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년, 다른 삶 속으로 서핑을[책과 삶]
로커웨이, 이토록 멋진 일상
다이앤 카드웰 지음·배형은 옮김
ㅁ | 404쪽 | 1만8000원
이 책의 저자 다이앤 카드웰은 미국 뉴욕타임스에서 20여년간 근무했던 언론인이다. 이른바 명문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 모범생이자 남들이 선망하는 직장에서 일해온 그에겐 궁극적인 목표가 있었다. 아름답고 품위 있는 집에서 이상적인 가정을 꾸리는 것. 그런 삶에 한 발씩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었지만 갑작스레 남편에게 이혼을 통보받으며 그의 일상은 좌초된다. 그리고 취재차 우연히 찾은 뉴욕 끄트머리의 해변 마을, 로커웨이에서 신나게 파도를 타는 서퍼들을 목격하고 한눈에 서핑에 빠진다.
평생 소극적이고 방어적으로 살았던 그는 새로운 도전 앞에 망설이지만, 내면 깊은 곳의 목소리가 그를 다그친다. “대체 몇 번이나 이랬던 거야? 낯설거나 무섭거나 내가 속해 있다고 믿는 상자 밖으로 끌려나갈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시도조차 시도하지 않는 거.”
저자는 뻣뻣했던 몸을 움직여 서핑을 배우고, 긴 통근 시간을 감수하고 아예 로커웨이로 이주한다. 그는 파도를 타며 인생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소심했던 그가 갑자기 용맹한 전사로 돌변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저자는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노력하지 않을 때도 자책하지 않으려는 의지 덕분에 일단 해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가장 큰 변화로 꼽는다.
책은 위기에 빠졌던 중년 여성이 서핑에 도전하며 달라진 삶의 태도를 솔직하게 기록한 에세이이자 변화를 받아들이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완전히 새로운 누군가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저자가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꽤 현실적인 조언에서 ‘다른 삶’에 대한 힌트를 찾아볼 수도 있겠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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