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일 바쁜 남자, 강승윤과 보낸 하루

이마루 입력 2022. 5. 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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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하고 여유롭게 스물아홉을 산책 중인 강승윤의 초여름

Q : 콘서트와 각종 방송, 앨범 준비까지. 위너 멤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겠죠? 어떤가요

A : 잠시라도 처질 겨를이 없다는 게 좋아요. 솔로 활동을 할 때는 저를 위해 모인 사람들과 있다 보니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하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네 명이 번갈아 그 역할을 해주고 있죠. 자연스럽고 행복해요.

Q : 2년 만에 위너 완전체 콘서트도 마쳤어요. 소감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A : 지금까지 공연 중에 세트리스트가 가장 많은 공연이었어요.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인 만큼 저희의 최대치를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팬들의 함성을 듣는 것 자체가 너무 황홀했습니다. 숨을 헐떡이며 춤추면서도 ‘와, 역시 이거지!’ 싶었어요. 달리기 위한 충전을 완전히 마친 기분이에요.

베스트와 팬츠는 Dries Van Noten.

Q : 얼마 전 발표한 아이콘의 미니 앨범 〈Flashback〉에도 참여했고, 지난 3월 솔로로 활동한 ‘Born to Love You’는 트레저 멤버 방예담 씨가 선사한 곡이었어요. 같은 회사 식구끼리 음악적으로 주고받는 게 좋아 보입니다

A : 회사 작업실에서 오가며 만나다 보니 음악적으로도 자연스럽게 교류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선배들이 저희에게 조언해 주고, 곡을 만들면 피드백을 주기도 하는 관계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거든요. 위너가 어느덧 회사에서 제법 연차가 있는 그룹 중 하나가 되다 보니 주도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료 혹은 친구로서.

Q : 아티스트로서 음악 세계나 개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A : 나름 연기할 때든, 무대를 할 때든 제법 새롭게 탈피했다고 생각한 시도도 팬들은 ‘강승윤 지문이 찍혀 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개성을 굳이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위너 노래도 사람들이 ‘아, 위너네’라고 하거든요.

Q : 유튜브 댓글을 보니까 ‘위너팝’이라던데요(웃음)

A : 저희 한 명 한 명이 가진 개성 때문 아닐까. 그런 특성이 노력을 덜해도 드러나는 것 같아서, 진짜 강점인 것 같아요.

Q : 굳이 〈복면가왕〉 14주간 가왕 기록을 꺼내지 않아도 강승윤의 가창력에 대한 의심은 없습니다. 여전히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있다면

A : 그동안 했던 무대와 노래를 많이 모니터해요. 그게 큰 공부더라고요. 자신감이 넘치는 스타일인데도 공연하는 모습을 보면 항상 부족한 게 보이고 그게 원동력이 되기도 해요. ‘리스펙’하는 아티스트들의 무대를 보며 어떤 게 멋있는지, 제 것에 접목도 시켜보고요.

티셔츠는 Maison Margiela. 팬츠는 Orari by 10 Corso Como Seoul.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자기 객관화 능력이 필요하겠네요

A : 저는 제가 딱 중간에 있다고 생각해요. 재능적인 부분뿐 아니라 여러 활동 지표로 봤을 때 그래요. 스스로가 모든 점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건 아닌데 동경할 만한 대상을 보며 자극을 받는 건 사실이에요. ‘아직 이런 칭찬을 들을 정도는 아닌데?’ 싶으니 계속 자기 객관화가 되는 거죠.

Q : 노력도 재능이라는 말이 떠올라요. 강승윤은 이 말에 공감하나요

A : 노력은 누구나 해요. 꿈과 목표가 있는데 노력을 안 하는 사람은 없다고 보거든요. 그걸 얼마나 물고 늘어질 수 있는 힘이 있느냐, 저는 그게 재능의 영역이라고 봐요. 끈기가 재능인 거죠.

Q : 누구나 나름의 노력을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멘토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요. 마침 오디션 프로그램 〈청춘스타〉에 출연합니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많이 다르다고요

A : 기획 자체가 따뜻하죠. 심사위원이 없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지향하고 있고요. 저를 포함한 전문가의 표도 일반 관객과 마찬가지로 딱 한 표의 힘만 갖거든요. 대신에 아까운 참가자를 구제할 수 있는 힘이 있어서 ‘엔젤 뮤지션’이라고 불려요. 개인적으로는 윤종신 선생님과 같은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제 커리어 면에서 좀 뿌듯한 순간이지 않나 싶습니다(웃음).

카디건과 이너 웨어로 입은 반팔 셔츠, 데님 팬츠는 모두 Orari by 10 Corso Como Seoul.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위너의 〈금쪽상담소〉 출연 또한 큰 화제가 됐어요. 솔직하게 서로의 관계나 개인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털어놓은 게 용기 있어 보이더군요

A : 위너 네 명이 다시 뭉친 그림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떠올렸을 때 그중 하나가 〈금쪽상담소〉였어요. 안 싸운 지도 너무 오래됐고, 지금 우리는 관계가 좋은데 정말 괜찮은 걸까. 전문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앞으로 나아갈 길과 고쳐야 할 부분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모두 오은영 선생님의 팬이기도 하고요.

