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아이유 "난 행운아, 이 마음이 날 다시 걷게 해" [2022 칸영화제]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자장가 음정 넣을지 고민
기립박수, 감사하고 영광"
프랑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 '브로커'에서 미혼모 소영 역할을 맡은 배우 이지은(아이유)는 28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전날 저녁 팔레 데 페스티벌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된 '브로커' 중 이지은이 맡은 배역 소영은 등장인물들에게 일일이 "태어나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주며 위로하는 명장면이 나온다.
"만약 제가 저 자신에게 위로의 말을 단 한 마디만 할 수 있다면 '너는 정말 행운아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어떤 순간엔 힘들다고, 또 이런 불행이 나한테 왜 왔을까 생각했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행운이 많았던 사람이었어요. 그런 마음이 저를 늘 다시 걷게 했던 것 같아요."
생애 처음으로 칸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은 이지은은 영화에서 아들을 베이비박스에 버리는 미혼모를 연기해 극찬을 받았다.
"큰 환호에 눈물을 글썽였다는 보도도 있는데, 사실 눈물이 찬 건 아니었어요. 그저 조명 때문에 눈이 피곤했던 것 같아요. (웃음) 콘서트장에서 팬분들의 큰 환호를 경험한 적은 있지만 장시간 박수를 받는 것은 처음이어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끝나게 되는 거지?' 하고 생각했어요. 어제 박수는 영화를 만든 모두에게 고생했다고 말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극중 또 다른 명장면은 이지은이 아들 우성의 기저귀를 갈며 자장가를 불러주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가수인 그의 본업과 겹쳐 상영 직후 큰 화제가 됐다. 이지은은 "음정을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장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대본 리딩 때도 자장가를 부를 때 정말 떨렸는데 촬영 현장에서도 바이브레이션을 넣어야 하나, 키를 어떻게 잡아야 하나 고민했어요. (웃음) 하지만 결국 작위적이지 않을까 싶어서 '최대한 깨끗하게 부르자'고 생각했어요. 가장 '기계적인' 자장가로 불렀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지은이 열연해 대내외적으로 호평을 받은 '나의 아저씨'를 본 뒤 이지은을 캐스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나의 아저씨'의 이지안과 '브로커'의 소영은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지안이는 화가 나 있어도 화를 내지 않고 눈물이 나도 표현을 하지 않잖아요. 지안이가 조용한 인간인 반면, '브로커'의 소영이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참지 못하고 욕을 하고 표현을 하는 인간이라는 점이 달라요. 화가 나 있음을 진한 화장으로 가려버려요. 세차장에서 비눗물을 맞고 화장이 지워지면서 자신의 모습을 되찾게 되는 거죠."
이지은은 이번 영화를 통해 엄마라는 존재를 다시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한 번도 엄마인 적이 없고 출산을 해본 적도 없지만 '엄마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번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며 "엄마란 존재는 출산이라는 너무 큰 벽을 넘어본 사람, 그리고 몸안에서 태어난 생명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칸 =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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