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에 관한 잘못된 인식"..'브로커' 고레에다→아이유 밝힌 미혼모(종합) [Oh!칸 현장]

김보라 2022. 5. 2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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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칸(프랑스), 김보라 기자] “엄마 역할이 처음이었는데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본명 이지은)가 27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브로커’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엄마 역할이 처음인데 게다가 미혼모 역할이라 제가 경험하지 못한 걸 표현하려고 하니 걱정과 부담이 있었다”라며 싱글맘 소영 역을 맡은 소감을 이 같이 전했다.

이어 아이유는 “우리 영화 이야기의 시작점인 베이비 박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고 공부했다.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들의 환경이나 고충 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서 그분들의 인터뷰나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면서 좀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아이유는 고레에다 감독의 신작 ‘브로커’(배급 CJ ENM, 제작 영화사 집)에서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은 여자 소영을 연기했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사람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지난 26일 오후 7시(현지 시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최초 공개됐다. 이날 전 세계 관객들은 감독과 배우들에게 12~13분간 기립박수로 열띤 호응을 보냈다.

아이유는 아기 우성 캐릭터와 연기 호흡이 어땠느냐고 묻자, “아기가 너무 말을 잘 듣고 카메라 앞에서 반응을 잘해서 힘들지 않았다. 정말 귀여운 아기라서 마치 ‘내 아들’이라 생각하고 연기했는데 보고만 있어도 너무 귀엽더라. 사랑스러워 몰입이 편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아이유는 “‘브로커’의 출연을 제안받기 전부터 엄마 역할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제안을 받게 됐고 엄마 소영 역을 정말 잘 해내고 싶었다. 소영이 갖고 있는 전사가 어둡다. 모성이 있지만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는 아기를 사랑하는 눈빛이 드러난다”며 “고레에다 감독님의 연출에 따라 저는 모성애를 드러내기도, 드러내지 않기도 했다”고 연기하면서 흥미로웠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한국어와 일본어로 인해 언어적 불통이 생기지 않도록 집중했다고 한다. “고레에다 감독님이 저희와 다른 언어를 사용해서 다른 현장보다 좀 더 서로의 말에 주목했고 어떤 것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했다. 집중력을 갖게 해주신 부분에 있어서 감독님과의 촬영이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이주영도 “감독님과 통역을 거쳐서 소통해야 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국적이 다른 작업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건 없었다. 감독님이 현장을 편하게 해주셨고 저희가 연기를 편안하게 펼칠 수 있도록 도왔다”라고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탐구 정신이 인상적이라는 송강호는 “‘브로커’도 감독님의 프로젝트 일환 중 하나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인 차이점은 사실 굉장히 가까우면서도 다를 수 있다는 거다. 그런 점에서 작품을 같이 할 때 굉장히 흥미로운 지점이었던 것 같다”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송강호는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 모두 과거든, 현재든, 고레에다 감독님께서 보여주신 일상이라는 평범함, 보이지 않는 아픔 등을 갖고 있다. 그래서 굉장히 차곡차곡 쌓아서 냉정하게 표현했다. 지금의 현실을 가장 객관적으로 표현했는데 저희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모두가 노력했다”고 앙상블을 이뤘다고 공을 돌렸다.

송강호와 강동원은 앞서 영화 ‘의형제’(2010)로 연기 호흡을 맞춘 바 있는데, 이번 영화로 12년 만에 재회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강동원은 “아무래도 송강호 선배와 저는 예전에 한 작품을 한 적이 있었지만 아이유는 이번이 첫 호흡이었다. 극 안에서도 두 캐릭터가 친한 사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로드무비 형식의 영화라, 여행하며 친해지는 듯한 과정이 있었다”고 각자 캐릭터에 접근해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이어 강동원은 “그리고 아역배우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훨씬 더 친해지는 속도가 빨랐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도움을 받았다. 아기가 있으니 이야기할 거리도 생겼고 저희도 점점 더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생겨서 좋았다”고 부연했다. 그는 “보육원 출신분들을 만나 대화를 하며 느낀 아픔이랄까. 제가 느꼈던 감정을 동수에게 많이 담아내려 했다. 동수가 소영을 만나면서는 아픔이 치유되는 모습을 그리려고 했다”고 집중한 부분을 설명했다.

고레에다 감독의 ‘브로커’는 모성애를 강요하는 영화가 아니다. 일반 사람들의 시각에서 여성의 모성애는 타고난 기질로 분류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 이날 감독은 “임신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보여주고 싶었다. 베이비 박스는 한국과 일본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다.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그러면서 고레에다 감독은 “여성은 자신의 아이를 낳으면 바로 ‘엄마’라고 느끼지만, 남성의 경우 시간이 좀 걸리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의견인 거 같다. 여자도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곧바로 모성애가 생기지 않는다. ‘브로커’ 속 아이유가 그렇다. 아이를 낳았지만 준비가 안 된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브로커’ 속 소영은 우리가 아는 어머니들과 다르다. 아이를 낳는 게 ‘꼭 엄마가 되어야만 한다’는 거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다”고 다시 한번 힘주어 말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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