Q : 컴백을 앞둔 위너의 본격적인 활동 전에 단단하게 정비하는 느낌도 들었어요

A : 진우 형이 당시 여러 스트레스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건 정말 몰랐거든요. 승훈 형의 성향에 대해서도 더 알게 됐고요. 민호가 털어놓은 불면증이나 불안을 세상에 공개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나는 이래요, 하지만 괜찮습니다’라고 드러낼 수 있어서 저희에게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이후에 보여지는 저희의 소탈함이 더 와닿을 수도 있겠죠.

Q : 사진을 찍을 때의 작가명은 ‘유연’이에요. 스스로 유연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A : 제가 생각하는 저는 갑갑한 사람이긴 합니다(웃음). 경직까지는 아니지만 팀의 리더고, 어릴 때부터 일하다 보니 제가 세워둔 ‘각’들이 있거든요. 유연은 적어도 사진 찍을 때만큼은 좀 더 둥글게, 이리저리 어우러져 보이고 싶어서 지은 이름이죠.

셔츠는 Y Project by G street 494 Homme+. 캡과 팬츠,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최근 유연 계정( y8n_l8ks_at)에 올라온 건 풍경 사진들이었어요

A : 솔로 앨범 타이틀곡이었던 ‘아이야’의 뮤직비디오 촬영장에서 찍은 해무, 솔로 콘서트 VCR을 찍으러 갔던 장소에서 촬영한 모래사장, 예능 프로그램 〈시나브로 꿈조작단〉 촬영으로 갔던 섬…. 각각 추억이 담겨 있고, 순간을 기억하는 아카이빙도 되는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고 다시 봤을 때 달라지는 것도 있고요. 빨래집게 사진은 처음에 옹기종기 모인 집게들이 귀엽다고 생각해 찍었는데, 다시 보니까 일하지 않고 쉬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Q : 그래서 ‘휴식’이라는 문구와 함께 올렸군요. 예능 출연을 통해 알지 못했던 당사자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듣는 건 어떤 경험이 되나요

A : 연예인이기 때문에 극적인 감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감정이나 상황들에 대해서는 경험치가 적을 수 있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사람들에게 동조하고 공감하는 것들이 제게도 경험으로 쌓이는 것 같아요. 함께 출연하는 사람들을 통해 잘 몰랐던 것을 배우기도 하고요

Q : 아무래도 음악이나 연기 활동을 통해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는 다르겠죠

A : 사실 음악 하는 사람도 다 달라요(웃음).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과 가까워지면 대화 주제부터 달라지죠. (이)용진 형은 여행을 워낙 좋아하니까 ‘여기 너무 좋았다’ ‘나는 혼자 여행 가면 이렇게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여행을 혼자 떠나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나중에 나도 해봐야지, 이렇게 또 하나를 배우는 거죠. 그래서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나 봐요.

니트는 Jil Sander.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최근 누군가와 나눠서 좋았던 대화는

A : 요즘은 멤버들과 거의 붙어 있는데요. 멤버들은 제가 일하며 겪었던 일을 다 알고 있잖아요. 함께 알고 있는 경험이기 때문에 상황 설명 없이 할 수 있는 대화가 정말 편안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났을 때도요. 더할 나위 없이 성실한 ‘사회인’이 된 친구를 보고 이미지 세탁했다고 놀리기도 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행복해요.

Q : 들으면서도 부럽네요(웃음). 24시간이 부족하게 바쁜 당신도 길게 느껴진 하루가 있었을지

A : 얼마 전 격리생활을 할 때! 그동안 못 봤던 시리즈들을 몰아 봤는데 봐도 봐도 시간이 안 가는 거예요. 잠을 아무리 많이 자고 일어나도 깨어서 보내야 하는 하루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더라고요. 아무것도 안 하고 혼자 있을 때,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베스트와 팬츠는 Dries Van Noten.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오늘은 서울의 낯선 동네를 거닐어봤어요. 강승윤이 공간을 차린다면 어떤 곳이 될까요

A : 사진을 좋아하는 만큼 사진에 예쁘게 담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 같아요. 크지는 않지만 햇살이 들 때 생기는 그림자까지 잘 배치된 채광이 좋은 곳. 편안히 쉬면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틀고요. 카페랑 바를 겸한 공간이면 더 좋겠죠? 제가 좋아하는 크로플과 아포카토는 메뉴에 꼭 있을 겁니다.

Q : 정말 많은 사람이 아는 노래, 오래도록 사랑받는 곡을 만들어냈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

A : 진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렇게까지 엄청난 환희가 느껴지지는 않아요(웃음). 처음에는 너무 기쁘고 좋았지만, 그 성과가 제 기준치가 돼버리니까 그런 곡을 또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담 되는 면도 있죠.

카디건과 이너 웨어로 입은 반팔 셔츠, 데님 팬츠는 모두 Orari by 10 Corso Como Seoul.

Q : 29세, 20대의 마지막을 보내는 올해가 어떤 의미로 남길 바라나요

A : 올해는 제 다른 삶의 시작이 됐으면 좋겠어요. 형들이 군대에 갔을 때부터 홀로서기가 시작됐는데, 그런 걸 떠나 제 마음가짐이 정말 많이 바뀌고 있다고 느껴요. 예전에는 방송이라면 슬퍼도 눈물을 끝까지 참았을 텐데, 이제는 가감 없이 울고, 멤버들의 발언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질까 긴장하지도 않고요. 지금 위너도 2막이 시작됐다고 생각하거든요. 순간순간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2022년이 앞으로 강승윤에게 펼쳐질 새로운 페이지의 시작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돼가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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