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고충 알고 반성" '브로커'로 엄마 도전, 아이유의 고백 (종합)

장아름 기자 2022. 5. 27.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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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현장]
배우 강동원(왼쪽부터), 이주영,이지은(아이유), 송강호,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27일(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에서 열린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 포토콜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칸=뉴스1) 장아름 기자 =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된 경쟁 부문 진출작 '브로커'가 한국영화 중 기립박수 12분으로 최장 시간을 기록해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그 가운데 '브로커' 주역들 중 가장 뜨거운 환호를 받았던 주연 아이유가 미혼모를 연기하게 된 과정에 대해 털어놔 취재진의 이목이 집중됐다.

27일 오전 11시45분(한국시각 오후 6시45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의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는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배우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이지은) 이주영 그리고 영화사 집 이유진 대표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칸 영화제에서 '어느 가족'(2018)으로 최고 영예에 해당되는 황금종려상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로는 심사위원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번째 한국 영화 연출작으로,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으며 26일 칸 영화제의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했다.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와(왼쪽부터) 배우 송강호・이지은・이주영・강동원이 26일 오후(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경쟁부문 진출작 영화 ’브로커' 월드 프리미어 시사회 종료 후 극장을 떠나며 인사를 하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이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를 만들게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이번에는 차에 함께 타게 된 사람들의 여정을 다루려 생각하면서 플롯을 쓰게 됐다"며 "일반적인 가족이 아닌 부모로부터 배제된 채 살아온 사람들이 짧은 순간에 함께 차에 타게 된 이야기를 구성했고, 우리들이 생각하고 있는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이 손을 넣게 된 한 순간으로 인해 좋은 일, 선을 행하게 되는 상황이 있는데 여정을 떠난 사람들이 선을 행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베이비박스와 입양, 낙태,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 이슈를 담고 있지만 무겁지 않게 풀어낸다. 감독은 "영화에서 다뤄지는 주제가 심각하면 심각할수록 디테일 묘사를 경쾌함, 웃음, 코미디로 하기보다 인간이 본디 갖고 있는 비애나 웃음을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며 "이에 송강호 배우가 가장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고도 덧붙였다.

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놓인 상황 자체는 등장인물 모두가 낙관할 수 없는데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하기 보다 경쾌하게 하고 싶었다"며 "반대 경우엔 반대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건 하나의 전략이자 뭔가 이야기를 전달할 때는 슬프게 전달하는 것보다 웃음도 섞어가며 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인물들의 선에 대해 표현한 과정에 대해서는 "그 선이 사회적으로 법적으로 올바르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상현이 선택하는 삶은 무엇이 아이를 위한 최선인가 생각하는 선이다, 법적으로 반드시 바른 것은 아닐 수 있지만 모순된 행위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와 배우 송강호가 27일 (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에서 열린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 포토콜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촬영 비화도 전했다. 그는 "기본적으로는 촬영 자체는 촬영부, 제작부가 우수해서 원활했다"며 "촬영 로케이션도 합성을 촬영하지 않고 실제 찍는 방식으로 했는데도 순조로웠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그는 "어려웠던 건 관람차 장면"이라며 "관람차가 좁아서 함께 타지도 못했다, 저는 배우들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판단하고 싶었는데 그 장면만큼은 아래에서 기다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위로 올라갈 수록 그 안의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며 "어떤 상황이 펼쳐졌는지 불안했지만 결과물을 보고 가장 감동했던 장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와 '어느 가족'에 이은 3부작이냐는 질문에는 "연결이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찍고 인터뷰에 답했을 때 여성은 아이를 낳게 되면 자연스레 어머니가 되지만 남자들은 아이를 낳는다고 바로 실감하는 게 아니라 단계가 필요하다는 실감을 토로했을 때 친구가 비판하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여성이라 해서 바로 어머니 아냐, 모성애가 선천적으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남자의 편견일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고 반성하게 됐다"며 "그 대화를 통해서 '어느 가족'에선 낳지 않았지만 어머니가 되려 하는 어머니와 아이유가 연기한 낳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어머니를 포기하려는 여성을 그리려 했다, 그 여성 인물상은 제 반성으로부터 태어난 인물상"이라고 전했다.

