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공항 323% 늘 때.. 인천공항 국제선 승객 1.9% 증가

최연진 기자 2022. 5. 2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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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 '방역 커퓨'.. 하루 9시간 여객기 운항 금지 영향 커

최근 국제선 하늘길이 차츰 열리고 있지만, 국내 항공업계에선 “거리 두기 해제 이전과 다름없는 방역 규제 탓에 국제선 운항 회복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는 폭증하는데 방역 당국이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도입한 운항 규제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극심한 좌석 부족과 항공사 경영난이 풀릴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국제선 좌석, 외국 100~300%씩 늘 때 우리는 1.9% 증가

27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국제선 여객 수는 79만8198명으로 전달보다 30%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선 “해외여행이 살아난 듯 보이지만 갈 길이 멀다”며 한숨이다. 여객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코로나 이전인 2019년 5월 743만2887명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탓이다.

항공업계는 “수요가 늘어도 공급은 제자리”라고 말한다. 실제 우리나라의 국제선 공급 회복률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마지막 주 국제선 공급 좌석은 1년 전과 비교해 유럽 323%, 중동 110.8%, 북미 110.3%씩 증가했다. 아프리카와 남미도 각각 93.1%, 85%씩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인천공항의 공급 좌석 증가율은 1.9%에 불과했다.

◇”코로나 방역 규제에 발목 잡혔다”

항공업계는 “방역 규제가 국내 국제선 좌석 공급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방역 당국은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여객기 운항을 금지하는 ‘커퓨(비행 금지 시간)’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전 세계 공항 중 방역을 목적으로 커퓨를 시행하는 곳은 인천공항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까지 일일 운항의 20~30%가 지금의 커퓨 시간대에 이뤄졌다”며 “다시 말해 우리는 지금 국제선 공급 20% 이상을 포기한 상태”라고 했다.

시간당 항공기 운항 횟수(슬롯) 역시 정상 수준인 40대에 이르지 못했다. 인천공항의 경우 코로나가 한창일 때 슬롯이 10회로 제한됐다가 현재 20대로 확대된 상태다. 공항 관계자는 “해외 주요 공항들은 선제적으로 슬롯을 확대하며 국제선 운항을 정상화했지만 우리는 구체적인 슬롯 정상화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해외여행 전후로 받아야 하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도 수요를 위축시키는 한 요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직항 노선이 있는 59국 중 42국은 입국 후에 PCR 검사를 요구하지 않는다. 한국은 입국 3일 이내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정작 전체 코로나 신규 확진자 대비 해외 유입 확진자 비율은 올해 1월 3.84%, 2월 1.8%, 3월 0.02%, 4월 0.02% 수준이다. 한 항공사 임원은 “해외 유입 확진자가 거의 없는 상황인데도 계속해 PCR 검사를 요구하는 것은 방역 실정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이 같은 규제로 인한 어려움이 훨씬 큰 상황이다. 동남아 등 단거리 여행지가 주력 노선인 LCC의 경우 현지에서 조금만 출발이 늦어져도 국내 커퓨 시간대에 걸려 운항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LCC 관계자는 “최대한 노선 재개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커퓨 등 규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저비용 항공사들은 코로나 기간 동안 입은 손실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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