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펄펄 끓는 지구..'C테크' 경쟁도 끓는다

오대석 2022. 5. 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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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테크 레이스 / 매일경제 국민보고대회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 1만7000원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1978년 작품 '미래소년 코난'에는 '인더스트리아'라는 도시가 등장한다. 2008년 초자력 무기로 대륙이 쪼개져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미래가 배경이다. 이 도시를 유지하는 만능 자원은 다름 아닌 플라스틱이다. 사람들은 폐플라스틱을 땅속에서 캐내 석유로 만든다. 심지어 플라스틱으로 옷이나 빵까지 만들어낸다. 태양에너지도 사용한다. 인공위성이 우주에서 패널로 태양광을 모은 뒤 인더스트리아에 있는 '삼각탑'에 빔을 쏜다. 빔을 받은 삼각탑은 핵융합을 일으켜 1년 동안 쓸 에너지를 단숨에 생산한다.

애니메이션이 나온 지 44년이 흐른 2022년, 아직도 인더스트리아가 '미래'나 '공상'이라고 느껴지는가. 인류는 이미 폐플라스틱을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에서 석유화학 제품과 각종 원료를 뽑아낸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옷, 신발, 스마트폰 케이스까지 만든다. 태양광은 말할 것도 없다. 지상과 해상을 넘어 우주에서 인공위성으로 태양광발전을 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밤이나 날씨의 한계를 넘어 24시간 고효율로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초자력 무기만큼이나 무서운 '지구 온난화'는 전 세계인의 행동 양식을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다. 세계 각국은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문명에서 벗어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에너지 생산부터 산업, 건물, 교통, 농업, 재활용까지 다방면에서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자발적 동참에만 의존하지 않고 무거운 의무를 지우며 전 지구적 위기에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으면 상품에 '탄소국경세'까지 매길 계획이다.

새로운 규제는 새로운 시장을 낳는다. 책 'C테크 레이스(C-TECH RACE):기후변화 대응 기술의 미래'는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탄소 배출 규제와 이에 따른 산업의 지각변동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동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인공지능 이후 새로운 먹거리로 기후기술 'C테크'를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치솟는 탄소배출권 가격, 탈탄소에 따른 물가 상승, 탄소의 무역 장벽화 등 '카본 쇼크'가 거대한 경제 위기이자 기회가 된다고 진단한다. 현재 에너지와 모빌리티같이 탄소 배출을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부터, 해상 도시 '플로팅 아일랜드'처럼 변화된 기후에 적응하는 기술까지 기술 트렌드를 조명한다.

한국이 C테크 강국으로 거듭나 'C테크 경주'의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한 전략까지 제시한다. 김효은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토마스 안커 크리스텐센 덴마크 기후대사, 레오 존슨 PwC의 혁신부문 리더, 더그 레이 카본엔지니어링 부사장, 티보 심팔 우버 글로벌 지속가능성 책임자 등 정부, 금융권, 산업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혁신 오피니언 리더들의 인터뷰를 담아냈다.

이 책은 매일경제 정책·과학·기술·금융 분야 기자 4명이 공동 집필했다. 저자들은 지난 3월 열린 매일경제 '제31차 비전코리아 국민보고대회: C테크 레이스'를 위해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드컴퍼니 등과 3개월 이상 연구한 성과를 책에 반영했다. 주요 내용은 지난 3월 열린 국민보고대회에서 다뤄져 정부 관계자부터 산업계 리더들까지 많은 국내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행사에 참석한 당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C테크를 주요 국정과제로 다뤄 '과학기술중심국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며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반영할 것을 시사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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