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20대 중반 성폭행 당해, 가해자 미워할 수도 없었다" ('금쪽상담소') [MD리뷰]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가수 알리가 꺼내고 싶지 않은 기억을 털어놨다.
27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알리의 이야기가 다뤄졌다.
이날 알리는 "건강한 엄마가 되고 싶은데, 요즘 자꾸 멍을 때린다. 말하다가도 갑자기 집중력이 흐려진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냐?"고 물었고, 알리는 "라디오 생방송 중 3초 이상의 정적은 방송사고라고 하는데, 그런 일이 많다. 그런 일이 많다보니 임기응변이 생기기는 했지만, 자꾸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고백했다.
이야기는 알리의 일상을 짚어보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알리는 "잘 때도 불안감에 무거운 향초 같은 것을 옆에 두고 잤다. 나만의 방어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고, 오은영은 "보통 부모들이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경계심이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무기로 쓸 것까지 옆에 둔다는 것은 경계심이 너무 높다. 세상이 무섭냐?"고 물었다.
질문에 알리는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나는 잠을 자는 것이 무서웠다. 그래서 하루에 2시간 정도만 잤던 것 같다"고 얘기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오은영의 진단은 잠을 통해 죽을 수도 있다는 원초적인 '죽음'에 대한 공포였다. 그 순간 알리와 '금쪽상담소' MC 이윤지가 떠올린 인물은 故 박지선이었다.
알리는 "이윤지와 내가 참 아끼는 친구가….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힘든 상황에서도 계속 웃음을 주던 친구였다. 지금도 너무 좋아하는 친구인데, 내가 많이 표현을 못했다. 그 친구가 세상에 사라졌을 때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당시는 내가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다. 그러다 이윤지랑 셋이서 만나기로 했었는데, 그 친구를 떠나보냈다. 내 힘듦이 그 친구에게 간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안좋더라"고 어렵게 털어놨다.
눈물을 쏟는 알리의 모습에 이윤지는 "지선이가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 알리를 만나게 해준 거라고 생각을 한다"며 위로했다.
알리에게는 또 다른 아픔도 있었다. 그는 "20대 중반에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 객원 보컬로 활동을 하고 솔로 앨범을 준비하다가 일어난 일이라 당시에 큰 상실감을 느꼈었다. 내 삶의 모든 것이 송두리째 없어질 것 같았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처벌을 받긴 받았다.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 나는 그냥 가해자가 잘 살았으면 좋겠다. 내가 노출이 된 사람이다보니 내가 어떤 말을 했을 때 그 가해자가 뉘어치고 살다가 내 말로 인해 다른 삶을 살 수도 있지 않나. 내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미워했을 텐데. 내 가족이 다칠 수도 있으니까. 내 입장에서는 용서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사진 = 채널A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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