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요약 유튜버'에 철퇴 내리는 일본, 오히려 손잡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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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에이, 닛카츠, 토호, 가도카와 등 일본 주요 미디어 기업 13곳이 지난 19일 유튜버 세 명을 상대로 5억 엔(약 49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세 명은 유튜브에서 영화 요약 영상을 올리는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영화 요약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영화 전체 내용을 10분 내외로 편집해 요약한 영상을 일본에서는 '패스트 영화'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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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권택경 기자] 토에이, 닛카츠, 토호, 가도카와 등 일본 주요 미디어 기업 13곳이 지난 19일 유튜버 세 명을 상대로 5억 엔(약 49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세 명은 유튜브에서 영화 요약 영상을 올리는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이미 저작권법 위반으로 기소돼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일본에서 영화 요약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콘텐츠해외유통진흥원(CODA)과 소송에 참여한 기업 변호인 측은 기자 회견을 열고 이번 소송이 “피해를 복구하고, 유사 범죄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영화 전체 내용을 10분 내외로 편집해 요약한 영상을 일본에서는 ‘패스트 영화’라고 부른다. 지난 2020년 초 무렵부터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 시기 콘텐츠 범람과 시간 효율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 특성이 맞물리면서다. 2시간 내외의 영화를 짧은 시간 안에 압축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감상 시간을 줄이기 위해 1.5배나 2배속 재생도 마다하지 않는 젊은 세대에겐 큰 매력이다. CODA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한 해에만 약 2100편의 패스트 영화가 업로드됐으며, 피해액은 950억 엔(약 937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에만 한정되는 얘기는 아니다. 배속 재생과 넘기기를 적극 활용하는 건 젊은 세대의 일반적인 콘텐츠 감상 행태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 젊은 세대도 학창 시절부터 인강 시청으로 배속 재생에 익숙하다. 아니나 다를까 국내에서도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 요약 유튜버들이 수년 전부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국내법상으로도 이러한 영화 요약 영상들은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는 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다만 예외도 있다.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공정 이용’에 해당하는 경우다. 비평이나 연구 목적으로 이용하거나, 원 저작물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면 이를 인정받을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요약 영상 대부분은 리뷰, 즉 비평을 표방한다. 하지만 정작 그 내용은 줄거리를 요약하는 데 그칠 때가 많다. 영화의 일정 부분이 아닌 결말을 포함한 전체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도 흔하다. 사실상 일본의 ‘패스트 영화’와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러한 영상으로 수익 창출까지 한다면 비영리 목적이 아니므로 저작권법이 허용하는 예외 조항을 적용받기는 더 어렵다.
국내에는 일본처럼 여러 기업이 뭉쳐 강경 대응한 사례는 아직 없다. 업체마다 태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일정 선을 넘지 않는 이상 딱히 제재하지 않지만, 예고편 영상 사용조차 막으며 강경 대응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유튜브에서 콘텐츠 게재나 수익 창출을 막는 수준에 그친다. 형사처벌이나 소송까지 이어진 경우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홍보 효과를 기대하며 이를 활용하기도 한다. 유튜버들이 영상 사용 요청을 했을 때 홍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이 되면 흔쾌히 허용하거나, 먼저 나서서 유튜버들과 협업하는 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 작품의 경우 직접 제휴를 맺기도 한다”고 밝혔다. 가입자 유입이 절실한 신규 업체나 후발주자일수록 특히 더 유튜버와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국내 조사는 아니지만 이러한 요약 영상을 감상한 이들 중 상당수가 해당 작품을 나중에 찾아봤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일본 설문 조사 업체 서버로이드(Surveroid)가 패스트 영화 시청 경험이 있는 20~39세 518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5%가 영화관, DVD, 인터넷에서 해당 영화를 찾아봤다고 답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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