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이 된 신기한 유리,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책과 삶]
거의 모든 안경의 역사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장상미 옮김
유유 | 576쪽 | 2만5000원
안경의 기원부터 시작해 이 발명품이 우리 사회에 가져다준 수많은 발견, 그리고 패션의 한 장르로서 기능하게 된 현재의 위치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거칠 것 없이 오간다.
이야기는 1853년 영국 고고학자 오스틴 헨리 레이어드가 현재 가장 오래된 렌즈로 추정되는 기원전 750년쯤의 ‘수정 원반’을 찾아낸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원시 망원경, 장식품, 불쏘시개 등 수정 원반의 쓰임새에 대해 얘기하다 드디어 눈에 이용하는 안경 렌즈로의 용도로까지 이야기가 옮겨간다.
과거의 정치사상가들이 시력 보조 도구를 썼을까라는 질문까지 이어지고, 이는 눈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상반된 설명을 내놓은 두 학파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플라톤과 유클리드는 눈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고 믿는 유출론자였다. 횃불에서 광선이 뻗어 나오듯 눈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물체를 인식한다는 믿음이었다. 반면, 소크라테스와 데모크리토스 등은 눈이 물체 자체에서 나오는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기관이라 믿는 유입론자였다.
누군가를 안경의 발명가로 특정하긴 어렵지만, 인류는 렌즈를 동그랗게 세공해 테에 끼우고 그 테를 귀에 걸치는 안경의 형태로 만들었다. 1400년대 중반 프랑스 파리에서는 이미 안경 제작자들이 독자적인 길드를 만들어 활동했다. 런던 등 유럽 대륙을 중심으로 신소재를 활용한 공예가 발달하면서 세심한 공정이 들어간 안경들이 더욱 발달하기 시작했다.
유럽의 오래된 뒷골목에서 신기한 물품을 발견하는 것처럼, 책의 이야기는 그 시절 안경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가진 인물들 하나하나를 따라 다시 새로운 장소로 옮겨간다. 안경에 대한 역사서를 넘어무궁무진한 에피소드가 마치 마인드맵을 그리듯 뻗어나간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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