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다음 세대에 인도양을 선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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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5월23일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전격 결정했다.
이승만은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뿐만 아니라 태평양이란 바다를 선물해 줌으로써 대한민국 번영의 기반을 다질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우리의 사유공간에 '태평양'이란 바다가 친근하게 자리 잡은 것은 언제부터일까? 이 점은 대서양이나 인도양이 낯설게 느껴지는 점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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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윤석열 대통령은 5월23일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전격 결정했다. 필자는 이 결정을 듣는 순간 이승만 대통령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 떠올랐다. 이승만은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뿐만 아니라 태평양이란 바다를 선물해 줌으로써 대한민국 번영의 기반을 다질 수 있게 해주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의 사유공간에 '태평양'이란 바다가 친근하게 자리 잡은 것은 언제부터일까? 이 점은 대서양이나 인도양이 낯설게 느껴지는 점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히틀러가 주로 사용해 꺼림칙하기는 하지만 '생활공간(Lebensraum)'이란 개념은 태평양이나 인도양 문제를 생각할 때 나름대로 유의미한 개념이다. 과거처럼 식민지 확장이라는 불순한 의도를 제외하고 사용한다면 말이다.
태평양은 지난 70여 년간 우리의 '생활공간'이었다. 그곳을 통해 교역을 하고 원양어업을 하고 미국과 활발한 교류를 했다. 이승만의 독립운동 거점이 하필이면 태평양 한복판 하와이였다. 그가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을 하면서 선전활동을 위해 펴낸 잡지 이름도 '태평양 주보' '태평양 잡지'였다. 그리고 1948년 8월15일 초대 대통령이 되고 1년도 채 되지 않은 1949년 3월18일 미국을 비롯한 12개국이 참여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라는 지역 집단안보체제가 결성되자 이승만은 즉각 중국의 장개석 총통 및 필리핀의 키리노 대통령과 더불어 '태평양 동맹'을 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승만의 이런 구상은 미국의 소극적인 태도로 성사되지 못했고 오히려 주한미군 철수로 북한이 남침하면서 태평양 동맹 구상은 휴지 조각이 되고 말았다.
이번 IPEF 참가 결정은 따라서 우리에게 대담한 상상력을 요구한다. 그 상상력이 다음 세대를 위한 비전으로 이어지려면 IPEF에 담긴 의미를 잘 추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그것이 반중(反中)연대의 성격을 갖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우리 정부나 언론이 앞장서 그것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 다행히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안미경세(安美經世)라는 적절한 개념을 제시했다. 그동안 우리는 좌파정권의 영향 때문인지 안미경중(安美經中)을 하나의 숙명처럼 여겨왔다. 안미경세는 중국의 외교적 압박을 슬쩍 비켜가며 국익을 관철해 내는 데 매우 적절한 개념으로 보인다. 여기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수동적 차원의 IPEF 참여를 넘어 참여국들과 실질적인 전방위 교류협력 수준을 크게 끌어올리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은 인도양에 이르는 바닷길에 있는 동남아시아 각국 및 끝 지점에 있는 인도 등과 친분의 강도를 높이는 일이다. 이런 일은 체계적 접근이 뒷받침되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위기에 빠진 대학 개혁을 이와 연관 지어 윈-윈 전략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국 주요 대학들에 지역학 거점대학을 지정해 지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서울은 미국, 경기는 유럽, 인천은 중국 북부, 충남은 중국 남부, 전북은 동남아시아, 전남은 인도, 경상도는 일본, 강원도는 일본 북부 및 러시아 연구로 특화시켜 가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지역에 관련 연구소와 기업들을 유치하면 지역 전문성도 제고되고 현장에 맞는 인재 양성도 이뤄낼 수 있다.
이런 뒷받침이 이어진다면 먼 훗날 윤 대통령의 업적을 열거하면서 "인도양을 우리에게 선물한 지도자"라는 평가 또한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그저 세상 물정 모르는 먹물의 몽상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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