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위에서 '나'를 찾다 [서재훈의 '형형색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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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삭막한 회색 고층빌딩 사이에 '형형색색' 산뜻하고 발랄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300여 명의 요기(Yogi·요가인)들이 푸른 잔디밭에 각자의 매트를 깔고 요가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요가 강사 자격증을 준비 중인 직장인 손성원(28)씨는 1시간 가량 수련한 뒤 매트 위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사바아사나' 시간을 가장 좋아합니다.
색깔도 크기도 다양한 작은 요가 매트들은 '나'를 찾아 여행 중인 현대인들에게 '해방일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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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삭막한 회색 고층빌딩 사이에 '형형색색' 산뜻하고 발랄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300여 명의 요기(Yogi·요가인)들이 푸른 잔디밭에 각자의 매트를 깔고 요가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108 수리야 나마스카라(태양 경배 자세)'를 다함께 취하며 세계 평화와 자유를 기원했습니다.
2008년부터 매년 열려 온 이 프로젝트는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 2년간 온라인으로 대체되다, 올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대면 행사로 열리게 됐습니다.
요가의 어원은 '결합하다'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 '유즈(Yuj)'라고 합니다. 그 어원처럼 이날 3년 만에 한 자리에서 '결합'하게 된 요기들은 하나같이 설레는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인증샷을 찍는 등 한껏 들뜬 분위기는 강사가 무대에 올라 두 손을 모으고 '나마스떼' 인사를 하자 순식간에 가라앉았습니다.
요기들은 각자 준비해 온 색색깔의 매트 위에서 강사의 동작을 일제히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허리를 반으로 접기도 하고 바닥에 바짝 엎드리기도 합니다. 땅과 가장 가까워지는 동작은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인정하는 행위라고 합니다. 'LOVE' 'PEACE' 등의 문구를 타투로 새긴 이들도 눈에 띕니다.
요가는 마음과 신체를 모두 가꾼다는 의미로 '운동' 대신 '수련'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고대 인도에서 처음 시작된 요가는 1990년대 서구에서 대중적으로 재해석되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아, 요가 인구가 100만 명이 넘고, 요가 지도자 자격을 갖춘 이들만 약 5만 명, 요가원도 전국에 1만 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김이현 요가쿨라 원장은 "요가를 통해 마음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으며, 진정한 나를 찾게 하는 것이 곧 요가"라고 강조했습니다. 요가 강사 자격증을 준비 중인 직장인 손성원(28)씨는 1시간 가량 수련한 뒤 매트 위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사바아사나’ 시간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는 "1시간 동안 땀을 흘리고 5분 동안 사바아사나를 하는 동안 뿌듯함이 몰려와요. 오롯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니까요"라고 말했습니다.
경쟁이 난무하는 시대, 이날 여의도에 모인 요기들은 지친 심신을 내려놓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했습니다. 색깔도 크기도 다양한 작은 요가 매트들은 '나'를 찾아 여행 중인 현대인들에게 ‘해방일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최주연 기자 juic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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