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토미 오브 스캔들' 불륜과 성폭력..해부된 진실은?

한겨레 2022. 5. 2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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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하면 '스캔들의 해부학'.

<아나토미 오브 스캔들> 은 지난달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 드라마다.

그러던 어느날, 부하 직원과 불륜 스캔들이 터진다.

그 밖에도 많은 불륜 사건의 당사자이자 피해자였는데 이 드라마에서 남편의 스캔들을 묵묵히 지켜보다가 진실을 추적하는 아내 역할로 나와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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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의 OTT 충전소][박상혁의 OTT 충전소] 넷플릭스 영국드라마

우리말로 하면 ‘스캔들의 해부학’. <아나토미 오브 스캔들>은 지난달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 드라마다. 스캔들이 어디서 해부되는 걸까? 바로 법정이다. 유력 정치인의 성폭력 사건. 명확한 증거는 없고 피해자의 증언과 정황증거만 있을 뿐. 같은 시간이지만 피해자와 피의자의 기억은 다르다. 정확한 판결을 위해서는 모든 순간을 명확하게 ‘활자화’ 시켜야 한다. 폭력의 순간을 언어로 기록하는 것은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철저히 해부된 스캔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영국 보수당의 유력 정치인 제임스는 현직 장관이며 총리와 ‘절친’으로도 유명하다. 옥스퍼드대 동기인 소피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부하 직원과 불륜 스캔들이 터진다. 소피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지만 단순히 육체적인 관계일 뿐이었다는 남편의 말을 믿고 모든 것이 완벽했던 남편을 이번 한 번만 용서하려 한다. 하지만 불륜의 상대인 올리비아가 제임스를 성폭력 혐의로 고발하면서 한순간 모든 일상은 멈추게 된다. 과연 내 남편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 걸까?

불륜이었지만 둘은 사랑하는 사이였고, 사건의 순간에도 둘은 ‘성적인 호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뜨겁게 사랑하는 연인이었어도 자신의 의사와 반하는 행위가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는 순간, 그건 분명 폭력이며 범죄이다. 그렇다면, 그날의 사건은? 피해자의 동의는 과연 어디까지인 것일까? 가해자는 피해자의 거부 의사를 정말 인지하지 못했던 것일까? 모든 것을 잃었지만 결백을 증명하면 다시 모든 것이 제 자리를 돌아올 거라 믿는 사람들과 이에 맞서는 사람들 쪽의 공방은 전부를 걸고 싸우는 거대한 전쟁이다.

살인이나 강도에 대한 규정은 아마 고대 이집트와 조선 시대, 그리고 현재 런던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성폭력의 범위에 대한 법적인 정의는 시대와 지역에 다르다. 성폭력이 가장 폭넓게 인정되는 나라 중 하나인 영국이지만, 개인들이 받아들이는 성폭력에 대한 인식은 다르고 그래서 배심원들의 결정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아내인 소피 역을 맡은 시에나 밀러는 주드 로와 결혼했다가 남편이 바람피워서 이혼했는데 사실은 자신도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는 스캔들의 주인공이다. 그 밖에도 많은 불륜 사건의 당사자이자 피해자였는데 이 드라마에서 남편의 스캔들을 묵묵히 지켜보다가 진실을 추적하는 아내 역할로 나와서 재미있었다. 사건의 피해자인 올리비아 역은 영화 <알라딘>에서 자스민 공주역을 맡았던 나오미 스콧이다.

법정 드라마이지만 카메라의 앵글은 매우 독특하다. 주인공들의 극단적인 감정 변화를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심리적 충격을 받는 순간을 물리적인 충격을 받은 모습으로 표현하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주인공은 정말 하늘에서 떨어진다. 왜곡된 기억들은 왜곡된 앵글로 보여주며 신뢰가 무너지고 뒤틀린 관계에서는 카메라도 뒤틀린다. 친구인 검사와 변호사가 재판에서 죽일 듯이 싸우다가 곧바로 술집에서 사이좋게 노는 모습이나 권력의 불균형을 성폭력의 근거로 주장하는 검사가 자신의 스승이었던 교수와 자연스럽게 불륜을 저지르는 모습도 충격적이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래서 더 빨리 몰입된다. 드라마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건만 아니라 뒤에 숨겨진 거대한 추문이 있음을 끊임없이 암시하고 결국은 시청자의 허를 찌른다.

정치인의 성 추문. 어떤 추문에도 친구를 싸고도는 절대 권력. 개인적인 감정으로 사건에 집착하는 검사, 서로 연결된 그들만의 상류사회. 엄청난 재미를 얻을 수 있지만, 정치에 대한 혐오나 무관심도 얻을 수 있는 위험한 드라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니 드라마 시청 후에도 투표는 꼭 합시다.

씨제이이앤엠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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