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매출 2억 넘는 '메종한남'..파격실험 통했다는데 [남돈남산]

신수현 2022. 5. 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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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우 메종한남 대표 인터뷰

[남돈남산] 최근 몇 년 새 젊은 부자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역으로 급부상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지난 25일 오후 유엔빌리지 입구에서 차량으로 3분가량 이동하자 붉은색 벽돌과 검은색 지붕이 어우러진 2층짜리 단독주택처럼 보이는 건물이 나왔다.

문패에 '한남집', 건물 외벽 측면에 '메종한남(MAISON HANNAM)'이라고 적힌 이곳은 한때 이탈리아 대사관저로 사용됐던 단독주택으로, 2020년 4월 이탈리안 레스토랑 메종한남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메종한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강 조망이 특히 아름다운 곳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한남동 인기 명소(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대지면적만 661㎡(약 200평)를 훌쩍 넘어 보였다.

메종한남 외부 전경. [신수현 기자]
입구에 들어서자 2층에서 '아트 쇼(ART SHOW)'가 열린다는 것을 알리는 안내판이 보였다.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화려한 꽃장식과 어우러진 탁자가 놓여 있었다. 탁자 앞쪽으로 펼쳐진 넓은 공간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렸다. 고개를 돌리자 탁 트인 한강 조망이 눈앞에 펼쳐졌다. '와~' 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순간 해외 여행지에 온 기분이 들었다.
메종한남 내부 전경. [신수현 기자]
2층으로 올라가자 이달 26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미술품 전시회 '살 데 페앙튜르(Salle des Peintures)'가 진행된다는 것을 알리는 내용이 적힌 벽면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미술관에서 볼법한 모습이었다. 전시회 내용을 알리는 벽면이 위치한 공간에는 실제 여러 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었다.
메종한남 2층에 전시된 작품 옆에서 구승우 메종한남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구승우 대표]
현장에서 만난 구승우 메종한남 대표(창업자)는 "'살 데 페앙튜르(Salle des Peintures)'는 프랑스어로 '그림의 방'을 의미한다"며 "살 데 페앙튜르는 메종한남을 단순한 레스토랑이 아닌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메종한남과 구예림(활동명: 아치쿠·artsykoo) 전시 기획자(아트 디렉터)가 마련한 첫 번째 전시회"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2019년 메종한남을 설계할 때부터 화려하지만 편안하고, 공간에 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어느 날 메종한남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다가 파리 '센 강'에 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파리 센 강 부근에 살고 있는 프랑스인은 집 안 한쪽에 미술품을 가득 채운 후 지인들을 초대해 음악을 들으면서 와인을 마시고, 미술 작품도 감상할 것 같았다"며 "이 같은 상상을 토대로 기획된 게 이번 첫 번째 전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아치쿠 아트 디렉터는 "이번 전시회 콘셉트는 '여행, 휴가, 방학'"이라며 "전시 작품은 모두 이세정 작가 작품으로, 이세정 작가가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여러 나라를 방문한 후 그곳에서 느꼈던 여러 감정과 경험을 수를 놓아 표현한 예술품"이라고 설명했다.

아치쿠 아트 디렉터는 또한 "연내 메종한남에서 2번 정도 전시회를 추가 기획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종한남 2층에 전시된 이세정 작가의 작품들. [사진 제공 = 메종한남]
구 대표는 대학 시절 스위스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했다. 호텔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유럽 곳곳의 여러 레스토랑에 가봤다. 당시 그는 공부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면 언젠가는 꼭 한국에 고품질의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열겠다고 결심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서 직장생활을 통해 먼저 사회 경험을 쌓은 후 2019년 외식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국내외를 오가며 명품 가구 유통업 등을 해오던 장현우 현 메종한남 공동 대표를 이 무렵 만나 메종한남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구 대표는 "메종한남은 원래 이탈리아 대사관저였기 때문에 프렌치보다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외식업은 인건비, 날씨 등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는 데다 투자금 대비 수익이 낮은 편이지만 레스토랑 사업을 해보는 게 오랜 꿈이었기 때문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알려진 것과 달리 구 대표는 메종한남 건물주가 아니며, 친분 관계가 전혀 없던 건물주와 장기 계약을 맺은 임차인이다. 구 대표는 "광고비를 특별히 많이 쓴 것도 아닌데 단골손님이 자연스럽게 많아지면서 메종한남은 꾸준히 성장해왔다"며 "최근 월 매출은 약 2억5000만원으로, 매장이 고급스럽고 편안하다고 느끼는 고객들이 자주 재방문해준 덕분인 것 같다"고 전했다.

구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와의 협업(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마치 명품관처럼 조성한 바(bar) '브이라운지 한남'을 지난해 말 메종한남 부근에 개관했다.

"외식업을 넘어 사람들이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와~'하면서 저절로 감탄할 수 있고,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으며, 해당 공간에 있는 자체만으로도 특별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남돈남산은 많이 팔린 제품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협찬, 광고 등을 통해 나가는 기사가 아닙니다. 기자가 기업에 직접 접촉하고 여러 가지를 직접 취재한 후 공들여 쓰는 기사입니다. 자사 제품 중에 소비자에게 사랑받아 많이 팔린 제품이 있다면 제보해주셔도 좋습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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