극 중 소영의 아기 우성 캐스팅 비화도 전했다. 감독은 "아이 캐스팅은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준비하면서 직접 대면하고 많은 사람 가운 데서 고를 수 있는 상황 아니었다"면서 "신생아에 가까운 아이를 다뤄야 했기 때문에 여러가지 준비를 해얐야 했는데 동영상 여러개를 보다가 주변 소리에 반응을 많이 하게 되는 아이를 찾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건 바른 선택이었다"며 "송강호씨가 움직일 때마다 눈으로 따라가더라, 양부모 역할의 여성의 얼굴을 만진다든지 아기의 리액션을 볼 때마다 연출이 아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놀라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동원씨의 손을 KTX에서 계속 잡고 있는데 그런 상황이 어른의 연기에도 반영됐다"며 "송강호 배우를 바라보는 장면에선 두 번 다시 그런 장면을 찍을 수 없을 것 같더라, 이런 일도 일어나는구나 하는 기적적인 순간이 다 영화에 담겼다"고 덧붙였다.

메시지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베이비박스 평가는 상당히 갈린다"며 "배두나가 연기하는 인물의 대사에서 '버릴거면 낳지 말든지'라는 말이 상징이 되듯 비판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 대사로부터 이 영화는 시작된다"며 "제가 명쾌한 의견을 표현한다기 보다는 보시는 관객분들이 그녀와 같은 입장에서 여정을 따라가며 그간 갖고 있었던 가치관이 아주 조금이라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배우 송강호(왼쪽부터),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강동원이 27일 (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에서 열린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 포토콜 행사에 참석,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이날 '칸 단골' 송강호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작업한 소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고레에다 감독은 일본 전작들도 있지만 다른 프랑스 영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경험한) 고레에다 감독님은 항상 끊임없이 탐구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브로커'라는 작품도 그런 프로젝트의 일환인 한 작품인데 일본의 어떤 문화적 차이점이라는 있는데 양국은 가까우면서도 다르지 않나, 그런 점에서 흥미로웠던 지점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아이유도 "감독님이 다른 언어를 사용하시기 때문에 다른 현장보다 조금 더 서로의 말과 언어에 집중했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집중력을 갖게 해주신 점에서 촬영이 즐거웠다"고 돌이켰다. 강동원도 "감독님은 모니터보다는 항상 늘 카메라 옆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신"며 "그래서 감독님이 디테일한 감정을 잡아낼 수 있지 않았나"라고 특별한 경험을 전했다.

이어 강동원은 보육원 출신의 동수를 연기한 소감에 대해 "제가 맡은 캐릭터 동수는 보육원 출신의 사람이지만 아이를 파는 브로커 역할이었다"며 "동수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보육원 출신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꼈던 그분들의 아픔이랄까 그런 부분과 제가 느낀 감정을 잘 담아내려고 했다, 지은씨(아이유)가 연기한 소영이라는 캐릭터를 만나면서 아픔이 치유되는 그린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배우 강동원이 27일 (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에서 열린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 포토콜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5.27/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아이유는 미혼모 역할인 소영을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엄마 역할이 처음이기도 했고 미혼모 역할이라 여러모로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연기로 표현하려 하니까 걱정과 부담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영화의 시작점인 베이비박스라는 것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보려고 했고 미혼모 역할을 맡았지만 미혼모들의 환경과 고충이나 이런 것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그분들의 인터뷰나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며 관심을 가졌다"며 "꿋꿋하게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반성도 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엄마 역할에 관심이 있었다고도 했다. 그는 "'브로커'는 작품 제안 받기 전부터 희한하게 엄마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꼭 해보고 싶다 생각할 때쯤 대본 제안을 받았고 마침 그런 작품이 와서 정말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이어 "단순히 어떤 아이의 엄마라기 보다 소영이가 갖고 있는 전사가 우울한 일도 많고 엄마로서 다채로운 설정이 있더라"며 "모성이 있지만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는 아이를 사랑하는 눈빛이 드러나기도 한다, 감독님의 연출에 따라 드러나기도 했다가 드러나지 않기도 했다가 그게 연기하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아기와 연기 호흡을 맞춘 기억도 이야기했다. 아이유는 "아기가 너무 말을 잘 들어줘서 힘든 점은 크게 없었던 것 같다, 아기 얼굴 보면 아시겠지만 귀여운 아기였다"며 "제 아들이라 생각하고 연기에 임해야 하는데 보고만 있어도 너무 귀엽고 속썩이는 일이 없고 사랑스러워서 편했던 것 같다"고 애정을 보였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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