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마리 소를 죽였다.. 살처분은 생태주의인가
양지호 기자 입력 2022. 5. 28. 03:02
생태의 시대|요아힘 라트카우 지음|김희상 옮김|열린책들|1040쪽|4만5000원
환경 운동에는 여러 얼굴이 있다. 1990년대 영국에서는 ‘환경 운동’의 이름으로 인간을 테러하는 조직이 등장했다. 일부 동물 보호 운동가는 동물 대상 실험을 하는 연구진을 대상으로 우편 폭탄과 자동차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좌파 사학자 에릭 홉스봄이 “미친 사이코패스와 극렬 분자가 날뛴다”고 한탄했을 정도다. 동물권이 인권 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던 이 시기, 영국은 소 400만마리를 살처분했다. 광우병 우려 때문이었다. 광우병이 인간에게 옮는다는 증거는 희박했다. 가설에 지나지 않았던 우려로 애꿎은 소 수백만 마리가 죽었다. 공장식 축산업이 문제라며 살처분을 적극 지지한 사람 중에는 환경 운동의 한 갈래인 ‘유기농’ 축산업자들이 있었다.
현대 생태 운동(환경 운동)은 철새 보호부터 탄소 저감까지 드넓은 스펙트럼을 다룬다. 독일 빌레펠트대 교수로, 환경사학자인 저자는 그 역사를 특정 주의 주장에 끼워 맞출 생각이 없다. 넓은 분야와 공과를 정리해 한 권에 모두 담아냈다. 1000쪽이 넘는 책이 나온 까닭이다. 남는 의문. 어떻게 이들 중 일부는 이토록 극단적인가. 그는 “자연을 이상으로 떠받드는 세속화된 종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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