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72] Make them listen

황석희 영화 번역가 2022. 5.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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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게 만들려무나
영화 ‘문폴(Moonfall)'

“저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에요(I’m a nobody).” KC 하우스먼(존 브래들리 분)이 치매로 요양원에 있는 어머니에게 푸념하듯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 서른이 넘도록 변변한 직장에 취업도 못 하고, 달이 인공 구조물이라는 음모론이나 주장하는 그는 아웃사이더다. 어머니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너는 내겐 대단한 사람이란다(you’re somebody to me).”

영화 ‘문폴(Moonfall∙2022∙사진)’은 제목 그대로 달이 지구로 떨어지는 공상과학 영화지만, 아무도 믿어 주지 않은 아웃사이더의 말을 믿어 준 이들의 드라마이기도 하다. KC 하우스먼(KC Houseman)은 달의 궤도가 변경된 사실을 NASA(미 항공우주국)보다도 먼저 발견한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NASA에 경고는커녕 관계자와 전화 한 통 하는 게 쉽지 않다. 지구가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 주지 않자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어머니를 찾아가 말한다. “대단한 발견을 했지만 별 의미 없어요. 아무도 제 말을 안 들을 거예요(I actually did make a discovery. But it doesn’t matter. No one will listen to me).” 치매 환자인 어머니는 좌절하는 아들을 전처럼 또렷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한다. “그럼 듣게 만들려무나(Make them listen).”

KC 하우스먼은 다시 용기를 내어 방법을 찾기로 한다. 그러곤 자신의 말을 믿어 주지 않았던 전직 우주 비행사 브라이언 하퍼(패트릭 윌슨 분)를 설득하여 지구로 접근하는 달을 막기 위해 우주로 나선다. 어머니의 말을 기억하는 KC는 이제 칠흑 같은 우주도 두렵지 않다. “어머니는 온통 어둠만 보일 때도 빛을 보여주는 사람이다(A mother is a woman who shows you the light when you just see the d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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