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생태학자 최재천이 말하는 삶을 위한 공부
수학 중에서 약했던 대수(代數)는 미국 유학 시절까지 그와 악연을 이어갔다. 그가 미국 대학원 입학능력시험인 GRE의 수학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소문이 교내에 퍼졌고, 교수들은 그에게 수학적 재능이 있다고 판단해 생태학 석사와 수학 석사를 같이 공부하라고 지시했다. 열 살도 넘게 어린 학생들과 수학 수업을 들으면서 그는 자신이 수학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까지 배운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수학이 전체 흐름을 알고 필요한 요소들을 분석하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구조를 배우는 학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에게 더 이상 수학은 암기 과목이 아니게 됐다.
'최재천의 공부'는 최 교수와 안희경 저널리스트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나눈 7차례 넘게 진행된 대담을 토대로 만들어진 책이다. 최 교수가 살아오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공부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그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상을 엿볼 수 있다. 최 교수는 이 책을 10년 전부터 쓰고 싶었다고 책에서 수차례 이야기한다. 교육에 관한 생각이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알지만, 교육이 우리 인간 사회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라는 그의 생각은 지금과 같은 교육 방식이 유지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게 했다. 이 책에서 최 교수는 공부가 왜 중요하고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한국 교육의 미래상을 그려보며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그 밑바탕에는 하버드대 재학 시절부터 서울대와 이화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겪은 경험들이 있다.
최 교수는 교육이 모든 이에게 삶을 즐길 권리를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오죽했으면 그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촛불집회를 열고 싶다고 말할까. 그곳에서 그는 "입시학원에 보내지 말자"나 "정상적인 가족생활을 누리자"와 같은 구호를 외칠 것이란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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