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 이게 최신] 생존율 35%, 폐암 치료 어디까지 왔나

이광호 기자 2022. 5. 2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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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걸리는 암을 뽑아 5대 암이라고 하죠. 최근 통계 기준 가장 많이 걸린 암은 갑상선암과 위암, 유방암, 대장암, 그리고 폐암인데요. 특히 폐암은 지난 2019년 기준 새로운 암 환자 중 두 번째로 많았는데, 유독 치료가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암이 치료됐다고 보는 5년 상대 생존율을 기준으로 위암이나 대장암도 70%를 넘는데, 폐암은 35% 정도에 불과합니다. 인간을 괴롭히는 각종 질병의 최신 치료법을 알아보는 의술, 여기까지 왔다. 오늘(28일)은 폐암에 대해 이광호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폐암은 왜 치료가 어려운가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발견이 늦게 됩니다.

엑스레이로 발견이 안 되고 방사선을 이용한 CT를 찍어야 하는 데다, 증상이 기침과 가래 등 감기 등의 증상과도 비슷합니다.

두 번째로는 재발이 많습니다.

폐는 다른 장기에 비해 미세혈관이 많아서 관측되지 않는 작은 암세포가 남아 있다가 나중에 다시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마지막으로, 폐암은 유독 종류가 많습니다.

세포 모양에 따라서 소세포폐암이다 아니다, 소세포폐암이 아닌 것은 비소세포폐암이라 하는데 이것도 위치에 따라 선암이다 아니다, 또 선암 중에도 유전자 변이가 갈라져서 수십 개로 분화됩니다.

그러면 치료법도 달라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아시겠지만 암 치료는 항암제와 방사선, 그리고 수술까지 주로 3가지인데, 폐암은 수술이 힘든 3,4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항암치료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항암제 중 암의 특정 변이를 감지해서 정확하게 암을 치료하는 약을 '표적치료제'라고 하는데요. 전문가 이야기 먼저 들어보시죠. 

[이승룡 / 고대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 그 환자에 맞는 조직형이라든지 유전자 변이까지 확인하고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그걸 표적으로 하는 치료를 하고 있죠. 표적치료제 이외의 환자들은 거의 다 면역치료제로 바뀌었어요.]

지금 전문가가 이야기한 표적치료제의 개발 상황은 어떤가요?
아직 특정 변이에 약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인이 주로 걸리는 폐암의 변이가 따로 있다는 겁니다.

'EGFR'이라고 부르는 변이인데, 국내 폐암 환자의 거의 40%가 이 변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약도 5개가량이 있긴 한데, 이제까지는 죄다 외국 제약사의 약이었어요.

최근 가장 많이 쓰이는 약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약이고요.

그런데 지난해 유한양행이 같은 변이에 대응하는 신약을 내놔서 현재 활용되고 있습니다.

앞서 전문가가 면역치료제라는 것도 이야기를 하던데, 이건 뭔가요?
암세포는 우리 몸이 외부 물질과 싸우지 못하게, 그러니까 면역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면역치료제는 이 면역을 다시 살려서 우리 몸이 암세포와 직접 싸우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예전에 항암제 하면 암세포도 죽이지만 좋은 세포도 죽여서 머리가 빠지고 몸이 안 좋아지는 것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이걸 '세포독성 항암제'라고 부르는데 요즘은 사용 빈도가 크게 줄고 있습니다.

최신 치료제들은 부작용이 훨씬 적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도 폐암 생존율이 낮잖아요. 최근 치료제에도 단점은 있다는 거네요?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 둘 다 단점이 있습니다.

표적치료제는 변이만 정확하다면 효과가 좋긴 한데 약에 내성이 잘 생기고 치료 효과가 아주 크진 않습니다.

면역치료제는 듣기만 한다면 효과가 아주 좋고 내성도 없는데 이 약에 반응을 보이는 환자가 30%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러면 변이도 안 맞고 면역항암제도 안 듣는다면 예전 항암제를 쓸 수밖에 없네요?
그렇습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세포독성 치료제와 면역치료제를 섞는 방식이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병용 요법'이라고 하는데, 지난 3월부터 폐암에서 한 면역항암제가 초기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면서 병용 요법의 길이 넓어졌습니다.

어떤 치료인지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홍숙희 /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 세포독성 항암치료로 암세포를 죽이게 되면, 그 암세포가 죽으면서 나오는 여러 물질이나 변화를 통해 면역치료제가 좀 더 반응을 잘할 수 있게 됐고, 기존에 면역치료제 만으로는 효과를 못 봤던 환자들조차도 면역치료제 효과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거죠.]

지금 폐암 치료 이야기를 하는데, 거의 항암제 이야기만 한 것 같아요. 수술에선 특별히 변화가 없나요?
폐암 수술은 폐 일부를 잘라낸다는 건데 호흡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으니 다른 장기보다 삶의 질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거든요.

그래도 수술 영역에서도 발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로봇 수술인데, 관련해 의사 이야기 들어보시죠. 

[현관용 /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 : 로봇 카메라 자체가 일반적인 흉강경 카메라보다 10배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고, 로봇 팔은 인간의 손이나 기구가 닿지 않는 좁은 부분까지 들어가서 회전도 되고요.]

세밀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변 조직의 손상이 훨씬 적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흉강경 수술엔 건강보험 적용이 되고, 로봇수술엔 안 됩니다.

그래서 흉강경에 확대경을 달고, 3D 기술까지 도입해 암의 깊이를 실시간으로 보는 등 흉강경 수술 차원의 발전도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광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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