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1등급 '마통' 금리도 연 5% 훌쩍..상환 서두르는 직장인들
금리 추가 인상 예고 속..눈덩이 이자 부담에 급격한 축소 주목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신용 1등급 차주(돈 빌린 사람)에게 적용되는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연 5%를 돌파했다.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남에 따라 올해 들어 감소하고 있는 신용대출 잔액이 더 빠르게 축소될 것인지 주목된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신용 1등급 차주에게 적용하는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84~5.14%,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4.34~5.64%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이들 은행이 고신용 차주에게 제시했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3.42~3.78%였다. 5개월 사이 금리 상단이 4%를 지나 5%대로 올라선 것이다.
금리가 연 5%대로 오른 것은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은행채) AAA 6개월물과 1년물의 금리가 최근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전 세계적으로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 채권 금리가 뛰어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1.731%였던 금융채 1년물 금리는 지난 3월23일 2.019%를 기록하더니 지난 26일 2.583%까지 상승했다. 약 5개월 사이에 0.852%포인트가 올랐다. 지난해 말 1%대였던 금융채 6개월물 금리도 지난 23일 2%대(2.022%)로 진입했다.
올해 들어 대출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자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139조5572억원에서 지난달 132조4606억원으로 7조966억원이 줄었다.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9조529억원에서 702조3917억원으로 6조6612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감소분의 상당 부분이 신용대출 감소에 기인한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을 느낀 직장인들이 여윳돈이 생기면 신용대출부터 갚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의 금리 상승도 직장인들이 신용대출 상환을 서두르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준뿐만 아니라 한은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상하면 채권 금리가 더 뛰어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6일 “당분간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인상하자 금융채 1년물 금리는 전날 2.559%에서 2.583%로 올랐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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