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성폭행 피해 고백 "살기 위해 용서"..오은영 진단은?

신영은 2022. 5. 2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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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알리. 사진ㅣ채널A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가수 알리(38)가 과거 성폭행 피해 사실을 고백하며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오은영 박사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라고 진단하며 "자신만의 안전지대를 만들어보라"고 조언을 내놨다.

알리는 27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했다. 일상 생활을 잘 하다가 급작스럽게 멍해진다며, "말하다가도 갑자기 집중력이 흐려진다. 어떤 얘기를 하다가 '내가 무슨 얘길 했었지' 한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자주 그런다"며 "머릿속이 백지장 같이 된다. 사실 지금 녹화 중에도 그렇다"고 털어놨다.

오 박사는 ‘브레인 포그’ 상태를 의심했다. 오 박사는 "원치 않아 불편함을 초래하는 건 나쁜 멍"이라며, "이런 현상 자체를 브레인 포그라고 한다. 뇌에 안개가 낀 듯 흐리멍덩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는 브레인 포그 증후군 체크리스트 7개 항목에 모두 해당됐다.

오 박사는 "혹시 알리 씨가 세상을 안전하지 않고 경계해야 되고 피해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는 거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이에 알리는 한참 머뭇거리다 어려움을 토로했다. 알리는 잠들기 두려워 최소로 1~2시간만 자고, 일주일에 한 번은 악몽을 꾸며, 공포를 견디기 위해 홀로 소주 2병은 마셔야 지쳐 잠들 수 있다고 설명해 우려를 자아냈다.

오 박사는 알리의 두려움의 원인은 '죽음에 대한 공포'라고 진단했다. 오 박사는 "아주 가까운 의미있는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적 있냐"고 물었고, 알리는 눈물을 흘리며 2020년 세상을 떠난 개그우먼 고(故) 박지선을 언급했다. 패널 이윤지 역시 눈물을 보였다. 박지선과 알리, 이윤지는 절친한 친구로 알려져있다.

알리는 "힘든 상황에서도 항상 웃음을 주던 친구였다. 너무 좋아하는 친구인데 제가 표현을 많이 못했다"며 "그래서 친구가 세상을 떠났을 때 정말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더라"며 "그때 제가 힘들었던 상황이고, 나중에 윤지랑 셋이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연락을 못하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그 친구를 떠나보내게 됐다. 혹시 내 힘듦이 친구에게 간 기분이 들어서 마음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가수 알리. 사진ㅣ채널A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오 박사는 "가까운 사람이 떠났을 때 남은 사람들은 죄책감 많이 느낀다. 근데 알리의 죽음에 대한 공포는 이것만이 원인이 아니"라고 단호히 말했다. 알리가 죽음에 대한 공포까지 느낄 정도면 또 다른 사건이나 경험이 있었을 터라는 것.

알리는 조심스럽게 과거 성폭행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이걸 제가 많이 극복했다고 생각했다. 사실 20대 중반에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 객원 보컬로 활동하고 솔로 앨범 준비 중에 일어난 일이라 그때 많이 좀 상실감을 느꼈던 것 같다. 제 삶의 모든 것들이 송두리째 없어질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오 박사는 "너무 마음이 아프다. 이 이야기 하기까지 얼마나 용기가 필요하셨을까"라며 안타까워 했다. 또 "성폭행은 정말 잔인한 범죄다. 한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시키는 극악무도한 범죄"라며 분노했다. 알리는 "사실 기억하고 싶지 않다"며 고개를 숙였다.

알리는 "제가 평범한 사람이라면 마음껏 미워했을 것 같은데, 내 행동 때문에 내 가족이 다칠 수도 있으니 용서가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겠더라. 전 제 음악을 너무 사랑해서 그걸 오래오래 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털어놨다.

오 박사는 알리의 증상을 'PTSD'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런 분들이 사건과 연관된 걸 떠올리기만 해도 공포스럽고 고통스러워한다. 관련한 걸 피하려 하기 때문에 그 일 이후에 기억력이 안 좋아졌을 것"이라며 "PTSD가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본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치료와 회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오 박사는 "알리 씨만의 안전지대를 만들어보라"는 은영 매직을 내렸다. 알리는 안전한 공간으로 음악을 떠올렸고, 오 박사는 구체적인 대응 방법을 조언했다.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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