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스] 낙동강 노을에 사로잡혔다..어제의 번민에서 해방됐다

우성덕 2022. 5. 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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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성지' 경북 상주 경천대
낙동강 1300리 물길중
가장 아름답다는 경천대
전망대 오르면 숨막히는 비경
20만㎡ 규모 국민관광지
인공폭포·황톳길·포토존 등
아이들과 즐기기에 좋아
레저센터·테마파크도 가까워
즐길거리·먹거리 풍성
오토캠핑장 순식간에 마감
예약하려면 서둘러야
[사진 제공 = 상주시 홈페이지]
지난 20일 경북 상주 경천대 국민관광지 주차장에서 야산을 따라 330m를 올라가니 푸른 논을 휘감고 도는 광활한 물길이 눈앞에 펼쳐졌다. 물길이 만들어낸 곡선의 미학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곳은 낙동강 1300리 물길 중 가장 아름답다는 '낙동강 1경'. 바로 경천대(擎天臺)다. 전망대 오른쪽에는 물길 위로 높이 솟구쳐 오른 바위가 소나무숲을 머리에 이고 푸른 하늘과 맞닿아 장관을 연출했다. 경천대는 원래 '하늘이 스스로 만든 아름다운 곳'이라는 뜻의 '자천대'로 불렸다. 하지만 병자호란 이후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청나라의 볼모가 되어 중국 심양(선양)으로 갈 때 동행했던 인물인 우담 채득기가 낙향한 뒤 이곳 풍경에 반해 '무우정(舞雩亭)'이란 정자를 짓고 경천대라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무우정은 경천대 전망대에서 강을 따라 200m가량 내려가면 강 절벽에 위치해 있다. 무우정에 앉아 낙동강 풍경을 바라보면 시원한 강바람이 5월에도 찬 기운을 느끼게 할 정도다.

경천대 국민관광지는 20만7900㎡가 넘는 광활한 낙동강 일대에 조성된 휴양지다. 관광지 입구에는 방문객을 맞이하는 시원한 인공폭포를 비롯해 황톳길, 전망대, 캠핑장 등 낙동강의 비경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가 곳곳에 마련돼 있다. 인공폭포에서 경천대를 거쳐 전망대를 도는 3㎞가량의 산책 코스는 경사가 많이 가파르지 않아 아이가 있는 가족들도 부담 없이 함께 걸을 수 있다. 지난해 경천대 국민관광지를 찾은 방문객은 28만명에 달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특히 경천대 주변은 캠핑족 사이에서 '캠핑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경천대 주차장에서 차량으로 5분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상주보 오토캠핑장'이 바로 대표적인 곳이다. 이 캠핑장은 4만여 ㎡ 용지에 오토캠핑 60면과 일반 캠핑 20면, 방갈로 6동이 있고 세척장과 샤워장을 비롯해 농구장, 족구장 등 체육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개장 첫해인 2017년에는 연간 이용객이 7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에는 3만명 넘는 캠핑족이 다녀갔다. 상주시 관계자는 "매월 초 예약 사이트가 열리면 순식간에 마감된다"며 "항상 예약이 모두 차 있기 때문에 이용하려면 두 달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낙동강 주변 곳곳에는 강변을 따라 차박이나 캠핑을 할 수 있는 여유 주차 공간도 많이 조성돼 있어 풍광이 좋은 곳은 언제나 캠핑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경천대 주변 캠핑장의 최대 장점은 주변에 수상레저센터와 밀리터리테마파크, 낙동강 자전거박물관 등이 있어 다양한 레저 활동을 함께 즐기기에 좋다는 것이다. 상주보 수상레저센터는 계류장 4개에 카누, 카약, 수상자전거 등 무동력 장비와 유람용 모터보트 등 60여 대의 레저 장비를 갖추고 있다. 밀리터리테마파크는 최신 시스템을 도입해 FPS(First-Person-Shooter) 전투게임을 현실에서 실전과 같이 체험할 수 있는 신개념 익스트림 레포츠 시설로 조성됐다. 최소 4명에서 최대 30명까지 수용해 단체 전투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6000㎡ 크기의 게임장은 시가지 형태로 꾸며 최신형 서바이벌 장비를 착용하고 모의 시가전 체험을 할 수 있다.

경천대 인근에 있는 낙동강 자전거박물관과 자전거 이야기촌도 가족과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자전거 도시로 유명한 상주는 자전거의 교통분담률이 20%로 전국 평균(3%)을 크게 웃돈다. 분지 형태의 평평한 지형적 특성 덕분에 일제시대부터 자전거가 널리 보급됐고 시민들의 자전거 사랑도 남다르다. 상주 자전거촌에 위치한 자전거박물관에선 다양한 모양의 자전거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자전거촌에서는 온갖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 여행도 할 수 있다.

자전거 대신 낙동강의 정취를 느끼면서 걷고 싶다면 '낙동강 탐방길'을 둘러보면 된다. 낙동강 탐방길은 도남서원~범월교~경천섬~낙강교~경천섬 수상탐방로~상주보~도남서원을 잇는 4.5㎞ 구간이다. 경천섬 수상탐방로는 낙강교 입구에서 낙동강 동쪽을 따라 만든 물 위를 걷는 출렁다리(길이 975m)다. 경천섬 수상탐방로는 배를 타지 않고는 접근이 불가능했던 청룡사 아래 절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청룡사는 경천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는 절이다.

낙동강에서 편안한 휴식과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회상나루 관광지'를 찾으면 된다. 회상나루 관광지는 과거 주막과 객주촌 등 옛 나루터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해놨다. 객주촌에는 전통한옥을 재현한 한옥펜션도 있다. 옛 선비들이 학문을 배웠던 도남서원에서는 낙동강과 소나무숲이 빚어내는 비경이 바로 보여 일품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담수생물 전문 연구기관인 낙동강 생물자원관도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면 좋다.

낙동강의 유일한 섬인 '경천섬' 맞은편에 위치한 이곳은 곰팡이 등 미생물부터 곤충, 조류, 대형 포유류까지 다양한 생물이 전시돼 있어 아이들을 위한 생태 체험 학습에 도움이 된다. 연구 온실과 사육실, 전시 교육시설 등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전시 온실에선 한반도 남부 상록수림을 구성하는 식물 136종, 1800여 점을 구경할 수 있다.

낙동강 생물자원관에서 차량으로 5분 정도 거리에는 국제 규격을 갖춘 국내 유일의 승마장인 상주 국제승마장이 있다. 수려한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승마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이곳의 강점이다. 이곳은 2010년 제9회 세계대학생 승마선수권대회를 유치하면서 건립한 17만7000여 ㎡ 용지의 승마장을 공원처럼 꾸며놨다. 정기 휴관일(월요일)을 제외하고 연중 승마 체험과 말 먹이 주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상주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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