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세계 환경운동 거대한 흐름 조명
탄소배출권 문제 등 전말 펼쳐
1970년 전후를 '생태 혁명' 규정
이후 환경운동사는 '생태의 시대'
인류 최우선 과제인 ‘환경운동’은 언제 시작됐는가. 세계를 전화(戰火)에 빠뜨린 나치스 독일과 전후 미국 재건 프로젝트인 뉴딜은 환경운동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1980년대 소련 체르노빌 사태는 어떤 파장을 일으켰는가.
이후 베트남전쟁 중 고엽제 살포와 ‘인구 폭탄’으로 인한 불안 등은 1970년을 전후로 국제사회에 ‘환경’이라는 주제가 부각되게 만든다. 공해, 핵에너지, 산성비 등 이전에 없던 문제가 조명받기 시작했다. 관련 시민단체는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이 시기에 비로소 오늘날과 같은 ‘보호’ 맥락에서의 ‘환경’ 개념이 형성된다. 저자는 1970년 전후를 ‘생태 혁명’으로 규정하고, 이후 환경운동의 역사를 ‘생태의 시대’로 정의한다. 그러면서 환경운동은 세계사 흐름과 맞물려 국제사회 화두로 떠올랐다.
환경과 자연이 무엇인지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기에 환경운동에는 갈등 상황도 다양하다. 저자는 체르노빌 사태와 소련 붕괴의 관련성, 그린피스로 대표되는 환경보호단체의 언론 플레이 및 기부금 확보 경쟁, 미국의 레이철 카슨, 독일의 페트라 켈리, 중국의 다이칭 등 환경운동 역사에 족적을 남긴 인물의 삶을 충실히 소개한다.
그린피스가 선두에 섰던 환경운동은 그동안 미디어를 통한 자기 연출과 홍보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운동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연대하거나, 로비를 통해 정치가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직접적 영향을 주려는 시도는 이로써 뒷전으로 내몰린다. 그린피스는 이런 맥락에서 운동의 초점을 육지보다는 바다에 두었다. “육지에서 벌이는 그린피스 운동 스물다섯 번의 효과는 바다에서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이는 단 한 번의 떠들썩한 행사만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책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는 물론, 세계 환경운동을 주도한 미국, 아프리카 야생과 남미 열대우림 원주민들의 목소리, 동아시아의 환경운동가 등 환경운동에 얽혀 있는 다양한 사람과 집단 간의 관계도 꼼꼼하게 다루었다. 보고서 ‘성장의 한계’로 유명한 ‘로마 클럽’, 1992년 리우 환경회의, 1997년 교토 기후회의 등 생태 시대에 등장하는 각종 국제회의의 배경과 실상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가령 리우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구호는 이상적인 해결책이었다. 냉전의 종식으로 어차피 체제 경쟁의 일환으로 이뤄졌던 제3세계에 대한 개발 지원 주 동기가 사라진 상황에서 개발 지원은 환경보호 의제 덕에 새로운 정당성을 얻었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환경운동의 힘은 요란한 정상회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풀뿌리 운동이 키워 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각 문화의 특수성을 살리고 지역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일이야말로 글로벌한 환경운동의 핵심 동력이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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