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정론 vs 민주당 견제론..지방선거 막판 흐름은?

최민지 입력 2022. 5. 27. 17:17 수정 2022. 5. 27.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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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7일 용산구의회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국회의원 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7일부터 이틀 간 진행되는 사전투표가 시작되면서 6·1지방선거의 막이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3주 만에 실시되는 선거인 만큼 여야는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안정론’과 새 정부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견제론’을 내세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선거 초반에만 해도 국민의힘이 내세우는 안정론은 크게 힘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대선이 0.73%포인트 차이의 초박빙으로 끝난 데다가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 문제를 놓고 비판 여론이 상당했던 까닭이다. 내각 진용을 짜는 과정에서 김인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는 등 윤 대통령의 인사를 놓고도 잡음이 컸다. 그런 흐름이 당선인 시절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쳐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수준의 국정운영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흔들리면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종반전에 접어들면서 윤 대통령을 향한 여론은 상당히 반전된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과반 이상으로 올라서며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율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선거를 시작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던 ‘윤석열 마케팅’ 효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분위기다.


수도권 과반 이상 “尹, 잘하고 있다…민주당은 ‘발목 잡기’”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그래픽 이미지. [사진제공=중앙일보·한국갤럽]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24~25일 조사해 지난 2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수도권에서 눈에 띄게 높아졌다. 한 달여 전 조사(4월 29~30일) 때 50% 안팎(서울 48.2%, 경기 50.3%, 인천 47.9%)이던 긍정 답변이 60% 안팎(서울 61.4%, 경기 61.3%, 인천 58.4%)으로 10%포인트 정도 뛰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5월 26일~6월 1일 투표 종료 시간) 직전 조사된 여론조사에서도 대부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처럼 분위기가 달라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조심스럽게 낙관론이 흘러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는 대선 직후 열리는 지방선거에서는 국정안정론이 힘을 받는다는 전통적인 선거 공식이 맞아떨어져 가는 분위기”라면서 “당장 문재인 정권 초기만 해도 80%가 넘는 지지율이 나오면서 지방선거(2018년)를 싹쓸이한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 취임 초기 지지율을 갉아먹는 요인이던 용산 대통령실 이전, 인사 논란 등의 변수가 해소됐을 뿐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5월 20일~22일)을 통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일반 국민에게 청와대를 개방한 효과 등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한다. 여기에 더해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수석급 이상 참모진,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원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 참석 같은 이른바 '통합 행보'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번 선거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거대 야당인 민주당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하다”며 “민주당의 일방적인 검수안박 법안 강행 처리, 이재명의 인천 계양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등이 대선 민의에 반했다는 유권자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못해서 생긴 반작용으로 윤 대통령, 국민의힘,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율 동반 상승세가 나타났을 수 있다”고 했다.


‘尹心’ 등에 업은 김태흠·김은혜, 지지율 동반 상승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충북 제천 중앙시장 유세에서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도 이러한 ‘윤풍(尹風)’을 십분 활용하려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현직 광역단체장이 많은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인물론’으로 맞붙기보다 “힘 있는 여당 후보”임을 강조하는 후보들이 많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출마를 권유했다고 알려진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의 경우도 현직 지사인 양승조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이런 점을 부각하고 있다. 그는 “충남지사를 되찾아야 윤 대통령이 진짜 정권 교체를 한다”는 구호를 전략적으로 쓰고 있다. 경기지사에 도전하고 있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도 마찬가지다. 유세 도중 “김은혜가 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한다”고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사전 투표 첫날인 27일 지원 유세에 나선 국민의힘 지도부도 틈날 때마다 윤 대통령을 언급했다. 이준석 대표는 충북 제천 유세에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충북 발전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드린다”며 “아무리 정부에서 좋은 예산을 짠다고 해도 시장이 우리 당이 아니라면 같이 일할 때 궁합이 안 맞을 수가 있지 않느냐”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강원 원주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현장회의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강원도가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강원도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고, 강원도 출신 여당 원내대표가 있다”며 “강원지사를 비롯한 기초단체장과 지방의회를 여당이 되찾아 오면 강원 발전을 위한 환상적인 원팀이 갖춰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 막판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국민의힘이지만 내부에선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역대 지방선거 여론조사의 적중률이 떨어질뿐 아니라 실제 투표장율에 따라 승부는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표실 관계자는 “어떤 선거든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며 “통상 다른 선거보다 투표율이 낮은 지방선거에서는 지지층을 투표장에 나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은 당 지도부가 모두 사전 투표 독려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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