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송강호 "무엇으로도 진짜 행복 바꿀 수 없어" [2022 칸영화제]
작년 심사위원 이어 다시 칸行
"악인인데 어수룩한 인간미
고레에다 감독의 특유 문법"
배우 송강호는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브로커'로 작년에 이어 다시 칸을 찾았다. 1년 사이, 다시 '신분'이 바뀌었다.
작년엔 심사위원이었지만 올해는 본업인 배우 자격이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송강호는 고레에다 감독을 '여백을 남겨두는 연출가'로 표현했다.
"일본 감독님이시니 정교한 시나리오대로 짜두실 거라는 선입견이 없지 않았어요. 하지만 영화를 찍다 보니 여백을 남겨두는 스타일이시란 걸 알게 됐습니다. 그 여백을 현장에서 채우시는 거죠."
송강호는 이번 영화에서 외견상 세탁소 사장이면서 아이를 '파는' 브로커 역을 맡았다. 악인이지만 인간성이 가득한 캐릭터다.
보육원에서 자라며 느끼는 상실감 대신, 차라리 간절하게 아이를 바라지만 여러 다른 이유로 정식 입양이 어려운 부모를 찾아주는 게 모두의 행복을 위해 낫다고 판단해 선의의 '인신매매'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사랑할 수도, 그렇다고 미워할 수도 없는 다면적인 인물이다. 고레에다 감독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처럼 한 방향으로만 해석할 수 없는 인물을 송강호는 연기해낸다.
"악인인 건 맞는데 어수룩하고 또 인간미도 넘치죠. 고레에다 감독님은 중반부로 갈수록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에 대한 얘기를 함께 풀어가시려 해요. 캐릭터의 선명도가 낮아 상현이란 인물의 행동이나 선택이 일견 의아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고레에다 감독의 문법은 이런 것이구나를 하는 것을 영화를 통해 느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송강호는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 전작을 거의 다 봤다고 한다.
두 사람은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그랜드호텔 엘리베이터 문앞에서 처음 만났다. 그리고 약 15년이 지나 '브로커'에 출연했고 칸영화제까지 초청 받았다. "고레에다 감독님과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인사를 처음 나눴어요. 그리고 10년 정도 지난 뒤에 고레에다 감독님이 부산국제영화제에 다시 오셨죠. 이번 영화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배우로서 다시 서는 칸. 송강호는 작년 심사위원 때에는 "하루에 영화 3편을 보면 새벽 1시, 새벽 2시가 되는 일이 다반사여서 빈틈 없는 일정이 힘들었다"고 했다.
"칸영화제 심사위원 때는 경쟁 부문 진출작 24편을 다 봐야 하니 굉장히 바빴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편했습니다. 하지만 경쟁 부문으로 다시 오니, 어쨌든 여러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죠. 어쨌든 '경쟁'이니까요. (웃음)"
처음 호흡을 맞춘 후배 연기자 이지은(아이유)에 대해선 "배우로서의 총명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이유만이 갖고 있는 정서가 있어요. '나의 아저씨'에선 드라마 전체를 대변하는 정서를 품고 있잖아요. 연기로만 되는 게 아니라 감성이 발달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로커'의 소영이 가진 감성이나 그런 것을 섬세하게 받아들인 배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화 '브로커'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과 대사로는 극중 이형사(이주영)가 "우리가 브로커인 것 같다"고 말하는 대목을 꼽았다.
"형사들이, 피의자를 그물에 걸리도록 해서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브로커가 아니냐 하는 생각을 하는 대목이잖아요. 이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대사이기도 합니다. 과연 그 무엇과 진짜 행복, 진짜 인생을 바꿀 수 있는가란 생각을 하게 하니까요."
[칸 =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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