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감독 "한국 영화인과 환상 협업, 영화 문제 있으면 제 책임"

라제기 2022. 5. 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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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느 가족'으로 4년 전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칸영화제가 부여할 수 있는 최고 영예를 안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한국 영화 최정상급 인력들이 모여 만든 영화"라며 "영화가 문제가 있으면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고레에다 감독은 칸영화제 경쟁 부문만 올해 6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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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에서 '브로커' 상영 후 이례적 박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지난 25일 프랑스 칸 해변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뉴스1

영화 ‘어느 가족’으로 4년 전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칸영화제가 부여할 수 있는 최고 영예를 안았다. 최고의 자리에서 해외에 눈을 돌렸다. 프랑스에서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2019)을 만들었다. 다음은 한국에서 한국 배우와 스태프와 함께 ‘브로커’를 만들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행보는 파격이었으나 그의 영화는 일관성을 잃지 않았다. 가족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그의 영화 저변을 면면히 흐르고 있다. 제75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브로커’는 한발 더 나아간다. 생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다. 26일 오후 칸 한 호텔에서 고레에다 감독을 만나 그의 의도와 속마음을 들었다.

‘브로커’는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버리는 젊은 여자 소영(이지은), 아기를 불임부부 등에게 돈을 주고 넘기는 브로커 상현(송강호), 동수(강동원) 등의 사연을 담고 있다. 세 사람이 아기를 불법 입양시키려는 과정을 거치면서 가족 같은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브로커를 잡으려는 형사 수진(배두나)의 일화가 겹치며 한국사회 입양 문제를 입체적으로 짚는다.

고레에다 감독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촬영할 때 일본 입양 제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구마모토현 병원이 운영하는 아기 우편함이 있다는 걸 알고 더 호기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한국에선 교회에서 운영하는 베이비박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아기 우편함보다 10배 넘게 아기들이 맡겨진다는 점을 알고선 한국에서 영화를 만들어보자 생각했다”고 밝혔다.

‘브로커’는 스타 배우들이 대거 모였다. 송강호 배두나 강동원 이지은(가수 아이유) 이주영이 출연했다. ‘기생충’의 홍경표 촬영감독이 화면을 관장했고, ‘기생충’의 정재일 음악감독이 음악을 책임졌다. 고레에다 감독은 “한국 영화 최정상급 인력들이 모여 만든 영화”라며 “영화가 문제가 있으면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영화 '브로커'능 어울리지 않을 듯한 사람들의 사연을 그리고 싶었다. 영화사 진진 제공

고레에다 감독은 개별 배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공기인형’(2009)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두나에 대해선 최고의 수식을 이어갔다. 그는 “촬영장에서 매번 신이 빚어낸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두나의 연기는 빼어났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미국에서 드라마 촬영 때문에 칸영화제에 오지 못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한국에서 배두나에 대한 책이 나왔는데 책 부록으로 배두나가 출연한 영화 스티커가 있었다”며 “그 중 하나를 골라 옷에 붙이고 레드 카펫에 올랐다”고 말했다.

아이유에 대한 극찬이 있기도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집에만 있어야 할 때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푹 빠졌다”며 “이후 공연 DVD 등을 보고선 출연 제안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촬영장에서 이지은이 대사를 전달하면 마치 멜로디처럼 들릴 정도였다”며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경험”이라고 했다.

‘브로커’는 일부 외국 언론의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아기를 빼돌려 불법 입양을 시키려는 상현과 동수,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아기까지 버리려 했던 소영이 함께 인간주의를 찾아가는 과정이 작위적이면서도 범죄자들을 옹호한다는 이유에서다. 고레에다 감독은 ‘어느 가족’이 일본에서 개봉했을 때 소매치기를 미화한 거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며 “나 자신이 범죄에 대해 전혀 호의적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칸영화제 경쟁 부문만 올해 6번째다. ‘아무도 모른다’(2004)로 최연소 최우수남자배우상(야기라 유야)를 이끌어냈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으며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6번 중 3번이 수상했다면 타율이 아주 좋은 것 아니냐”며 환히 웃었다.

칸=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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