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한 나라에 금융도시 2개?.. 경쟁력은 어디에

강한빛 기자 2022. 5. 28.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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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부산 가라고요?" 금융허브 논란 시끌②] "미국 등 이미 2개 금융도시 육성" VS "부작용 고려해야"

[편집자주]새 정부가 산업은행 본점을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차기 산은 회장이 취임하면 관련 법 개정부터 태스크포스(TF) 구성까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안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일각에선 4조원의 경제유발효과와 국가균형발전을 기대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업무 비효율성과 젊은 직원들의 이탈, 금융 경쟁력 저하 등을 우려하고 있다. 부산이 세계 2위의 환적항으로 동북아 물류 중심기지라는 점에서 산업은행과 금융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반면 한 나라에 서울과 부산 두 개의 금융중심지가 존재하면 오히려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이미 2005년 1월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했다. 17년이 지난 지금 한국거래소의 위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부산국제금융센터 3단계 개발 조감도./사진=부산시
◆기사 게재 순서
① 산업은행, 부산行 두고 갑론을박… "MZ 떠난다" vs "경제효과 4조원"
② 서울-부산, 한 나라에 금융도시 2개?… 경쟁력은 어디에
③ 한국거래소, 부산 이전 17년… 현 주소는
윤석열 대통령이 KDB산업은행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서울과 함께 부산 두 금융중심지가 형성되면서 경쟁력을 지닐지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금융산업이 오히려 뒷걸음질 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미 금융생태계가 구축된 서울 외에 제2의 금융도시를 조성하는 게 현실과 동떨어진 논의라는 우려에서다. 산은의 부산 이전으로 금융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선도 존재하지만 정책적 역량과 인프라가 분산돼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아직은 먼 부산의 '아시아 금융허브'의 길… 126곳 중 30위


부산은 2009년 해양·파생 특화금융중심지로 선정됐다. 핵심 기지는 BIFC(부산국제금융센터)로 현재 기술보증기금·BNK부산은행·한국예탁결제원 등이 자리했다.

부산이 금융기관을 끌어 들이며 금융생태계 조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금융도시와 비교해서는 뒤처지고 있다. 부산은 지난 3월 영국 글로벌 컨설팅사 '지옌'이 집계한 GFCI(국제금융센터지수)에서 세계 도시 126곳 가운데 30위(673점)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675점(33위)에서 2점 내려갔지만 순위는 3계단 올라섰다. 같은 기간 서울은 12위를 기록, 홍콩(3위), 상하이(4위), 베이징(8위), 도쿄(9위) 등 주변 주요 국가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부산은 2014년 3월 27위로 국제금융센터지수 순위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2015년 3월과 9월 각각 24위까지 올랐지만 2016년 3월 38위를 기록하며 뒷걸음질 후 2017년 9월엔 70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듬해 3월 46위로 무려 24계단을 뛰어올랐지만 2020년 9월까지 40~50위권에 갇혀 있었다. 지난해 3월 36위 자리에 오르며 6년 만에 다시 30위권에 진입했고, 같은 해 9월 33위에 이어 올해 3월 30위까지 올랐다. 다만 점수는 지난해 3월 677점, 같은해 9월 675점, 올해 3월 673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됐다. 최고 순위를 기록한 2014년 3월(686점)과 비교해 8년 사이 13점이 하락했다.

부산시는 산은 본사 유치로 최고 순위인 20위권에 재진입하겠다는 포부다. 부산시는 "산은 부산 유치를 통해 연관 국내 민간금융기업은 물론 외국계 금융기업들을 유치해 2030년까지 글로벌 금융 20위권, 아시아지역 5위권에 진입시키겠다"고 밝혔다.


"한 나라에 금융도시 1개도 어려워"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는 산은의 부산 이전이 오히려 서울과 부산의 금융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 지적이다. 이동걸 전 산은 회장은 "부산 이전이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 절차 없이 이뤄지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며 "잘못된 결정은 불가역적인 결과와 치유할 수 없는 폐해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세훈 서울 시장 역시 "지나치게 국토 균형발전이란 대의명분에 집착해 함께 손해 볼 수 있는 실험을 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1개 금융도시 추진도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복수의 금융중심지를 두는 것보다 서울이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등을 제치고 아시아의 금융도시가 되도록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서울과 부산의 GFCI 지수는 금융기관의 지방이전이 본격화된 2015년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다. 서울은 2015년 9월 최고 6위까지 이름을 올렸지만 다음해 3월 12위, 같은해 9월 14위까지 미끄러졌다. 부산 역시 2015년 9월 24위였지만 그 다음해 3월 38위, 6개월 뒤인 9월엔 41위로 밀려났다.

강다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서울도 국제 금융중심지 입지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부산 금융중심지 중복 지정으로 금융경쟁력 지수가 하락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한 나라에 여러 금융도시를 두는 것이 현실성이 없는 구상이 아니라는 견해도 나온다. 이미 미국, 영국, 독일 외 아시아 선진국들은 최소 2개 이상의 금융도시를 지정해 육성 중이다. 미국은 뉴욕 외에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최대 도시 샬럿을 미국 제2의 금융도시로 키워냈다.

남부권 주요 산업구조 상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이 많아 산은의 주요 업무 영역의 현장 대응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울러 부산시는 뉴욕, 런던, 홍콩, 싱가포르를 비롯한 세계 금융도시 대부분이 항만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점을 보면 산은의 부산 이전으로 금융과 실물경제를 연계해 국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서울 외 지방으로 금융기관, 금융사를 이전한다고 하면 부산이 대안이 될 수는 있다"며 "부산은 이미 기술보증기금, 한국거래소 등이 위치해 기본적인 금융 환경이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성 교수는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은 선거철마다 나오는 논의이자 이번 이전 공약 역시 대선에서 나온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실제 경제적 이점 등 부산 이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토 후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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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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