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 없는 임금피크제' 440여 개 지방공공기관 '뇌관'

홍성희 2022. 5. 2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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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판결로 인한 쟁점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때 정년을 연장했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정년은 그대로 놔두고 임금만 줄인 지방 공공기관들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 홍성희 기자의 보도 보시고 더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인천교통공사 퇴직자 21명은 임금피크제로 깎인 임금을 달라며 사 측과 소송 중입니다.

노사 합의서의 임금피크제 유형은 '정년 보장형'입니다.

즉 기존 정년을 유지한 채 만 57세부터 3년 동안 임금을 10에서 20%를 삭감했습니다.

마지막 해의 공로연수가 상응 조치 전부였습니다.

첫 1년과 2년 노동시간과 업무 내용은 비슷한데 임금만 깎였기 때문에 차별이라는 게 퇴직자 측 주장입니다.

[안증섭/통합인천교통공사 노조위원장 : "근로시간도 변함없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로 그대로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고요. 보직변경이나 조정도 전혀 변경된 것이 없고."]

대법원이 이번에 적정한 상응 조치 없이 특정 연령대의 임금만 깎는 건 차별이라고 판시한 만큼 퇴직자 측이 유리해졌다는 분석입니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지방공공기관 5백여 곳 가운데 87%가 이처럼 정년 연장 없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걸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경우에 따라 지방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퇴직자들이 잇따라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사안별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영계가 임금피크제 무효화 주장에 우려를 나타내는 등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도 입장을 내놨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정년 연장이 없는 임금피크제가 모두 무효라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전문가와 노사의 의견 수렴을 거쳐 현장 혼란이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한효정

[앵커]

이 문제 취재한 홍성희 기자 나와 있습니다.

홍 기자! 먼저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깎인 임금,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고, 법원 판단을 받아야 하는데요.

임금피크제가 어떤 경우에 연령 차별에 해당돼 무효인지, 판단 기준이 나왔잖아요.

특히 적정한 반대급부를 줬느냐가 중요한데요.

임금을 깎아놓고 근무 시간이나 강도, 정년이 그대로라면 순전히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로 봐서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부 기업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제도를 손질하는 과정에서 보상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이미 퇴직한 사람들도 있을텐데, 몇 년 전 임금까지 돌려달라고 할 수 있나요?

[기자]

임금채권은 지급일 다음 날부터 3년이 지나면 효력이 없어집니다.

3년이 지난 임금은 소송을 제기해도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에 날짜를 잘 계산해봐야 합니다.

[앵커]

그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정년이 같이 연장됐다면 해당이 없는 건가요? ​

[기자]

네, 그 부분이 판결문에선 명확하지 않아 혼선이 좀 있습니다.

적용이 안 된다고 해석하는 법무법인도 있는데요.

오늘(27일) 대법원에 물어봤더니 임금피크제가 어떤 형태이든 이 기준에 의해 유효성을 판단하란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정년 유지형'뿐 아니라 '정년 연장형' 임금피크제에도 적용되는 기준이란 얘기입니다.

다만 정년이 연장된 경우는 좀 더 완화된 기준이 적용될 거라고 법조계에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경우에 따라 상황이 복잡하군요.

정부가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는 없을까요?

[기자]

고용노동부도 고민 중이긴 한데요.

아직 판결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현장에서 정부 가이드라인에 대한 수요가 있는지, 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 노사 자율이 우선이기 때문에 정부 가이드라인이 자칫 또 다른 갈등 소지가 될까 봐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앵커]

네, 홍성희 기자. 잘 들었습니다.

홍성희 기자 (bombom@k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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