”이라거나, “검사가 술도 못하고”, “원래 검찰에서 민원이 잘 안 통하면 승진이 안 되는데” 승진을 계속한 걸 보면 실력이 있다는 등의 발언이 그러합니다.

이현종 논설위원은 더 나아가 법무부장관으로서 행보가 아닌 정치인으로서 한동훈 장관의 성장 가능성을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50대들이 불신받는 타이밍에 40대에 어떤 면에서 보면 히로인이 하나 나온 것”이라며 “한동훈 장관이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한동훈 현상은 아마 더 폭발적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찻잔 속의 태풍처럼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루 전 취임한 장관에 대해 대담하며 법무부장관으로서 역할과 기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성장 가능성을 얘기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입니다.

한동훈 패션, 한동훈 어록까지… 신언서판 다 갖춘 한동훈?

▲ 5월18일, 찬양에 가까울 정도의 한동훈 법무부장관 칭찬 이어간 채널A '뉴스TOP10'

채널A <뉴스TOP10>(5월18일)은 TV조선보다 한동훈 장관 칭찬에 더욱 노골적입니다. 서정욱 변호사는 한동훈 장관이 신언서판을 다 갖췄다며 극찬했는데요. 한동훈 장관의 넥타이, 코트, 안경 등 패션을 포함해 “외모가 상당히 대중들한테 어필”하고, “'한동훈 어록'이 나올 정도로 말도 뛰어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에서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발언만큼이나 인상비평에 가깝고, 법무부장관 직무 적합성과는 거리가 있는 발언입니다.

서정욱 변호사 : 저도 이제 방송에서 '신언서판' 이야기를 몇 번 했는데요. 저는 상당히 그게 옛날에도 이게 공직자 판단 기준에 '신언서판', 일단 그게 '신', 뭐냐 하면 이게 외모나, 보면 예를 들어 이제 옛날에 넥타이라든지 또는 이게 코트라든지 이런 패션이라든지, 또는 이게 안경이라든지 이런 게 외모가 상당히 대중들한테 어필하는, 이게 '신'이고요. 그리고 이제 '언', 말을 보면 요즘 이게 '한동훈 어록'이라고 나올 정도로 이게 상당히 피부에 와닿는, 예를 들어 이제 윤석열 대통령도 옛날에 '사람한테 충성하지 않는다' 이런 것처럼 '한동훈 어록'이 나올 정도로 말도 이게 뛰어나고요. (중략) 그래서 한마디로 이게 신언서판, 이게 다 갖추어 지니까 상당히 팬덤, 요즘 이게 페이스북이나 SNS에 가보니까 한동훈 상당히 팬카페도 많고요. 유튜브도 보면 한동훈 이름만 달아도 몇 십만 나올 정도로 상당히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진행자 김종석 기자 : 서정욱 변호사님은 일단 칭찬 일색을 하셨는데…

대중들은 범생이 아니라 멋쟁이 좋아한다?

▲ 5월18일, 한동훈 장관의 넥타이 의미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 채널A '뉴스TOP10'

서정욱 변호사뿐만 아니라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진행자 김종석 기자가 한동훈 장관이 취임식에 매고 온 넥타이가 화제라며 의미를 묻자,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용비어천가를 고어(옛날)로 새긴 넥타이”로 “한글 자체가 애민사상을 담고 있다”며 “국민에 대한 한동훈 장관의 서비스정신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이도운 논설위원은 한동훈 장관이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매력이 있다며 “지금 우리 대중이 좋아하는 사람은 공부만 잘하는 범생이가 아니라 멋도 부릴 줄 아는 그런 멋쟁이”라며 “요즘으로 치면 (한동훈 장관은) '핵인싸'”라고 평하기까지 했는데요. 다른 출연자 발언과 마찬가지로 법무부장관으로서 전망과 기대는 전혀 담겨 있지 않습니다. '정치인 한동훈'에 초점을 맞춰 인상비평에 가까운 발언만 내놨습니다.

이도운 논설위원이 '법무부장관 한동훈'이 아니라 '정치인 한동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은 이어지는 발언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요. 이도운 논설위원은 “정치에서는 굉장히 드라마가 중요한데 (한동훈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정권에 굉장히 탄압을 받은 것처럼 보이는데 꿋꿋하게 심지를 갖고 이겨내는 그런 게 보인다”며 “(한동훈 장관이) 본인에 대한 팬덤 이런 거도 잘 조정을 해야 본인이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한 한동훈 장관을 차기 대권주자로 보는 시각도 서슴지 않고 드러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결국 (한동훈 장관을) 윤석열 대통령처럼 또 대통령 만들어줄 우려도 있다”고 말한 겁니다. 하루 전 취임한 장관에 대해 대담하며 법무부장관으로서 전망과 기대는 뒷전으로 하고 벌써 차기 대권까지 논한 것이죠.

진행자 김종석 기자 : 이도운 위원님, 어제 취임식에 입고 왔던, 매고 왔던 한글 넥타이, 한글 넥타이를 두고 뭐, 여러 뭐 얘깃거리들이 있던데 좀 자세하게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 : 한글 넥타이가 용비어천가를 고어(옛말)로 새긴 넥타이인데 우리가 이제 많이 들었던 '뿌리 깊은 나무는', 그다음에 '샘이 깊은 물은' 이 부분입니다. 그게 의미하는 바는 뿌리가 깊고 샘이 깊으면, 그러니까 사람의 마음이 심지가 굳으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거고 한글 자체가 애민사상을 담고 있는 겁니다. 현재로서는 국민에 대한 한동훈 장관이 말하는 서비스정신을 얘기하는 거겠죠.

진행자 김종석 기자 : 애민정신이요.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 : 그렇습니다. 한동훈 장관은 인간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매력이 있어요. 지금 우리 서정욱 변호사가 자세하게 이제 신언서판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지만 지금 우리 대중이 좋아하는 사람은 공부만 잘하는 범생이가 아니라 멋도 부릴 줄 아는 그런 멋쟁이를 좋아하는데 한동훈 장관은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도 잘했지만 이것저것 잡기(도) 잘하는 어떤 '핵인싸'라고 그럴까요, 요즘으로 치면. 그런 측면이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정치에서는 굉장히 드라마가 중요한데 윤석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정권에 굉장히 탄압을 받는 것처럼 보이는데 꿋꿋하게 심지를 갖고 이겨내는 그런 게 보이기 때문에 조금 더 드라마틱하게 조금씩 팬덤이 형성이 되는 것 같은데 (중략) 본인에 대한 팬덤 이런 것도 잘 조정을 해야 본인이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고 (중략) (민주당이) 계속 한동훈을 이런 식으로 비판만 하고 전략적으로 정책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결국 윤석열 대통령처럼 또 대통령 만들어줄 우려도 있습니다. 민주당이 아마 잘 대응하셔야 될 겁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5월16~20일 JTBC <정치부회의>,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채널A <뉴스TOP10>, MBN <뉴스와이드>

※ 미디어오늘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를 제휴해 게재하고 있습니다. 해당 글은 미디어오늘 보도 내용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