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 "결혼? 여자로서 순리 따르고파"[EN:인터뷰]

박아름 2022. 5. 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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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아름 기자]

"혼자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데.."

배우 김규리는 최근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결혼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규리는 초등 커뮤니티의 생태계를 반영해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던 JTBC 수목드라마 '그린마더스클럽'에서 아웃사이더맘 서진하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사실 김규리는 미혼 여배우이지만 초등학생 아들이 있는 학부모를 연기했다. 여배우로서 꺼려지진 않았을까. 대답은 단호하게 'NO'였다. 엄마 역할을 이미 많이 해봤다는 김규리는 "어렸을 때 미혼모 역할도 했고 그런 것에 대한 게 없었다"며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엄마 역할을 안하는 분들도 있는데 난 캐릭터, 연기로 항상 캐릭터와 작품을 봤기 때문에 그 감정을 내가 이해할 수 있을 땐 그 역할을 그냥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엄마로서가 아니라 그냥 서진하란 사람, 레아란 인물로 됐기 때문에 공감이 갔고, 그랬기 때문에 엄마고 엄마가 아니고에 대한 고민은 하나도 없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때문에 엄마 역할이라 겪어야 했던 어려움 또한 없었다. 김규리는 "특히나 서진하는 독립적인 부분이 많았다. 개인적이고 독립적이기도 했다. 교육하는 방식도 아들 앙리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해줬다. 상위동 엄마들은 함께 몰려다니면서 교육하는데 반해 서진하는 자신의 방식으로 아이를 키웠기 때문에 특별히 공부를 해야되거나 준비해야 되는 건 없었다"고 말했다.

대신 새롭게 알게 되거나 배우는 것들이 많았다. 김규리는 "아무래도 엄마 역할을 하고 있으니, 게다가 '그린마더스클럽'이다보니 현장에서 다른 배우들과 수다를 떨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자신의 아이 이야기로 흘러간다. 그 얘기를 듣다보면 너무 재밌는 거다. 내가 모르는 세계이니까 말이다. 그럼 '진짜 그렇다고?'라 묻는다. 선행 학습을 안하면 학원에서 안 받아주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고 해 너무 신기했다. 어깨 너머로 진짜 우리 어머니들이 겪고 있는 현실들을 들으면서 '진짜 이렇다고? 이렇게까지 교육을 한다고?'라며 신기해하고, 어머니들을 존경하게 됐다. 아니 부모님들을 존경하게 됐다. 부모가 되는 건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난 내 인생만 노력하면 되지 않나. 언제든지 자고 싶을 땐 푹 자도 되고 촬영 외 나머지 개인적인 시간은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된다. 쉴 때면 게을러질 수 있는 선택권이 있고 그게 당연한 인생인데 부모님들, 특히 어머님들을 보면 쉴 틈이 없는 것 같다. 쉬는 날 아이가 뭘 하고 싶어하면 데리고 나간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부지런해야 엄마가 될 수 있단 생각을 했다. '어떻게 저런 걸 다 해내지?' 싶다. 엄마라고 말하지만 엄마는 내가 볼 땐 슈퍼우먼 같고 아빠는 슈퍼맨 같은 느낌이다. 대단하다. 부모가 됐기 때문에 다 가능한 것 같다. 난 상상만 한다. 멋있고 경이롭고 존경스럽다"고 이야기했다.

'그린마더스클럽'에는 타이거맘, 신입맘, 아웃사이더맘, 스칸디맘, 알파맘 등 다양한 엄마의 유형들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김규리는 훗날 어떤 엄마가 될까. 혹은 어떤 엄마가 되길 원할까.

그 중 아웃사이더맘을 연기했던 김규리는 "조금씩 뜯어서 김규리로 만들고 싶다"고 운을 뗐다. 각 인물들마다 조금씩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김규리는 "이은표(이요원 분)처럼 이상주의였다가 현실로 오게 되는 그런 점도 있다. 예를 들어 아이한테 스마트폰을 보여주면 아이도 엄마도 안쓰럽게 보인다. 근데 안 보여줄 수가 없다더라.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이번에 드라마를 하면서 요즘 교육에 관련돼 유행하는 게 드라마 안에 녹아있다. 그런 걸 보면서 '진짜 그런다고?', 소셜들을 보고 '진짜 저래야 된다고? 그럼 아이가 뭐가 달라?'라고 생각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진짜 그렇게 살고 있는 주변 분들이 계시더라. 그 분들을 보면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 들어갔는데 영어를 나보다 더 잘한다. 아이한테 뭔가를 가르치면 '아이답지 않은 거 아니야?' 하면서도 아이가 대단해보이는 거다. 이은표 같이 현실과 이상에서 어느 지점에서 내가 타협하지 않을까 싶긴 한데 '타이거맘' 변춘희(추자현 분)를 보면서 자신이 갖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한텐 꼭 그렇게 해주고 싶은 그런 부분들을 충분히 공감했다. 사실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너희가 공부만 해야지'라는 게 있었다. 내가 어떻게 해서라도 공부만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랬다. 아마 그런 모습들이 타이거맘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부모로서 강인함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스칸디맘 김미영(장혜진 분) 스타일도 좋아한다. 그렇다고 김영미 역할처럼 사람들을 조직해서 그렇게 하진 않는데 아이들마다 그 성격을 알려면 잘하는 걸 놔두고 봐야한다. 한참 자라다 보면 그 성향을 알 수가 있는데 그 성향을 알 때까진 기다려줘야 한다. 내가 가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내 아이가 있다면 아이도 처음엔 기다려줘야 되지 않을까 싶다. 부모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아갈 수 있게끔 좋은 길을 안내해주는 이정표가 됐음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갖고 있다. 알파맘 박윤주(주민경 분) 캐릭터 같은 경우엔 너무 헌신적이다. 내 아이가 나보다 뛰어난 것 같아서 혼신을 다한다. 아이만 남고 본인은 사라진 인물이다. 아이한테만 삶이 있는데 충분히 이해가 된다. 부모님은 캐릭터를 극대화시켜서 그렇지 모든 부모는 자식한테 그러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어 "다 조금씩 떼서 현실로 가져오면 좋겠다. 그랬더니 이요원이 '언니 쉽지 않아~'라 그러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서진하는 안타깝게도 극 중 행복한 결혼 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하는 인물이었다. 이를 연기하면서 결혼관이나 교육관에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 김규리는 아니라고 했다. 김규리는 "작품의 이야기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런 고민은 해본 적이 없다. 아예 내 현실과 극 중 이야기를 연결해보려고 상상해본 적이 없다. 난 나고 서진하는 서진하고 레아는 레아다. 그건 내 현실로 가져온 적이 없다. 난 싱글로 잘 지내고 있다. 그런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 만약 가정이 있었다면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규리는 조심스레 결혼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규리는 "여자로서의 순리를 따르고 싶다. 비혼주의자는 아니다. 그건 혼자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대상이 있어야 한다. 막연하게 '순리를 따르고 싶다'란 생각을 하는 것이다. 희망이지만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다"고 결혼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젠 혼자가 편하다. 혼자 있는게 익숙하고 가볍고 편리하고 그렇다. 그리고 내가 외로울 틈이 없다. 외롭지가 않다. 가족 구성원이 많다. 언니들도 많고 언니들이 내 주변에 같이 있다보니 항상 시끌벅적하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외롭단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런 결핍이 없어서 오히려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더 많았다. 이제는 익숙하다. 언니들이 위로 셋인데 결혼한 언니가 한 명 밖에 없고 조카도 없다. 조카가 생기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사진=화화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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