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이지은 "정말 많은 일들 일어나..녹초돼 생각난 건 팬들"[칸리포트]
"'브로커' 소영, 개성 강해..또 다른 엄마역할도 욕심"
"베이비박스, 보육원 관심 생겨..몰랐던 것 많았다"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칸 레드카펫에 입성한 배우 이지은(아이유)이 프랑스 칸에서도 뜨거웠던 팬들의 열기에 이렇게 답했다.
이지은은 27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칸 현지에서 열린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항에서부터 레드카펫까지 가득 채운 유애나(팬클럽 이름)의 열기와 한류 팬들의 호응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브로커’는 베이비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어느 가족’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연출작이다. 이지은은 극 중 아들 우성이를 베이비박스에 버린 뒤 다시 찾으러 돌아온 엄마 소영 역을 맡아 심도 깊은 감정 연기를 보여줬다.
이지은은 “스탭들과 회사분들 모두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라며 “(프랑스로)입국할 때부터 공항에 팬 분들이 나와 계셨다. 영상도 찍혔던데 표정을 보시면 아실거다. 저를 비롯한 모든 분들이 표정이 다 벙쪘다. 모두 다 얼이 빠져있었는데 되게 기분 좋은 일이었다”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 “어제 레드카펫에 그렇게 많은 팬분들이 계실줄 상상도 못했고, 팬분들이 CD를 들고 나와 계시기에 몰래카메라인가 싶기도 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전히 실감이 안 난다. 내 인생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 나름 연예계 활동도 오래했고 이런 저런 일들을 겪었다 생각했는데 어제 같은 경우는 제 인생에 많이 특별한 하루로 남을 것 같다”며 “다만 많이 즐기지는 못했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자신의 영화를 본 것 역시 칸에서가 처음이었다고. 이지은은 “처음 오프닝 때부터 영화를 영화로 즐기며 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첫 장면부터 내가 나와서 놀랐다. 내가 나온 부분들을 보고 쫓아가느라 바빴던 것 같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한국에 가서 다시 작품을 제대로 봐야지 생각했다”면서도 “그래도 영화를 보기 전까지 걱정했던 부분들이 생각한 만큼 많이 나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외신의 폭발적인 반응에 대해선 “주변을 통해 번역된 몇몇 외신 반응들을 보는데 당연히 기분이 너무 좋다. 한국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호응했다.
다만 역할의 비중이 크고 매력적일수록 긴장과 부담이 따르는 법이다. 이지은은 “대본리딩할 때가 가장 떨렸다”며 “대본리딩 당시 마스크를 썼는데 마스크 안으로 땀이 떨어지는 게 느껴질 정도로 힘들었다. 모두가 거장인 이런 모임에 내가 들어가 있다니 정말 출세한 느낌이랄까. 그러면서도 내가 여기서 허점이 되면 안될텐데란 마음에 힘든 건 사실이었다”고 솔직히 토로했다. 또 “현장에서도 그래서 많이 즐기질 못했다. 대기시간 내내 혼자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 한 기억이 난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지나고 나니 연기는 물론 연기 외적으로도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던 값진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지은은 “함께 연기한 선배님들을 보면서 나도 10년 후에는 저런 선배님들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10년 후가 된다면 나도 선배님들처럼 되고싶다 그런 생각을 했다”고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등에 존경을 표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첫 엄마, 미혼모 연기에 도전한 소회에 대해서도 전했다. 이지은은 “소영이가 매우 개성이 강한 엄마이다 보니, 엄마 역할을 한 건 맞지만 ‘브로커’가 끝난 다음에 또 다른 엄마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이어 “소영은 단순히 엄마란 카테고리로만 규정지어질 인물은 아니다. 수많은 전사 중 하나가 엄마인 인물이다. 한 명의 여성으로서, 개인으로서 살아온 개별 서사들이 다 다르다보니 그렇게 다른 세 서사들을 다 담아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기해 어렵게 다가왔다”고도 부연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그간 들여다보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를 알고 배웠다고도 덧붙였다.
“아이를 낳아본 적도 없고 미혼모였던 적도 없던 저로선, 이번 작품을 통해 ‘아, 정말 사람은 자기 삶만 사는구나’란 생각을 했어요. 내가 이쪽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구나 깨달았죠. 그 계기로 베이비박스, 아이들이 모여있는 보육원 이런 곳들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예전부터 조금씩 연이 닿아온 보육원이 있는데요, 촬영하면서는 내가 연을 맺고 있는 보육원의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어 어려웠고요.”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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