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지역 시의원, 구의원 이름 아는 분 있나요"..'깜깜이' 지선 반복

조현기 기자,이비슬 기자 2022. 5. 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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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선거구제 운영 '지역구 기초의원 선거' 혼란 커
막막한 '교육감 선거'..아이들 위해 더 관심 필요도
지난 23일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아파트 외벽에 제8회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벽보가 높게 붙어 있어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2022.5.2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이비슬 기자 = "너무 모르고 뽑는 것 같아요."

지방선거는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이 따라 붙곤 한다. 여러 장의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낯선 후보자들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27일 제8회 6.1전국동시지방선거 첫 날 사전투표율이 역대 지선 첫날 사전투표 중 가장 높은 10.18%로 집계될 정도로 유권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아직도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이다.

영등포구에 사는 박모씨(33·여)는 "투표는 둘째치고 지금 현재 영등포의회 의원이 누군지도 모르겠다"며 "혹시 사시는 곳 시의원, 구의원 아시는 분 있냐"고 되물었다. 경기도 동탄에 거주하는 강모씨는 "아직 선관위에서 온 공보물도 안펴봤다"며 "주말에 한 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직장인 김모씨(29·남)는 "송영길, 오세훈 이정도만 알지 나머진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동네마다 유세원들이 매일 같이 인사하지만 이 사람이 누군지도, 어떤 공약을 가지고 있는지도 몰라 민망하다"고 고백했다.

사전투표를 마친 곽모씨(35·남)도 "해외출장을 가야해서 부랴부랴 투표를 했지만 솔직히 너무 많아서 누가 어떤 공약을 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무투표 당선' 제도는 정말 고쳤으면 좋겠다"며 "이미 무투표 당선된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단독후보라도 유권자에게 '이 사람이 괜찮냐 안 괜찮냐' 이 정도는 물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실제 이번 8회 지방선거에서는 Δ기초단체장 6명 Δ지역구 광역의원 106명 Δ지역구 기초의원 282명 Δ비례대표 기초의원 99명 Δ교육의원 1명 등 494명이 이미 무투표로 당선됐다.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을 사흘 앞둔 지난 16일 충남 금산에 위치한 차량광고업체에서 관계자들이 각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유세차량을 제작하고 있다. 2022.5.16/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 알쏭달쏭 '중선거구제'…11개 지역구에선 '중대선거구제' 시범 실시

특히 중선거구제를 운영하는 지역구 기초의원 선거에 대해 혼동하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손모씨(29·여)는 "솔직히 주위에 한 소리를 들을 것 같아서 물어보진 않았지만 1-가, 2-가 잘 이해가 안 된다"며 "고등학교 정치시간에 배웠던 어렴풋한 기억이 있긴한데 관련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 이야기를 듣던 윤모씨(31·여)도 "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어떻게 투표하면 되냐"고 겸연쩍게 웃었다.

지역구 기초의원 선거는 한 선거구 내에서 복수인원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어 같은 정당에서 복수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기초의원 후보를 두 명씩 냈다면 후보들은 각각 1-가, 1-나 번호(민주당)와 2-가, 2-나 번호(국민의힘)를 받는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전국 11개 국회의원지역구 내 지역구 기초의원 선거구에서 3~5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시범 실시한다. 11개 선거구는 Δ서울 서초갑 Δ서울 성북갑 Δ서울 동대문을 Δ서울 강서을 Δ경기 용인정 Δ경기 남양주병 Δ경기 구리 Δ인천 동구 Δ대구 수성을 Δ충남 논산금산계룡 Δ광주 광산을이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 투표 첫날인 27일 서울 용산구의회에 마련된 이태원 제1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 정당명·기호도 없는 교육감 선거…"도대체 어떻게 투표하지?"

교육감 선거의 경우에는 더 심각하다. 기존 선거와 달리 정당명·기호도 없는 선거로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교육감 선거는 정당, 기호도 없어서 막막하다"며 "그렇다고 내가 지금 교육을 받는 사람도 아닌 입장에서 어떤게 아이들을 위해 나은 선택인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이 말을 들은 엄모씨는 "교육감을 굳이 선거로 뽑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교육감 선거에 대해선 뭔가 좀 다시 제도적 고민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실제 중앙선관위가 7회 지방선거(2018년 6월13일) 이후 내놓은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43.6%에 불과했다. 광역단체장(72.3%)이나 기초단체장(66.9%)은 물론이고 지방의원(46.9%)에 비해서도 낮은 것이다.

다만 일부 유권자들은 지방선거 중 교육감 선거가 중요하다며 공약을 공부하고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사전투표를 마친 이태헌씨(70·남)는 "정치인이야 다 거기서 거기"라며 "교육감은 자라나는 애들을 위해 정말 관심을 갖고 공약을 살폈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배모씨(27·여)도 "제가 이제 교육의 직접 대상자는 아니지만 교육받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투표했다"고 덧붙였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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