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퍼스트 무버 안되면 낙오될 수밖에"
각국 대표 만나 특사 외교
우크라는 전기차 지원 요청
UAE는 사우디원전 공조 제안
"기후변화 핵심은 에너지 문제
적극·선도적으로 뛰어들어야"
나 특사단장은 2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실질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주요 에너지 수입원이 러시아였다. 에너지 측면에서 독립하고 전환하기 위해 차도 전기차로 가야 한다고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 특사단장은 다보스 방문 기간 중 율리야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수석부총리와 면담한 자리에서 이 같은 요청을 받았다. 전쟁의 한가운데 있는 우크라이나가 한국에 전기차 지원을 요청한 것은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탈(脫)러시아' 에너지 정책 흐름과 맞물린다.
나 특사단장은 "우크라이나는 전후에 대한 고민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전후 복구와 관련해 이야기하면서 미래형 도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며 "일방적 지원에 그치기보다는 한국도 참여해 재건에 동참하는 기회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된 시점인 만큼 나 특사단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에너지 전환,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면담을 여러 차례 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을 상징하는 '그린 재킷'을 입고 회의장에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나 특사단장은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간 원전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UAE 원자력공사(ENEC) 측과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ENEC 측은 대규모 사업으로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전에 한국과 UAE가 함께 나서자는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 특사단장은 "기후변화 문제에서 가장 핵심은 에너지이며 원전 협력 등이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됐다"면서 "새 정부에서 지향하는 것 중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사업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판에 빨리 들어가서 새로운 기준과 규범을 만드는 데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와 만난 자리에서는 '선도그룹연합(First Mover Coalition·FMC)'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나 특사단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열린 FMC 지도자 모임 세션에 직접 참석했다. 그는 케리 특사와 만난 자리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에 빗대어 한국은 '패스트 무버(fast mover)'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특사단장은 "우리가 퍼스트 무버가 안 되면 낙오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새 정부 정책 기조에도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들어가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선도적으로 하지 않으면 미래 산업에서 기회를 빼앗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에서 자유·평화·번영을 위해 책임 있는 외교를 하는 것이 윤석열정부의 외교정책 기조이기 때문에 기후변화 이슈에 있어서는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보스 = 박용범 특파원 /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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