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을 한꺼번에 뽑는다고?..유권자들 "내겐 너무 어려운 투표"

심영석 기자 2022. 5.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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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도입 '중선거구제' 기초의원 선거..반드시 한 명만 기표해야
무효표 비중 높지 않지만.."한표 행사한 유권자는 아쉽고 속상"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7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40대 직장인 A씨는 6·1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7일 출근길에 아파트 단지 내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총 7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한장씩 차근차근 기표를 진행하다가 기초의원 투표용지를 펴는 순간 당황했다. Δ1-가 Δ2-나 등 총 4명의 후보 중 한 명에게만 기표하는 것인지, 두 명을 선택해야 하는지 헷갈렸기 때문이다. 다행히 유권자 1인당 7명의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방송광고가 떠올라 한 명의 후보에만 기표해 무효표로 처리될 수 있는 위기를 넘겼지만 “투표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라고 푸념했다.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2일차를 맞고 있는 가운데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과외라도 받아야 하나”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총 7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해야 하는 데다 한 번에 진행되는 사전투표와 달리 본투표에서는 두 번에 걸쳐 나눠 진행된다.

더욱이 기초의원 투표의 경우 Δ1-가 Δ1-나 Δ2-가 Δ2-나 등 생소한 기호가 붙은 여러 후보가 나열돼 있어 과연 몇 명에게 기표해야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온다.

28일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 7개의 선거가 동시에 실시되는 이번 지방선거는 단 한 장의 투표용지를 받는 대선과 후보자·정당에 각각 한 표를 행사하는 총선의 투표 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자신의 거주지역의 Δ시·도지사 Δ구·시·군의 장 Δ광역시·도의원 Δ비례대표 시·도의원 Δ지역구 구·시·군의원 Δ비례대표 구·시·군의원 Δ시·도교육감 등 총 7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각 1명씩 총 7명의 후보를 뽑아야 한다.

대전의 경우 해당되지 않지만 이번에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동시에 진행되는 충남 보령·서천 유권자들은 1장의 투표용지를 더 받아 한 사람이 총 8표의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우선 유권자들은 총 7장의 투표용지에 과연 자신이 선택한 후보에게 제대로 기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특히, 일부 고령층의 경우 7장에 이르는 투표용지 자체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7일 사전투표를 마쳤다는 대전 서구 내동 거주 70대 여성 유권자는 “투표용지가 왜 이렇게 많은지 헷갈려서 한참 동안 기표소에서 나오질 못했다”라며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지인의 딸이 구의원 후보로 출마했는데 그것만 제대로 찍었다면 다행”이라고 털어놨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선거는 선거구별로 2~4명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일부 유권자들이 선출 정수만큼 후보자들에 기표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반드시 한 명의 후보자에게 기표해야만 유효표로 인정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대전선관위 제공) © 뉴스1

실제,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선거는 선거구별로 2~4명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어 후보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다.

각 정당에서 선출 인원 내에서 여러 명의 후보자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호도 ‘1-가’ ‘2-나’ 등이다. 앞의 숫자는 정당의 기호를, 뒤의 한글은 정당의 후보 추천 순위를 표시한다.

1-나는 더불어민주당의 두번째 후보를, 2-가는 국민의힘의 1순위 후보를 지칭한다.

일부 유권자들이 선출 정수만큼 후보자를 선출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앞선 사례와 같이 반드시 한 명의 후보자에게 기표해야만 유효표로 인정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대전에서 최근 4년간 치러진 선거에서 발생한 무효표 수는 Δ2018년 제7회 지방선거 총 70만 6983표 중 9701표 Δ2020년 총선 81만554표 중 9783표 Δ지난 3월 대선 94만5308표 중 8907명 등으로 집계됐다.

무효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로서는 아쉽고 속상한 대목이며, 특히 이번 기초의회 선거에서 무효표가 속출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 이날까지 진행되는 사전투표에서는 한번에 7장의 투표용지를 다 받아 기표소에 들어간다.

하지만 본 선거일인 6월1일에는 1차로 3장(교육감, 시·도지사, 구청장·시장·군수)을 받아 기표한 뒤 투표함에 넣고, 2차로 나머지 4장을 받아 처리하게 된다.

또, 무투표 당선자가 배출된 경우에는 그만큼 투표용지 수가 줄어든다.

각 투표소에 사무관계자가 있는 만큼 도움을 요청하면 투표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무효표로 처리되지 않도록 유권자 스스로가 주의해야 한다.

대전선관위 관계자는 “최근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지방선거 투표 참여 의향 등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71.5%가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다”라며 “각 가정에 배달된 선거공보물 봉투 안에 후보자들의 면면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와 투표절차 등이 상세히 안내돼 있다. 적극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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